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탐구생활/프랑스 - 뉴칼레도니아

야생 열대정원 속 아름다운 동굴, 오르텐스 동굴(Grotte de la Reine Hortense). 뉴칼레도니아 일데팡 여행

꼬양 2016. 1. 20. 08:30

 

 

 

[뉴칼레도니아 여행]

뉴칼레도니아에서 가장 인상적이고

꼭 방문해야한다는 이 동굴.

 

론리플래닛에 이 동굴이 언급되어 있어서

꼭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었다.

 

일데팡 공항과도 가까이 위치하고 있어서

일데팡 섬을 여행하는 자들은

이 동굴을 꼭 보고간다.

 

여정의 시작을 이곳에서 하거나,

끝을 이곳에서 하거나~

 

입장료는 250 퍼시픽프랑으로,

카드도 안되고 오로지 현금만 가능한 곳이라 불편함이 있을 순 있지만

원주민 아주머니가 살갑게 반겨주는 통에

그 불편함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만다.

 

오르텐스 동굴은 원시 그대로,

사람 손이 거의 닿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철조망 사이로 보이는 표지판.

1인당 250 퍼시픽 프랑인데,

어린이는 100 퍼시픽프랑을 받고 있었다.

 

프랑스 땅이지만

유로가 아닌 퍼시픽프랑을 쓴다는 게 독특하다.

 

물론 누메아 통투타 공항에서는

원화를 퍼시픽프랑으로도 바꿀 수가 있다.

 

수수료가 상당히 비싸지만,

퍼시픽프랑으로 바꿀 수 있는 통로가

누메아 공항 혹은 은행밖에 없으니 어쩔 수가 없는 노릇이기도 하다.

 

 

슬레이트 지붕의 허름한 이 건물이 바로 매표소다.

 

이 매표소를 지키고 있는 아주머니는

일데팡 원주민으로 신발을 거의 신고 다니지 않는다. 

이곳 원주민들의 삶이 자유로워보이고 신비로워 보였다.

 

 

 

입장료를 내고 동굴로 들어가는 길.

 

안내판도 없고해서 불안한 마음에 이 길이 맞나 싶어서 확인을 해본다.

그냥 쭉 들어가면 된다는 아주머니의 말에 그대로 직진한다.

 

표지판이 없는 이 길이 처음에는 낯설고 불안했다.

 

 

 

일데팡에 갈 때 날씨가 흐렸고,

도착하니 비가 내려서 정말 망했다 싶었다.

 

하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 날씨는 개었고,

초록의 원시림은 더 진하고 푸르른 빛을 내뿜고 있었다.

 

살짝 몽환적인 느낌도 드는,

동굴로 이어진 야생열대정원.

 

걸으면 걸을수록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담고 있는

이곳이 아름답게 느껴졌다

 

 

 

내 키의 몇 배가 되는 나무들이 뜨거운 햇살을 가려주고 있었다.

 

하지만 발 아래에서 올라오는 습기와

내려쬐는 태양의 기운으로 숨이 턱턱 막히는 것 같았다.

 

 

키 큰 나무들 때문에 동굴에 다다를 수록

점점 어두워졌다.

 

 

드디어 동굴 입구에 다다랐다.

하지만 어디까지 들어갈 수 있는지 누구에게 물어볼 수도 없었다.

 

이 동굴의 끝이 대체 어떻게 된다는 것일까?

동굴에 대한 정보도 전무~

 

나보다 조금 앞서서 프랑스 가족 일행이 입장했는데,

나는 그들이 동굴 깊숙하게 들어가는 것을 보고

그들을 따라갈 수 밖에 없었다.

 

 

 

 

 

동굴 속에는 작은 틈이 있었고,

그 틈으로 빛이 들어왔다.

 

이 동굴은 카르스트 동굴에 속한다.

카르스트 지형이 잘 형성되려면 강수량이 풍부해야하는데,

뉴칼레도니아 지역은 비가 자주 오기에 충분히 잘 발달될 수 밖에 없다고 본다.

