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탐구생활/'10~16 국립중앙박물관

박물관으로 떠나는 이색휴가1. 중국 역사여행을 떠나볼까? 국립중앙박물관 중국실

꼬양 2015. 7. 23. 06:30

 

 

 

국립중앙박물관 3층 아시아관에는 이웃나라들의 문화와 역사를 알 수 있는

전시실들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곳은 그 중 한 곳인 중국실인데요.

 

지난 6월 26일 중국실은 새로이 단장을 하고 관람객을 맞이했습니다.

 

중국실에서는 종교신앙, 공예문화, 회화문화를 주제로

중국의 다양한 문화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새로 구입한 유물 중 테마전 또는 특별전을 통해 잠시 공개했거나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유물까지 전시하고 있다는 것~

 

생각만으로 가슴이 두근거리지 않나요?

 

가깝고도 먼 나라, 중국.

국립중앙박물관 3층 중국실로 잠시 여행을 떠나보시죠~

 

 

 

▲무덤문, 북제, 전 허베이 츠저우 출토

 

중국실 입구에는 독특한 문이 세워져 있습니다.

 

입구부터 왠지 기대를 하게되죠 ^^

 

이것은 무덤방 입구에 세웠던 문으로

일제강점기에 수집된 석문입니다.

 

북제(550~577) 무평 연간의 무덤의 것으로 전해지는 이 묘문은

전체적인 구조와 사자모양의 받침, 문양장식의 북제의 다른 것들과 같은 형식으로

장중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새로이 단장된 중국실은 짙은 컬러로

차분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습니다.

 

관람객들은 유물관람에 더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사실 저는 중국 여행을 많이 다녔고, 

상하이보우관, 칭다오 보우관, 쑤저우 보우관 등 

중국 지역의 보우관(박물관)은 많이 가봤습니다.

 

그곳을 다니면서 느꼈던 것은 아무리 봐도 겹치는 유물이 없을 정도로

중국유물은 끝이 없다는 것,

중국의 박물관은 다른 언어에는 불친절하다는 점입니다.

 

 

대표적인 유물만 영어로 표기하고 약간의 설명을 덧붙일 뿐, 대부분 중국어로 써놓곤 합니다.

이럴 때 돌파구가 무엇일까도 곰곰이 생각해봤습니다.

유료인 한국어 오디오 가이드를 듣는 것이 가장 최선이겠지만, 

미리 중국 역사와 문화를 알고 가면 그 효과는 더 커집니다.

 

물론 단시간에 중국 역사와 문화를 완벽하게 마스터할 순 없습니다.

우리는 한국의 역사와 유물에 관심이 많은 한국인이니까요 ^^

 

중국 역사를 간단하게라도 배우기 위해 책을 이용할 수도 있지만,

직접 이렇게 유물을 보고

어느 정도 시대적 흐름과 차이를 알면 이해가 한결 쉬워집니다.

 

 

중국에 가서도 유물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한국의 유물들과 비교를 하게 되죠.

이른바 보는 눈이 생기게 된다랄까요.

 

어쩌면 휴가를 중국으로 가는 분들께는

아시아관 중국실이 중국 역사와 문화 맛보기 편에 해당될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남성과 여성, 서한, 채회도기

 

중국실에서 제일 먼저 마주하게 되는 것은 중국의 신앙과 종교문화입니다.

 

고대인들은 현실의 세계가 죽은 후에도 지속된다고 생각해서

죽은 이를 매장할 때 수많은 사람을 같이 묻거나

많은 껴묻거리를 묻는 후장 풍습을 행했습니다.

 

무덤에서 출토되는 부장품과 명기, 도용은 죽은 이가 사후 세계에서

편안하게 지낼 수 있도록 만들어진 것이죠.

 

한대 이후 도교의 발전으로 신선사상이 널리 퍼지면서

사람들은 장생불사의 세게로 가기를 원합니다.

 

또한 인도에서 불교가 전래되면서 극락과 지옥, 윤회에 대한 관념도 생겨나죠.

남북조시대에는 여러 왕조의 적극적인 후원을 받아 사찰 건립과 불상 조성이 이루어집니다.

당대에는 사실적이고 풍만한 모습의 불상제작이,

송대에는 인간화된 불상이 조성됩니다.

