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탐구생활/'10~16 국립중앙박물관

높이만 13m, 초대형 괘불을 만나는 특별한 시간. 보물 1269호 개암사 괘불, 국립중앙박물관

꼬양 2015. 4. 15. 15:33

 

 

[전시 리뷰]

높이만 13m가 넘는 큰 규모의 불화를

국립중앙박물관 불교회화실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특별한 법회나 의식을 할 때 걸어두는 대형불화를 괘불이라 합니다.

 

엄청난 크기때문에 상설전시가 어려워

사찰의 큰 야외불사가 있을때나 볼 법한 괘불.

 

하지만 국립중앙박물관을 찾는 이들에게는

이 괘불을 편하게, 더불어 무료로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집니다.

 

보물 1269호로 지정된 개암사 괘불은

아파트 4~5층 높이에 버금갈만큼,

큰 규모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보물 제1269호 개암사 괘불

 

위로 올라가서 내려다보거나,

의자에 앉아서 고개를 들고 바라보거나...

 

괘불을 감상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하나같은 공통점은 괘불의 크기에 놀라게 된다는 것이죠.

 

▲ 서화관 불교회화실

 

 

 

 

1749년에 조성되었다고 하는 개암사 괘불.

높이가 1,317m에 이를 정도로 큰 불화이며,

18세기 최고의 화사 의겸이 수화승으로 제작을 주도했고,

12명의 화승이 동참해 완성했다고 합니다.

 

봄가뭄이 너무 심해서 기우제라도 지내야할 것 같다는

뉴스를 접할 때면

왠일인지 저는 괘불이 생각났습니다.

 

아닌게 아니라, 개암사에 전하는 기록에 따르면

이 개암사 괘불은 죽은 이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영산재 외에도

기우제를 지낼때도 사용했다고 하는군요.

 

19세기 부안지역에 가뭄이 계속되자

괘불을 걸고 부처에게 비를 내리게 해달라는 의식을 치르자

비가 내렸다고 기록에 여러 차례 전한다고 합니다.

 

 

 

가운데 1번은 영산교주 석가모니불,

2번은 문수대보살,

3번은 보현대보살,

4번은 증청묘법 다보여래,

5번은 극락도사 아미타불,

6번은 관음대보살,

7번은 세지대보살입니다.

 

 

 

 

 

사실 종교가 불교가 아니라서 그런지, 

불화를 살펴보는 게 제일 어렵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설명을 보면서 찬찬히 살펴보다보면

각각의 보살이 다 다르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같은 듯 하면서도 손 모양과 옷, 머리장식까지 다르답니다.

 

화면 중앙에는 석가모니불과 문수, 보현보살이

찬란한 화염광배를 등지며

작은 연화대좌를 밟고 있습니다.

 

오른손은 길게 내리고, 왼손은 가슴쪽으로 들어서

엄지와 약지를 모으고 있는데요.

 

부처 옆에는 여의를 든 문수보살과 연꽃봉오리를 든 보현보살이 좌우로 모시고 있습니다.

위쪽에는 다보여래와 아미타불, 관음보살과 세지보살이

부처의 얼굴을 보며 비스듬히 서 있습니다.

 

 

그리고 부처의 광배 옆면에는 법신 비로자나 불과 보신 노사나불을 작게 그려

중앙의 석가모니불과 함께 삼신불을 상징적으로 표현했습니다.

 

괘불은 붉은색과 녹색이 많이 사용되었지만서도

호화스런 느낌이 아닌 장중한 느낌을 받습니다.

 

 

 

높이, 크기에 압도당하는 개암사 괘불...

이 괘불은 이번 전시에서 너비 30cm인 삼베 28폭을 이어붙여 바탕을 마련했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크기가 크다보니 안료를 비롯 제작에 많은 물품이 쓰였을거라 예상되는데요.

 

화기에는 괘불 제작에 필요한 물품을 공양한 이들의 명단도 적었는데,

일반신도 191명과 승려 59명, 모두 250명이라고 하는군요.

 

개암사 괘불은

 보면 볼수록 웅장함에 빠져들게 하는 묘한 매력을 갖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는 4월 26일까지 진행되니,

전시가 종료되기전에 꼭 감상해보시길 바랍니다.

 

 

 

개암사 괘불

- 전시장소 : 국립중앙박물관 서화관 불교회화실

- 전시기간 : 2014. 10.28~ 2015.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