여행 탐구생활/경기도

별다방에서 맛보는 추억의 도시락

꼬양 2012. 3. 5. 06:30

[포천맛집]

매일 출근하면서 들르는 별다방.

별다방을 가는 이유는 딱 하나. 삶의 활력소가 되는 딱 하나는 커피!

회사 근처 별다방은 커피를 사기 위해 가지만, 이번은 모처럼 추억 속 별다방을 찾았다.

 

고모리 카페촌에 위치한 별다방 여고졸업반.

다음지도, 네이버, 구글지도에 검색을 해도 나오지 않는 이 별다방.

 

차가 없이 다니는 뚜벅이 여행족인 나는 여행도 참 힘들다.

자, 오늘도 걸어볼까나.

살이 빠지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누나~

 

▲  순박한 별다방 입구

 

고모리 카페촌, 드라이브를 많이 가는 곳이기도 하다.

주말이면 이 고모리 카페촌은 드라이브를 즐기는 인파들로 북적북적이는데...

 

중요한 건 이 곳을 가는 버스는 아주아주, 한정돼 있다는 거다.

버스 배차간격이 360분, 110분?

한번 놓치면 완전 끝장나는 이 카페촌.

일단 광릉수목원을 가는 21번 버스를 축석검문소에서 타고 근처까지 간다.

직동리, 직동삼거리 앞에서 내린후 고모리 카페촌으로 걷기 시작한다.

 

 

 

카페촌 가는 길은 좀 좁다.

처음엔 이리 왕복 2차선인데, 가다보면 그냥 1차선이다.

대낮에 걸어가다가 아주 속도감있고 조심성없이 운전하는 어떤 양반덕분에 치일뻔도 -_-

길에 바짝 붙어서 걸어가도 이정도니 원. 한숨이 좀 나오고.

 

 

카페촌 가는 길에 위치한 정류장.

아무것도 안 적혀있는 정류장.

매직으로 글이라도 쓰고 싶어지는 이 순간. 

 

 

카페촌으로 걸어가는 도중에 맛집들은 많이 보게 된다.

그래도 커피를 마시러 가는 거라면 저수지근처 카페들을 주의깊게 살펴보길.

"비득재"라는 언덕을 헉헉 거리며 오른 뒤 만나는 별다방.

왜 이리 친근하게 느껴지는지.

 

 

 

 

 

언덕을 넘고, 많이 걸어서 그런지...

배가 고팠다.

그래서 시킨 것은 추억의 도시락과 커피!

도시락과 커피를 9천원에?

 

일단 주문을 하고 별다방의 인테리어를 살펴보기 시작~

 

 

 

나무 테이블과 의자.

옛날 교실의 책상과 의자를 연상케하는데, 분홍빛을 곱게 입혔고 푹신한 방석도 깔아놨다.

따뜻한 분위기가 물씬~

 

 

그리고 카페 중간에는 방명록 역할을 하는 나무가 있다.

이곳을 다녀간 사람들의 메모가 고스란히 품고 있는 나무.

나도 글쓰고 가야지ㅎㅎㅎ

 

 

 

 

한 켠에는 칠판도 있고, 메모판도 있어서 낙서를 남겨놓을 수 있다.

그리고 이곳의 주인장 되시는 분은 옆 가게도 운영을 하신다.

때문에 이곳을 네비로 찍고 찾아가거나 나처럼 걸어서 또는 버스로 가실분들은

"삼마야" 이 가게를 찍고 가시길.

안 그럼 정말 고생함;;

 

 

 

의자마다 이렇게 무릎담요가 높여있다.

 

 

 

 

 

 

 

작은 카페를 둘러보는데 이건 또 누구?

민해경...? 맞나? 암튼 그 분인 거 같은데...

엘피판들이 모여있는 이 추억의 카페.

어머니들이 참으로 좋아하실 법한 느낌이다.

 

 

 

 

 

 

 

 

한 10분정도 기다리고 있으니, 사장님께서 도시락을 만들고 오셨다.

 

 

 

소세지와 김치볶음, 멸치, 계란으로 가득찬 양은 도시락.

그리고 그 밑에는 흑미밥이~

 

 

반찬으로는 단무지가.

 

 

 

계란과 버섯이 듬뿍 들어간 담백한 국까지 챙겨주시고~

 

 

 

그리고 우리가 시키지도 않았던 녹차도 주셨다.

우와!!!!

두 명이서 도시락 세트 하나만 시켰는데... ㅜㅜ

감동의 물결이~~~

 

"여행운이 은근 좋단말이지"라는 말을 하며 자체 위로 중~

순간 차에 치일 뻔한 사실을 잊음 ㅋㅋㅋ (그것도 운이 좋은 거라 생각 하고)

 

 

 

밥 한 숟갈에 볶음김치와 소시지를 살포시 얹어본다.

참 퍽퍽한 분홍색 소시지가 아니라, 그보다 더 씹는 맛 좋은 분홍색 햄이었다는 사실!

 

 

 

든든하고 훈훈한 도시락~

방금 만들어주셔서 따끈따끈했고, 멸치도, 동글동글 햄도 참 맛있었다.

분홍색 소시지가 아니라 햄이라 더욱 좋았다랄까.

퍽퍽한 소시지는 싫어하는 편이라 ㅠㅠ

 

둘이 하나만 시켜서 먹어서 죄송했지만, 밥과 반찬을 많이 넣어주신 덕분에 참 든든하게 먹을 수 있었다.

 

왠지 추억을 반찬삼아 먹는다랄까?

솔직히 엄마는 양은도시락을 싸주시진 않았다.

엄마는 늘 도시락통은 예쁜 걸로만 해주셨는데, 엄마의 생각과는 달리

난 가끔 티비나 책에서 나오는 양은도시락이 난 더 땡겼다.

양은도시락은 엄마, 아빠에게 오히려 더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것일지도 모른다.

(난 초등학교 3학년부터 급식을 했고, 중학교도 급식,

고등학교도 급식을 해서 엄마는 소풍때 아니면 도시락을 안 싸주셨다는 -_-;)

 

어찌되었든, 엄마, 아빠의 학창시절이 떠오르는 이윤

아마 도시락싸고 다녔던 그 시절 그 이야기를 너무 많이 들었기 때문일거다.

 

 

도시락을 거의 다 먹었을때쯤...

사장님께서는 커피 한잔과 두부과자를 내오셨다.

 

조용한 카페에는 달랑 손님이 둘. 아니 사장님까지 셋... ^^;

별다방 전세냈다고 보면 되는 상황;;; 

 

 

은은한 원두커피 한잔과 담백하고 고소한 두부과자까지.

입가심도 제대로 했다.

 

 

 

카페안이 훈훈한 이유 또 하나.

여기 연탄난로~

 

 

프랜차이즈 별다방과는 다른 또 하나의 별다방.

추억을 먹고사는 이 별다방.

고모리 카페촌을 찾아가는 이들에게 여유를 주는 곳이기도 하며,

푸짐한 인심을 느끼게 하는 곳이기도 하다.

 

가끔은 이러한 소박한 별다방에서 추억의 도시락을 먹으며 추억을 떠올려보는 것도 좋다.

사람은 추억을 먹고 산다고 믿기에. ^^

 

 

 

 

 

추천 한 방 꼭! 부탁드립니다.

야근에 쩔어사는 꼬양에게 아주 큰 힘이 된답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