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과 함께한 요나고 여행 프롤로그.
폭설도 이런 폭설이 없었다...
돗토리현 여행. 일본여행
2018년도는 폭설과 함께 시작했다.
1월, 제주도에 갔을때도 폭설이 내려
제주도에서 살면서도 구경하지 못한 어마무시한 눈을 만났는데
2월에 일본 돗토리현을 찾았을때도 폭설은 어김없이 그곳에 있었다.
(6월 도야마 티켓도 예약했는데
2월 폭설 덕분에 무로도 설벽은 더 높아졌을 것 같아 왠지 6월 여행이 기대된다.)
발목까지였다면 아주 양호했을텐데
무릎, 허벅지깊이만큼 쌓인 눈과 씨름했던,
눈이 낯설고 무서운 나에게는 최대 난관이었던
돗토리현 3박 4일 여행의 프롤로그 시작!
사카이미나토 일대는 눈때문에 정지상태였다.
성인 허벅지만큼 쌓인 눈때문에
문닫은 가게는 약 90%에 달했고,
뭘 사먹으려해도 문 연 가게가 없어서 대략난감했던 상황이었다.
2017년 10월 찾았던 요나고,
2018년 2월에 다시 찾을 줄이야~
그때는 가을이었고 이번은 겨울이었다.
계절마다 변하는 돗토리현도 궁금했고
한가한 도시의 풍경이 좋았고
다시 또 가고싶었기에 또다시 떠났다.
하지만 출발부터 심상치 않았다.
날씨를 살펴보는데 요나고는 며칠내내 눈보라였고
온도도 꽤 낮았다.
하지만 한국에 비하면 아주 따듯한 날씨였다.
한국이 영하 20도를 육박하는 시베리아 추위가 휩쓸었고,
제주도마저 영하였는데
그나마 돗토리현은 낮기온이 영상 2도였으니 ^^
1. 눈덮힌 기타로 요나고 공항
연결편 지연으로 늦게 도착한 요나고 기타로 공항...
도착은 했는데 브릿지연결까지는 시간이 걸렸다.
이렇게 눈이 내렸는데도 공항이 정상운항이라는 게 신기했다.
제주공항은 마비상태인데 말이지...
그나저나 제설차가 열심히 눈을 치워도 치워도 쌓여서...
그걸 기다리느라 시간이 좀 걸렸다^^;;;
그래도 무사히 도착했음에 나는 안도했다.
일본은 그나마 낫겠거니해서 왔지만
돗토리현 역시 눈의 기습으로 인해 설국이었다.
엄마와 묵었던 도요코인 요나고 에키마에 호텔을 숙소로 정했기에
요나고 시로 들어가야했다.
기차를 기다리는데도 눈보라는 여전히 몰아쳤다.
이때까지만해도 이 눈보라가 여행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이란
생각은 안했었는데...
눈 덕분에 기차안에서 고립도 되고 아주 아찔한 경험을 했다 ^^
2. 요나고 시내 역시 눈으로 인해 정지상태
체크인을 하고 나니 배가 고파서 점심겸 저녁을 해결하러
요나고 상점가를 돌아다녔지만...
모두 문을 다녔다.
돗토리현 관광안내 책자에 나온 가게 전부다!!!
모두모두 문을 닫았다.
심지어 이날은 휴일도 아닌 평일, 화요일이었다 ^^
결국 이온몰을 찾아 점심겸 저녁을 해결하고 돌아오곤
눈쌓인 거리를 걷느라 애쓴 덕분인지 일찍 잠들었다.
3. 눈때문에 특급열차가 일반열차가 되고, 고립까지...
요나고는 교통이 그렇게 편하지 않다.
기차가 주된 교통수단이 되는데,
눈때문에 기차 교행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JR 산인본선의 경우 이틀간 운행지 중지되었다.
우리나라로 따지만 무궁화, 새마을 정도 되는 열차인데
사실 산인본선을 타고 가야할 곳들이 몇 군데 있었는데
마음 졸이며 언제 정상운항되나 걱정했었다.
특급열차인 슈퍼마츠카제를 타면
구라요시역에서 요나고까지 30분이 걸리는데
폭설로 인해 무려 2시간이나 걸려 요나고로 돌아왔다.
기차는 요나고 전전역에서 멈춰서서는 1시간동안 안내방송만 했다.
하지만 안내방송은 일본어로만 했기에
일어 초짜인 나는 멘붕이 왔다...
분명 눈때문에 못가는 거라 말하는 것 같은데 자세히 알 수가 없으니 답답할 수 밖에;;ㅎㅎ
영어방송이란 없음!
