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탐구생활/'10~16 국립중앙박물관

과학과 유물의 특별한 만남. 과학으로 풀어보는 서봉총 금관, 국립중앙박물관

꼬양 2015. 6. 3. 06:30

 

 

 

[전시리뷰]

과학의 발전은 우리의 삶을 편안하고 풍요롭게 만듭니다.

과학의 손길이 적용되지 않은 곳은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많습니다.

특히 과학이 빛을 발하는 부분은 유물 복원 분야가 아닌가 싶은데요.

 

국립중앙박물관에서는 경주 서봉총에서 출토된 금관을 주제로 한 테마전시,

'과학으로 풀어 보는 서봉총 금관'이 열리고 있습니다. 

 

어떤 과학적인 방법으로 금관을 어떻게 조사를 했는지 등을 자세히 알 수 있었던

과학과 유물의 만남을 볼 수 있는 특별한 전시였습니다.

 

 

 

 

 

사실 한국사라고 하면 많은 학생들이 외워야 할 것이 많기에,

이과 학생들이 더더욱 국사가 어렵고 힘들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런 과학적 원리를 적용해 역사를 접근한다면

어려운 국사가 아니라 재미있는 한국사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시는 6월 21일까지 상설전시관 1층 테마전시실에서 열립니다.

 

서봉총은 경북 경주시 노서동에 위치한 신라 고총 고분으로

노서리 129호분이라고도 불립니다.

 

일제강점기인 1926년 7월부터 10월까지 고이즈미 아키오 등에 의해 조사되었고,

무덤이 만들어진 시기는 5세기 말에서 6세기 초로 늦은 마립간 시기라고 합니다.

 

그리고 왜 서봉총이란 이름이 붙었는지도 궁금했는데요.

 

이 이름은 스웨덴 황태자의 발굴 현장 방문을 기념해

스웨덴의 한자식 표현인 서전국의 '서'자와 봉황의 '봉'자를 조합해 만든 것이라고 합니다.

 

이 서봉총에서 금관을 비롯해 금허리띠 장식, 금귀걸이,

금팔찌, 금반지, 금그릇, 은그릇, 유리잔 등이 있습니다.

 

특히 신라 금관 중 유일한 봉황 장식 금관은 보물 339호로 지정되었습니다.

 

 

 

▲ 보물 339호 서봉총 금관 (좌,우 : 금귀걸이, 유리팔찌, 금팔찌, 금반지)

 

 

찬란한 황금빛을 내뿜고 있는 금관.

사진을 정면으로 찍어서 잘 보이진 않지만 세움장식 뒷면으로 봉황을 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지금까지 확인된 신라의 금관은 모두 6개라고 합니다.

 

주로 5~6세기 초에 제작되는 금관은

신라 마립간 시기의 상징이기도 한데요.

 

하지만 서봉총 금관에만 봉황 장식이 있습니다.

 

왜 서봉총 금관에만 봉황 장식을 달았는지,

봉황은 어떤 의미인지가 궁금했지만 아직까지 그 의문을 풀어가는 중입니다.

 

이 궁금증이 얼른 풀렸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보구요~

 

▲ 서봉총 출토유물

 

서봉총에서 출토된 유물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이곳의 주인은 누구일까요?

 

서봉총에 묻힌 사람은 봉황장식 금관을 쓰고

금장식을 한 허리띠를 찬 모습입니다.

 

굵은고리 귀걸이와 유리목걸이, 금제팔찌, 은제팔찌, 유리팔찌, 금반지, 금동 신발을 착용한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남성을 상징하는 큰 칼은 출토되지 않았는데,

이에 서봉총에 묻힌 사람을 여성으로 보기도 합니다.

 

묻힌 사람 주변에서는 금제그릇, 은제그릇, 액체를 데우는 청동그릇과

여러 말갖춤도 출토되었습니다.

 

 ▲ X-ray를 통해 확인하는 세공흔적

 

우리가 병원가면 찍는 X-ray는 금공품에서도 사용합니다.

파장 0.01nm~1nm의 전자파로 나무, 천, 종이처럼 밀도가 낮은 물질은 쉽게 통과하지만

밀도가 높은 물질은 통과하지 못하는 X-ray.

 

박물관에서는 X-ray로 유물을 촬영해 맨눈으로 보이지 않는

제작방법이나 특징을 알아냅니다.

 

금팔찌 역시 엑스레이 촬영을 통해

맨눈으로 볼 수 없는 두드려 붙인 흔적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금동 뿔모양 잔 (경주 서봉총)

 

 

 

 

금동뿔모양 잔과 금관의 세움장식도 엑스레이를 통해 살펴보니 느낌이 색달랐어요.

병원에서 우리 몸을 엑스레이를 찍어서 볼 때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랄까요?