원, 명청대에는 티베트 불교의 영향을 보여주는 불상이 많이 만들어집니다.

 

▲화장실 건물, 동한, 도기

 

△당대의 채회도기들

 

단순한 모양의 도기에서 디테일한 화장실 건물, 당삼채까지...

모두 무덤에서 출토된 것들이지만,

시대에 따라 명기와 도용은 많이 달랐습니다.

 

한대 이후에는 인간의 감정이나 생활상을 실감나게 담은 부장품,

즉, 가옥, 부뚜막, 축사 등의 명기와 도용이 많이 출토되었고,

당대에는 삼채로 진화해 말, 낙타 등을 화려하게 제작해 매장합니다.

 

이렇게 부장품들은 중국 각 시대를 반영하고 있었습니다.

 

 

 

 

▲불사약을 찧는 토끼와 두꺼비무늬 벽돌, 한, 토제

 

독특한 벽돌이 발길을 멈추게 합니다.

 

둥근 달을 가만히 바라보면 토끼가 절구를 찧는 모습으로 보일 때가 있는데,

벽돌속의 토끼는 불사약을 찧고 있습니다.

 

한대에는 신선사상이 유행했고, 불사약을 얻어 생명이 영원하길 바랬다고 하는데

그 바람이 이렇게 벽돌로 나타난 것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도교신 진무대제를 모신 신감, 명

 

작년 아시아미술 신소장품전에서 잠깐 얼굴을 비췄던 신감이 상설전시실에 전시되었습니다.

왠지 모를 반가움에 이번에는 크게 사진으로 찍어봤습니다.

 

청화백자로 제작된 도교의 진무대제를 모신 신감,

진무대제는 현무신, 현천상제로 부르며 북방의 비, 바람 등을 맡은 태음신이라고 합니다.

 

특히 명대(1388~1644)에는 진무대제를 모시는 신앙이 발달하여 이런 신감도 제작되었다고 하는데요.

위층 내부에는 현신한 거북이 있고,

뒷면에는 벽에 붙일 수 있도록 구멍을 뚫어놓았습니다.

 

▲불비상

 

북위, 북제, 당대의 불비상도 중국실에 전시되었습니다.

불비상은 비석처럼 다듬어진 석재의 사면에 불보살상 등을 조각한 형태인데요.

불비상에는 발원문 등이 함께 조성돼 있는 경우가 많아

미술사적 측면 외에도 당시의 시대상과 문화를 담고 있는 타임머신으로 여겨집니다.

 

북조 불비상은 특별전 등을 통해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지만

상설전시되기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보살, 송, 나무에 채색

 

여성적인 얼굴과 가는 몸, 사실적인 세부묘사가 두드러진 보살상.

눈을 감은 채 고개를 한쪽으로 기울이고 있는 모습에서

명상에 빠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어깨 위로 흘러내린 머리카락, 몸을 여러번 감싸는 천,
화려한 장신구와 세부묘사가 두드러지는 보살상입니다.

 

△무덤을 지키는 괴수, 남북조, 도기

 

외부의 나쁜 기운으로부터 죽은이를 지키기 위해 무덤에 매장하는 괴수 도양의 도용입니다.

 

날카로운 사슴의 뿔, 사자의 갈기, 긴 혀,

괴기스럽게 포효하는 괴수의 얼굴은

보는 이를 위협해 감히 무덤 내부로 침입하지 못하게 하려는 이유에서 비롯되었다고 합니다.

 

얼굴 표정에서 생동감을, 자세에서는 안정감을 느낄 수 있는데

장인의 숙련된 솜씨를 느낄 수 있습니다.

 

이 괴수도기들이 아시아관 중국실을 든든하게 지키는 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

 

▲곡식을 담는 그릇

(왼쪽 : 서주, 영국박물관 소장, 1973년 브렌다 자라 셀리그먼 유증, 오른쪽 : 서주, 영국박물관 소장, 1936년 구입) 

 

 

중국 고대의 청동기는 세계 다른 지역의 청동기와 다른 특징을 지닙니다.

의례용 용기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요,

조상 숭배를 위한 제사에 바치는 음식이나 술을 담는데 사용됩니다.

 

곡식을 담는 식기 역시 신분을 드러내는 중요한 예기입니다.