하지만 일본인들이 너무 침착했기에 그냥 앉아서 기다렸다.
일본인 중에서도 성질 급한 몇 명은 내렸는데,
내리고 나서 몇 분 있지 않아 기차는 출발했다.
내린 사람은 얼마나 억울했을까;;ㅎㅎ
4. 사구가 설구가 된 날~
돗토리사구는 역대급으로 멋졌다.
모래언덕이 눈언덕으로 변하니 말이 안나올 정돌 아름다웠다.
바다 옆에 이렇게 눈이 수북하게 쌓인 모래 언덕이 있다니...
말도 안되게 아름다운 풍경을 선사한 돗토리사구.
물론 저 사구까지 오르기 위해서는
등산을 해야했다.
처음에는 무릎까지 오는 눈이었지만
그 깊이는 나중에 허벅지, 허리까지 왔다.
등산화를 신어서 발은 젖지 않았지만
청바지를 입고 있어 바지는 젖고 추웠지만 괜찮았다.
그 감동이 너무나도 컸기에~
사구 언덕에 올라 바라본 바다도 아름다웠다.
눈 덕분에 이런 멋진 풍경을 만날 수 있어서
폭설이 고맙기도 했다 ^^
5. 한적한 구라요시
폭설때문에 모두가 고생했고 힘들었다.
골목골목마다 눈이 대부분 치워져있어서
다니기에는 괜찮았다.
눈이 녹다가 다시 얼어서 빙판인 길도 있었지만
구경하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물론 문닫은 가게가 많았다는 게 함정이다 ^^
요네자와 붕어빵가게는 문을 열어서 붕어빵은 먹을 수 있었다.
눈물젖은 붕어빵을 먹음 ㅠㅠㅠㅠㅠ
사람들로 바글바글했던 구라요시 시라카베도조는
아주 한적하고 한산한 작은 마을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6. 눈보라를 해치며 달려간 코난마을
폭설이 그쳐서 산인본선은 정상화되었고
산인본선을 타고 코난박물관이 있는 유라역을 향했다.
하지만 국지적으로 눈을 뿌려대고 있어서
40시간이면 가는 거리를 1시간 30분이 걸려 도착했다.
그나마 도착한 것에 안도했다 ^^
다행스럽게도 유라역에 도착해서는 눈이 그쳤다 ^^
그래서 열심히 눈길을 걸어서 아오야마 고쇼 후루사토관으로 향했다.
하얗게 쌓인 눈과 코난 조형물의 어울림도 상당히 괜찮았다.
3개월만에 만난 남도일도 아주 반가웠고 ^^
7. 62cm 폭설로 도시마비였던 사카이미나토
요나고에서 사카이 미나토로 향하는 기차를 탔다.
간이역 몇 군데를 지나는데 쌓인 눈이 어마어마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요나고 지역뉴스를 시청하는데...
엄청난 폭설이 왔음을 알게 되었다 ^^;;;
호쿠리쿠 지방에 150cm 폭설이 내렸고
바다 옆 동네인 사카이미나토는 62cm...
일본 전역이 폭설로 몸살을 앓고 있었다.
이런 때 내가 온 것도 참 신기했다.
난 내 생일날 취재차 일본에 왔는데 폭설이라니 ^^
이런 경험은 아마 평생하지 못할테니 즐기기로 했다.
하지만 즐기기에는 폭설은 심각했다 ^^;;
거리 곳곳에 단단한 설벽이 만들어졌다.
발로 아무리 차도 너무나도 단단해서 무너지지가 않는다...
신기한 것은 이런 폭설속에서도 족욕탕은 운영되고 있었다 ^^;;;
눈길을 다니느라 피곤했을 발을 위해
따끈한 족욕을 즐기고~
사실 사카이 돗토리현 여행에 있에서
이 지역 특산물인 마쓰바 대게도 먹어보고
라멘, 카레 등등의 먹방을 해보려했으나 먹방은 실패했다.
가게가 다 문을 닫아서 먹을 곳이 없었다.
관광청 책자에서 나온 곳들이 폭설로 대부분 문을 닫았다 ^^
다행히 코코가든과 요네자와 붕어빵 가게는 문을 열어서
그곳에서는 먹을 수 있었다만 ㅠㅠㅠㅠㅠ
문 연 가게 찾는 것보다 문 닫은 가게를 찾는 게 더 쉬웠고,
언제일지 모르는 다음을 기약해야만 했다...
오늘은 폭설 사진들로 요나고 여행을 간단히 정리해보았고,
여행기는 다시 또 올리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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