유물의 속살까지 살펴보는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 사금(카메룬, 세계광물보석박물관)

 

EBS 다큐프라임 '천불천탑의 나라, 미얀마'편에서

미얀마 사람들이 탑에 금박을 입히는 장면이 문득 떠올랐습니다.

그들은 금을 일일이 밀고 펴면서 사람의 손으로 금박을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었죠.

 

과거 우리나라의 금관과 금장식은 어떻게 만들었을까 궁금해졌어요.

그 해답은 이곳 전시실에서 찾을 수 있었는데요.

 

금은 자연에서 돌 속에 있거나 광석에서 떨어진 금 알갱이 형태로 존재합니다.

금을 얻기 위해서는 석금 속에서 금을 분리하거나

석금에서 떨어진 사금을 채취하면 됩니다.

 

경주 인근 하천에서도 사금을 채취할 수 있다고 해요~

 

사금과 석금이 전시되어 있는데,

이걸 보고있자니 마치 과학실에 온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 석금 (청양 삼광광산)

 

▲금박(익산 왕궁리 부여문화재연구소, 경주 금령총)

 

 

석금이나 사금으로 모은 금을 도가니에 넣어 녹이면 금덩어리를 얻을 수 있는데요,

이것을 다시 두드려서 펴면 금판을 만들 수 있습니다.

 

이 금판을 금박, 금실로도 만들 수 있고요~

 

 

▲ 금귀걸이 (경주 서봉총)

 

 

엑스레이는 많이 들었지만,

XRF는 처음 듣는 분석법이었습니다.

 

XRF는 X선 형광분석을 이르는 말로, 분석지점의 성분을 알 수 있습니다.

적외선, 자외선 촬영과 함께 빛을 사용한 대표적인 비파괴분석법이죠.

 

 

 

 ▲ 금귀걸이 부속별 순도분석결과

 

모양이 다른 금귀걸이는 순도가 어떨까요?

 

원소기호가 Au인 금의 가치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습니다.

공기, 물, 강한 산화제에 의해서도 변하지 않습니다.

순금 1g은 3000m 이상의 긴 금실로도

만들수도 있고 1만분의 1mm의 두께로 펼 수도 있다죠.

 

금의 순도는 캐럿(Karat, 단위는 K)으로 표시하고,

100wt%(wt%:전체 질량에서 해당금속이 차지하는 백분율, 질량백분율) 금일때는

24K, 75wt%의 금일때는 18K, 약 60%의 순도일때는 14K로 표시합니다.

 

XRF분석결과 같은 양의 금이 들어가있지만,

부속별로 순도가 다르게 되어있었습니다.

 

▲금그릇, 경주 서봉총

 

이 금그릇에 들어간 금의 순도는 얼마일까요?

그릇에 들어간 금의 순도도 다 달랐습니다.

단단하게 만들어야 하는 그릇은 낮은 순도의 금을 사용했다고 하는군요.

 

 

▲XRF 분석을 통한 금관의 금실 순도분류

 

그리고 이런 과학적인 분석기법을 통해

금관 각 부속의 금 순도를 측정하고나니

금관을 제작할 때 사용한 금실과 후대에 보수할 때 사용한 금실을 구분해 내는 것이 가능했습니다.

 

제작 당시 관테에 곱은옥을 고정한 금실은 모두 순도가 17K인데 비해

후대에 보수한 금실은 23K~24K로 확연한 차이를 보였습니다.

 

이것은 금제련 기술력 차이때문이죠.

 

제작당시에 사용한 금실에서는 전통적 제작방법인 늘여빼기로 만든 흔적이 뚜렸했지만,

후대에 보수를 하면서 사용한 금실에서는 그런 흔적이 확인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퀴즈 역시 풀어볼 수 있습니다.

답이 나와있지 않기에 도전의식이 마구 샘솟죠 ^^

 

서봉총 금관에서 금이 차지하는 부피와 은이 차지하는 부피는 얼마일까요?

 

풀이식과 정답을 메일로 보내면

매주 10명을 추첨해 소정의 상품을 준다고하니

도전을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전시를 관람하면서 신라 금관 제작에는 어떤 과학적 원리가 숨어있는지

이를 밝히기 위해 박물관에서는 어떤 과학적 분석법을 사용하고

그 결과는 무엇인지를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과학이 발전하면 할수록

과거의 모습을 더 명확하고 또렷하게 알 수 있게 되는 것 같아 참으로 신기했습니다.

 

이런 과학기술의 적용으로

유물들이 잃어버렸던 본 모습을 찾아갈 수 있게 되어 다행입니다.

 

과학에 관심이 많은 학생, 국사를 좋아하는 학생 모두

즐겁게 관람할 수 있는 특별한 전시라고 생각됩니다.

 

 

 

 

 

과학으로 풀어보는 서봉총금관

2015.4.21~2015.6.21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 1층 테마전시실

입장료 : 무료

매주 월요일 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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