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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같은, 미소와 로맨스를 건네주는 디자인이란? 알레산드로 멘디니 전시회

꼬양 2015. 11. 16. 06:30

 

 

 

[전시리뷰]

요즘 디자인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고,

그 관심처럼 보는 눈도 많이 높아졌습니다.

 

좋은 디자인이란 뭐라고 정의할 수 있을까요?

디자인에 신경을 쓴 가구와 제품들을 많이 볼 때마다

여러 생각들을 합니다.

 

사람의 편의를 위한 것? 혁신적인 것?

 

알레산드로 멘디니는 좋은 디자인을 이렇게 정의합니다.

 

'좋은 디자인이란 시와 같고,

미소와 로맨스를 건네주는 것이다.'

 

다소 추상적인 정의일 수도 있지만

이 문장에 좋은 디자인이 갖춰야할 것들이 다 표현되어 있다고 봅니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는 알레산드로 멘디니 전시회가 열립니다.

대규모 단독전시로는 국내뿐만 아니라 동아시아에서 최초라고 하는군요.

 

알레산드로 멘디니는 에토레 소트사스, 안드레아 브란치와 함께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3대 디자이너로 손꼽힙니다.

 

그는 디자이너로 까르띠에, 에르메스, 스와치, 스와로브스키 등 세계적인 기업들과 디자인 작업을 해왔고,

후쿠이 공룡박물관, 비사자자 쇼룸, 맥도널드 이태리, 만다리나덕 매장등  

건축, 공공디자인 및 인테리어 작업도 해왔습니다.

 

이번 전시는 작품 선정에서 전시장 디자인에 이르기까지 전시에 관련된

모든 부분을 알레산드로 멘디니가 직접 기획했다 합니다.

 

둘러보면서 느낀 점은 디자인이 무엇인지 모르는 아이들도

즐겁게 전시를 관람할 수 있을 것 같다는 것이었어요.

 

▲Neo Malevic

 

몬드리안의 화풍이 떠오르는 이 작품은

동료인 알레산드로 구에리에로의 얼굴을 모티브로 해서 만든 작품이라고 합니다.

 

붉은색, 파란색, 노란색, 검정색, 흰색으로 이루어진

이 작품은 멘디니의 작품세계를 알려주는 것 같았어요. 

 

 

 

어린아이 눈으로 작품을 바라보게 하는 작품들이 놓여있었습니다.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작품은

저절로 미소를 짓게 만들죠.

 

미소와 로맨스를 건네는 디자인이란...

이런 것이었나봅니다. ^^

 

 

△피노키오

 

동화속 피노키오가 멘디니의 손을 거치면

새로이 태어납니다.

 

 

처음에는 이게 무엇인가 싶었습니다.

이것은 바이올린과 바이올리니스트를 위한 갑옷이었습니다.

 

다비데 모스코니와의 퍼포먼스도 함께 했었는데요,

이 갑옷안에 바이올린을 넣고 실제로 연주가 가능합니다.

 

참 기발하죠 ㅎㅎ

 

 

 

멘디니는 기능주의 디자인을 비판하면서

디자인 그 자체, 표면과 형태, 색에 몰두했습니다.

 

당시 디자인계는 그의 작품을 지나치게 낭만적, 장식적이라 비난했죠.

 

그는 작품을 통해 기능주의 디자인을 비판합니다.

피라미드위에 놓인 의자는 간결하지만 딱딱한 느낌을 줍니다.

기능 이외에는 아무것도 없죠.

 

 

△프루스트 의자

 

멘디니의 디자인은 현대 유럽회화와 많이 연결된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인상파의 점묘법으로 의자의 표면을 칠한 의자부터

다른 디자인을 적용해, 많은 프루스트 의자를 탄생시킵니다.

 

 

그리고 멘디니는 자신의 디자인을 아주 크거나 아주 작게 만들어 오브제로 재탄생시킵니다.

 

까르띠에 재단 소장품인 프루스트 의자는 멘디니의 프루스트 의자를 확대해서

대형 조형물로 제작한 작품입니다.

 

크기가 커지면서 의자는 본연의 기능을 상실합니다.

그리고 그 규모에 놀라 감탄사를 내뱉게 되죠.

 

그 누구도 앉을 수 없는 의자가 된 이 의자는 새로운 의미의 작품이 됩니다.

 

 

 

멘디니는 한국인에게도 사물과 교감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고려청자를 리디자인해 프루스트 의자를 제작했습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고려청자와

그의 작품 프루스트 의자가 만나 이런 작품이 탄생했어요.

 

프루스트 의자가 한국옷을 입은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예쁜 오르골 소리가 울리는 악기도 있었어요.

 

손자의 공간을 지켜주는 수호물, Campanello solo였는데요.

 

저도 누르면서 연주를 해보았습니다.

 

램프를 톡하고 건들면 빛이 반사되면서 오르골이 연주됩니다.

각각의 색은 다른 소리를 내고 있었습니다.

 

△Amuleto

 

알레산드로 멘디니의 대표적인 조명 디자인 작품인 아물레또.

 

사실 이 스탠드는 드라마 '그녀는 예뻤다'에서도 나왔고,

'애인있어요'에서도 나옵니다.

 

이 스탠드는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손자의 눈 건강과 꿈이 이루어지길

기원하며 만든 행운의 램프라고 해요.

 

3개의 원은 태양, 달, 지구를 형상화한 것이라고 하는데,

세계적인 안과병원과의 협업을 통한 눈보호 조명을 사용해

기능성, 예술성 모두를 잡은 작품입니다.

 

이 스탠드는 정말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격이 꽤 되겠지만 말이죠 ㅠㅠ

 

 

 

마치 체조를 하는 듯한 안나G와 병사들.

가만히 보고만 있어도 웃음이 나오죠.

 

 

△100% Make up

 

멘디니의 연륜과 깊은 솜씨를 느낄 수 있는 작품.

 

이집트에서 출토된 유물에 영감을 받아 디자인된 도자기 병에

전 세계 100명의 화가, 건축가, 디자이너, 뮤지션들이 그림을 그리게 한 것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그가 작업한 다양한 건축물들의 모형을 만날 수도 있었죠.

 

네덜란드의 그로닝거 뮤지엄은 꼭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시장 안에는 미니어처 교회도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한 명이 들어갈 수 있는 교회 안에는 모아이 석상을 닮은 두상이 있었습니다.

 

특이하게도 가야금 선율이 울려퍼지고 있었죠.

그 경건함에 압도당하는 느낌이랄까요.

 

 

선명하고 밝고 화사한 색이 주는 강렬함.

색에는 정말 강한 힘과 매력이 있다는 것을 느꼈어요.

 

멘디니의 작품들을 보면서 쇠라, 피사코, 마티스의 작품에서 보았던

색깔들이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실용성에 디자인을 맞춘 디자인만 봐 오다가

서정적인, 낭만적인 디자인을 보니

한 편의 그림을 보는 듯 했습니다.

 

디자인, 건축전공은 아니라서

더 부담없이 즐겁게 볼 수 있었지 않았나 싶기도 합니다.

 

시와 같은, 미소와 로맨스를 건네주는 디자인처럼,

저도 그런 글을 쓰고 사진을 찍어야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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