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가게 말고 쌀다방~
골목길 정감가는 정취가득한 카페, 쌀다방.
제주여행
친구네 집이 관덕정 근처라서 이곳은 정말 자주 누볐다.
그 친구에게서 골목마다 카페가 하나둘씩 생겨나고
동네의 모습이 조금 달라진다는 말을 들었다.
학창시절의 추억을 찾아 구도심을 걷다 다다른 곳은 쌀다방.
'학창시절' 이 단어를 쓰니 너무나도 나이든 이 느낌은 뭘까?
30대인 내가 아직은 쓸 단어가 아닌가 보다 ㅎㅎ
여튼~
'쌀다방', 이름도 참으로 구수한 이곳.
이름에서 고소한 쌀볶은 내음이 난다.
물론 이곳이 더 유명해지게 된 이유는
아이유가 왔다갔다는 것... ^^;
요거다 ㅎㅎ
나도 앉아서 아이유처럼 양손에 브이하고 사진을 찍고 싶었지만,
그러진 못했고~
엄마만 살포시 찍어드린 후 카페로 들어갔다.
목적은 커피와 수다였기 때문에 ^^
카페의 인테리어는 평범하다.
무질서속의 질서랄까?
같은 의자도 없고, 각기 다른 모양을 한 의자 위에 방석이 놓여있다.
마음에 드는 자리에 앉으면 그만이고 ^^
메뉴를 살펴보자면~
쌀다방라떼가 바로 들어온다.
내가 마실 음료는 쌀다방라떼~
친구는 아메리카노, 엄마는 바닐라라떼 ^^
아이스는 500원 추가~
카페 어디를 가든 외부음식 반입은 금지라는 것은 매너.
동문시장에서 사온 보리빵이 가방 안에 있었지만 꺼내지 않았다.
보리빵은 집에 가서 먹는 걸로 ^^
나이가 들다보니(?)
어렸을적에 먹던 빵을 더 잘 찾게 되더라.
엄마가 만들어줬던 보리빵, 쑥빵 그런 거...
하지만 이제 만들어달라 하면 엄마는 그냥 사먹으라 하신다. ^^;;;;
하긴, 다 큰 딸이 이거만들어달라 저거 만들어달라하면
엄마는 참으로 귀찮을거야 ㅠㅠ
내가 만들어드려야겠지만...
난 감히 도전도 못하겠다 -_-;
쌀다방 내부는 조용하고 아담하다.
잠시 이곳에 들려서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기는 여행객도 있었고
친구와 담소를 나누기도 하고~
혼자 왔다면
책장에 꽂힌 책 한권 빼내서 읽어도 좋은 이곳이다.
혼자만의 시간이 결코 지루하지 않은 이곳~
주문한 음료가 나왔고...
왼쪽부터 바닐라라떼, 아메리카노, 쌀다방라떼~
커피 내음과 미숫가루의 고소한 향이 섞인다.
쌀다방 라떼는 이렇게 보리가 그려진 컵에 담아준다. ^^
위에는 아몬드가 숑숑 올려져있고~
커피와 미숫가루의 조화랄까?
커피를 이렇게 고소하고 쌉싸름하게 마신 것은 처음이었다.
이런 조화도 나쁘지 않아.
집에서 한번 만들어먹어볼만한 그런 느낌!
커피보다도 난 컵이 더 마음에 든다.
나의 향수를 자극하는 저 컵~
저런 컵...
어렸을 적에 집에 있었는데...
좀 더 낮은 컵이었지.
물컵으로 많이 썼었던... ^^
보리차를 마실 때 썼던 컵으로 기억한다 ㅎㅎ
아담한 카페지만
이곳저곳 기웃거리며
소소하게 둘러보는 재미는 있다.
남의 방을 구경하는 느낌이랄까.
주인의 정성, 사랑이 가득 담긴 방을 구경하는
그런저런 느낌~
누가 내 방을 본다면 참으로 긴장되겠지.
기웃거릴때마다 이 쌀다방 카페도 좀 긴장할 것 같다는 그런 느낌도 들었지만.
참, 아메리카노나 바닐라라떼의 맛은
굳이 설명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내가 바리스타도 아니고...
난 그저 커피를 좋아하고 즐겨 마시는 사람일 뿐이니 ^^
무더운 날씨, 꿉꿉한 습기때문에
더더욱 시원한 음료를 찾게 되는 것 같다.
가뜩이나 배가 출출한 오후였기에~
쌀다방라떼는 술술 잘 넘어갔다 ^^
연예인이 다녀가서
더 유명해지긴 했지만...
소박한 이런 느낌의 카페가 좋다.
동네 사랑방을 찾은 그런 느낌이라서 ^^
물론 커피 가격이 좀 있긴 하지만~
이보다 더 비싼 프랜차이즈 커피들도 있으니
할 말은 없다 ^^
예전에는 이렇게 정돈된 골목이 아니었는데...
골목 분위기가 많이 바뀌긴 했다.
세월이 참으로 많이 흐르긴 한 듯?
(해봤자 10년인데 ㅠㅠㅠㅠㅠ)
하긴... 10년이면 강산도 변하니, 변할 만도 하구나.
(갑자기 급 깨달음모드다.)
골목에는 이렇게 책방도 있고~
참고로 이곳은 식당이 아닌 책방이다 ^^
밤에는 무서워서 친구와 소리지르며 뛰어가던 골목길.
이제는 걷기 편하고 여유를 즐길 수 있는 곳이 되어서 참 반갑다.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카페도 있고,
서점도 있어서 좋고~
내 기억속에 있는 제주도와 내가 지금 마주하고 있는 제주도가 달라서,
제주도가 많이 바뀌고 있어서
슬프기도하고 가끔은 또 기쁘기도 하다...
도통 종잡을 수 없는 게 내 마음이란 것 ㅠㅠㅠㅠ
왜 이리 널뛰기일까?
제주도가 고향인 사람들은 아마 다 비슷하지 않을까 요런 생각도 해본다 ^^;
(근데 나만 이런건건가... -_-;;;)
너무나도 오랜만에 써보는 제주도 이야기.
고향은 자주 가니까 할 말이 너무나도 많은데,
쌓아놓기만 하고 풀어놓질 못하고 있으니...
하나씩 보따리를 풀어놓아야겠다.
보따리가 너무 무거워 ㅎㅎㅎ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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