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탐구생활/제주

100년 된 일본식 건물이 카페로 태어나다, 요즘 뜨는 카페, 순아커피

꼬양 2017. 10. 6. 00:03



100년 된 일본식 건물이 카페로 태어나다,

요즘 뜨는 제주의 카페, 순아커피



관덕정 부근, 구제주라 불리는 곳,

지하상가와 관덕정이 보이는 그곳에

작은 구멍가게가 있었다.


고등학생때부터 봐 왔던 그 구멍가게는 

특이하게도 일본식 2층건물의 1층에 있었고,

최근까지도 영업을 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그 자리에 카페가 들어섰고,

이제는 제주도에서 핫플레이스로 자리잡고 있었다. 


작은 구멍가게에서 카페로의 변신.

뭔가 사연이 있을 것도 같았다.


이곳에 숨어든 이야기가 뭘까, 

물론 카페니까 커피맛은 어떨까 궁금하기도 해서 친구와 함께 그곳으로 향했다.


고등학교, 대학교 시절 이곳을 지나다녔던

그 기억을 떠올리며... 





순아커피 입구.


친한 친구의 집이 이 근처라서

친구와 함께 이곳을 찾았다.


물론 친구는 나보다 더 먼저 순아커피를 다녀왔었고 ^^ 

육지에서 내려온 나를 데리고 이곳에 간 것이었다.


작은 슈퍼였던 이곳이 카페로 바뀐 것이 신기하다며~ 





카페 오픈하자마자 바로 간 것 같은데...

손님이 있었다 ^^ 


커피 종류는 대부분 다 있고~

간단히 요기를 할 수 있는 토스트도 있다.

메뉴판을 찍는 것은 깜빡했다 ㅠㅠㅠㅠㅠ


커피 가격은 4~5천원선~




카페는 2층으로 되어있다.

여기는 1층 카운터 바로 앞에 마련된 자리~


음료 포장을 하는 손님들이 주로 이곳에 앉는 것 같았다.





카페 내부는 예전에 작은 슈퍼였을때의 구조를 그대로 살렸다. 

가만보면 나이 지긋한 건물임을 곳곳에서 살펴볼 수 있다.


현대적인 손길이 더해진 옛스러움이랄까. 



원래 이 건물의 주인은 할머니였다.

일제 시대에 내도마을 바닷가 근처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보냈고

광복 후 이호로 이집을 갔지만...

4.3과 한국전쟁을 겪은 후 일본으로 건너가게되었다는 할머니.


이 악물로 절약으로 살아왔기에 자식들은 성공하고 

경제적으로는 풍요로웠지만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커서 이 건물을 구입하셨다고 한다.


그리고 고향인 제주에 올 때마다 좋은 호텔, 맛있는 음식을 마다하고

낡고 비좁은 늘 이곳에서 지내시는 걸 좋아하셨다는 할머니.


 할머니는 돌아가셨고 이 건물은 덩그라니 남게 되었는데

철거를 할까 생각했지만 

어느 건축가의 조언으로 이 건물을 남기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이 커피집의 이름 '순아'는 할머니의 성함이기도 하고... 


할머니의 제주를 향한 그리움과 사랑이 이 건물에 묻어나는 것 같았다.

숙연해지기도 하고... 마음이 찡하기도 했다.


그 시절 나의 큰아버지 역시 4.3과 한국전쟁 모두 겪었고 

동생들을 먹여살리기 위해 마찬가지로 일본행을 택하셨기에 

그 마음이 이해가 갔다.





1층 안쪽,

이곳은 주방이었나보다.

하얀 타일이 그대로~


작은 카페에 참으로 다양한 매력이 있다.

곳곳마다 분위기가 다르다는~




2층으로 올라가는 좁은 계단.

아무래도 일본식 목조건물이다보니 

아기자기하고 미니멀한 게 일본스러움을 그대로 담았다. 


계단 폭은 좁고 높이는 꽤 되어서 

아이들은 위험하겠다라는 생각도 든다. 


슬리퍼를 신고 조심스레 2층으로 올라가본다. 




삐걱삐걱...

나무바닥을 조심스레 걸어본다.


나무바닥이 인사를 한다 ^^ 


일본에 온 듯한 그런 느낌?


친구는 그런 말을 한다.


'내가 좀 더 무거웠으면 바닥이 내려앉을까?'

'설마...'





2층은 1층 공간보다 훨씬 더 여유로워 보인다.

통유리창과 테이블이 마련되어 있다. 




낡고 오래된, 

나이를 먹은 나무 문틀은 유리로 막아놓았다.

마치 액자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창문으로 바라보면~

지하상가와 관덕정이 바로 보인다.




물론... 요렇게 통유리창으로 바로 보이는게 

이 건물이긴하지만...

그 뒷편의 관덕정을 보자 ㅋㅋㅋ 




그리고 조심스레 다다미방으로 이동~



다다미방에는 나름대로 작은 테라스가 있다.





이렇게 탁자가 놓여있고~

편하게 다리 뻗어서 커피를 마시며 쉴 수 있다는 것.


커피와 빵은 1층에서 미리 주문을 했고, 

사장님께서 직접 가져주신다했다.


2층 계단이 너무나도 위험해서 직접 서빙을 해주신다고 하니

나와 친구는 기둘기둘~ 





다다미방에서 바라본 테이블~

2층에는 이렇게 테이블 3개와 다다미방으로 구성되어 있다.


조용하게 대화를 할 것이라면 2층이 더 나을 수 있다.

물론 가파르고 삐걱거리는 나이든 나무 계단을 올라와야하지만.. ^^; 




친구와 수다를 떨다보니 

주문한 토스트와 커피가 나왔다.


아침 일찍(그래봤자 10시 반) 친구를 만나다보니 

둘 다 공복이었다.


나는 집에서 여기까지 오는데 약 30분이 걸렸다만

친구는 집하고 순아커피까지 걸어서 5분인데 왜 공복인지 이유는 모른다 -_-; 

물론 커피가 먹고싶었겠지 ㅎㅎㅎ 



나는 아이스 바닐라라떼, 친구는 아이스아메리카노~ 





시원한 바닐라라떼 한 잔 마시면서 도란도란 친구와 수다떨기~


커피 맛이야 상상하는 그런 커피 맛이기에 

설명은 더이상 하지 않겠고 ^^ 







사실 제주도에서 일본식 건물을 보는 것은 흔치 않다. 


제주시의 구도심 안에서 이런 곳을 만날 수 있어서 반가웠고,

작은 구멍가게가 카페로 돌아오니 또 반가웠다. 


오래된 건물을 오래오래 볼 수 있었으면 좋겠고~

주말엔 사람이 많으니 평일에 찾아가는 걸 추천!


다만 2층은 방음이 되지 않으니 조용하게 대화를 해야한다 ^^

1층에서 다 들림ㅎㅎㅎ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