신분에 따라 소유할 수 있는 수량을 엄격히 달리했습니다.

 

그리고 이 청동기식기들은 저멀리 영국박물관에서 왔습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지난 2004년 영국박물관과의 교류를 시작한 이후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한국문화재를 대여해 영국박물관의 한국실 전시를 지원해왔다는데요.

이번 차용품 전시는 이같은 상호교류를 바탕으로 이루어졌다고 합니다.

 

 

▲고기 삶는 솥, 서주, 영국박물관 소장

 

중국 고대 청동예기 중 가장 중요한 기물.

육류를 삶거나 끓이는데 사용하는데요.

 

이외에도 주전자 모양의 청동예기, 술잔 등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매병, 청, 홍유자기

 

지난 신소장품전에서 봤던 홍유자기도 중국실에 완전히 자리를 잡았습니다.

 

제사용 청동그릇을 제작을 시작해서

주대까지는 금속기가 주로 만들어지다가

송대에 접어들며 도자기는 황금기를 맞게됩니다.

 

그리고 각 지역의 가마에서 특색있는 자기가 많이 생산되었습니다.

 

원, 명대에는 전국의 도공들이 경덕진에 모여들었고,

청화백자 등 다양한 종류의 자기가 제작됩니다.

 

명대에는 새로운 기법의 채색자기가 만들어지고,

그 기술은 청대에 더욱 발전합니다.

 

중국실에서는 중국의 공예기술도 엿볼 수 있습니다.

 

▲나비 꽃무늬 접시, 청

 

▲왼쪽 - 국화 넝쿨무늬 항아리, 북송, 오른쪽 - 연꽃잎무늬 침받이, 북송

 

우리나라 자기가 담백하고 우아한 맛이 있는 반면

중국의 도자에서는 다른 멋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송대의 자기에서는 문인의 풍모를,

명, 청대의 그것에서는 화려함을 엿볼 수 있었죠.

 

 

관인초상, 작가 모름, 청, 견본채색

 

중국 회화의 흐름이 궁금해지는 찰나, 여러 그림을 마주하게 되는데요.

중국실에서는 회화도 다루고 있었습니다.

 

중국의 회화는 사실적인 묘사보다는 인물의 내면을 표현하는데 중점을 두었다고 합니다.

그림속에 뜻을 담아내는데 심혈을 기울였는데요.

 

중국 육조시대에 산수화가 자연의 장엄함을 보여주는 화풍으로 발전하고,

송대에는 문인화풍이 명대까지 이어집니다.

청대에는 문인화풍 외에도 서양화풍과 개성적인 화풍이 함께 유행합니다.

 

사진 속 교의에 앉은 청나라 관인의 전신초상은

전체적으로 인물과 의복은 매우 간소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나무 아래 책 읽는 미인, 여집, 청 1813, 견본채색

 

나무 아래 책을 읽는 미인을 그린 초상은

가장 인기가 높았습니다.

 

그림이나 사람이나 역시 예쁘고 봐야합니다 ^^;

 

백옥같은 피부, 둥근 이마...

예나 지금이나 미의 기준은 비슷한 것 같죠?

 

여집이 1813년에 당인의 화풍을 모방해 그린 것임을 그림속 화기를 통해 알 수 있습니다.

 

여집은 항저우 출신으로 시서화에 뛰어났고,

미인을 잘 그려 '여미인'으로도 불렸다고 합니다.

 

 

 

 

여담이지만 중국실은 아시아관중에서도 외국 관람객들에게 가장 인기가 많았습니다.

특히 중국 관광객들은 중앙박물관 3층에 중국실이 있다는 것을 신기하게 느끼더군요.

자국의 유물이라 그런지 중국 유물을 더 꼼꼼하게 보는 것 같았습니다.

우리가 해외에서 우리 유물을 자세히 살펴보는 것과 같은 이치겠지요 ^^

 

새로 단장된 중국실은 중국의 종교신앙, 공예, 회화의 흐름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기에

가족과 함께, 연인과 함께 찾는것도 좋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원한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중국 대륙의 역사와 문화에 시원하게 발을 담가보는 것은 어떨까요?

 

잠깐 짬내서 박물관으로 떠나는 휴가도 의외로 괜찮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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