 

카르스트 지형은 고생대 석회암 지대에 발달해있는데,

우리나라에서도 강원도 남부, 충청북도 북부, 경상북도 북부 일대에서 볼 수 있다.

 

 

다양한 종유석들이 동굴 천장을 수놓았고,

일정한 형태없이 들쭉날쭉한 종유석은 특별해 보였다.

 

흔히 봐왔던 석회동굴의 종유석과는 좀 다른 모습이랄까?

 

동굴 안을 들어갈 수록 불빛 하나 없었고,

휴대폰 손전등을 켜고 발걸음을 옮겼다.

 

동굴의 안쪽 깊숙히 들어갈 수 있었지만,

프랑스 가족이 가는 곳까지만 들어가기로 했다.

 

누구도 이 동굴을 지키지 않았고

자칫하다가 동굴속에서 길을 잃으면 큰일날 것 같은 기분도 들었기때문이다.

 

더구나 휴대폰도 터지지 않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나중에 알고보니 이 동굴의 끝에는 Touete 마을이 기다리고 있었다.

원주민 마을에 여자는 허락없이 함부로 들어가서는 안되기에

이들처럼 동굴 중간까지만 갔던 것을 참 잘했다고 생각했다.

 

괜히 끝까지 갔다가 그들의 조용한 삶에 크나큰 폐를 끼칠 뻔 했다.

 

 

사람들이 보통 끝이라고 생각하고 관람하는 동굴은 바로 여기까지다.

 

천장에는 넓은 구멍이 있고,

하늘을 볼 수 있다.

 

몇 분간의 어두움과 싸우고 나니

이렇게 환한 공간을 마주할 수 있었다.

 

 

 

동굴 위로는 숲이 형성되어 있었다.

큰 비가 내리면 이 구멍을 통해

동굴 안으로 물이 흐르도록 되어 있었다.

 

때문에 동굴 안은 온통 진흙투성이었다.

 

이 동굴을 갈 때는 샌들이 아닌 운동화를 반드시 신어야한다.

 

운동화를 신더라도

운동화가 엉망이 되는 것은 물론이다 ㅠㅠ

 

 

 

1855년 부족간의 갈등이 있었을 때,

몇 달동안 이 지역의 왕비 오르텐스가 이곳에 머물러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이 동굴의 이름이 오르텐스 동굴이 된 것이다.

 

 

 

나무의 뿌리가 동굴안까지 들어와 있다.

 

이렇게 뿌리가 노출되었음에도 꿋꿋하게 생명력을 잃지않고

살아가는 것이 너무나도 신기하다.

 

 

동굴안은 신기한 형태의 바위와 종유석으로 가득 차 있었다.

 

 

 

종유석의 모양이 다소 무섭기도 해서

정말 유령이라도 나오지 않을까 겁이 나기도 했다.

 

 

 

자연의 신비함을 동굴은 그대로 품고 있었다.

 

동굴 안을 둘러보면 볼수록

풍경은 강렬하게 다가왔다.

 

 

다시 빛과 작별하고 어둠속을 걸어 출구로 향했다.

빛이 보이는 저 공간이 천국과도 같이 느껴졌다.

 

어둡고 습하기도 해서 모기가 있음은 물론이거니와~

박쥐도 날아다녔다.

 

공포체험을 하러 동굴을 간 것은 아니었는데,

약간의 용기가 필요했다.

 

잠깐동안 담력훈련 한 기분?

 

 

 

 

오르텐스 동굴 밖을 나오니 반가운 열대정원이 펼쳐졌고,

왔던 길을 다시 걸어 이곳과 작별인사를 나눴다.

 

자연의 빛 이외에 다른 빛을 절대 허용하지 않는 오르텐스 동굴.

이곳에 가기 위해서는 몇 가지가 필요하다.

손전등은 물론이거니와 약간의 모험심도 가져야한다는 것.

 

끝이 어딘지 모르는 동굴 속,

어디까지 가야할 지를 결정내려야하는 것이 어려웠지만,

모기와의 사투를 벌이면서 걸었던 동굴탐험은 꽤 즐거웠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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