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탐구생활/'10~16 국립중앙박물관

300년전 제주로의 여행, 제주의 과거를 살펴보는 시간. 탐라순력도실. 국립제주박물관

꼬양 2015. 3. 24. 06:30

 

 

옛날의 제주는 어땠을까요?

왠지 말이 뛰어놀고,

여자와 돌이 많은, 그런 척박한 땅을 떠올리게 되죠.

 

제주도가 고향이긴 하지만,

제주의 시간은 너무나도 빠르게 흘러가는 듯,

많은 것들이 급하게 변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그렇다면, 10년전 제주의 모습도 아닌,

300년전 제주의 모습은 어땠을까요?

 

국립제주박물관의 탐라순력도실에서는

타임머신을 탄 듯,

제주의 과거로 여행을 떠나볼 수 있습니다.

 

 

 

참.

제주도의 옛이름은 '탐라'로 알고 있으시겠지만~

 

그게 전부가 아닙니다.

 

삼국시대에서 통일신라시대까지는 '주호', '탐라국', '섭라', '탐모라'라 불렀고,

고려시대에는 '탁라'에서 '탐라군'이라 불리다가 '제주'라는 이름을 갖게 됩니다.

 

조선시대 동국여지승람에서는 '동영주'로 표기되어 있답니다.

 

제주의 이름은 고려시대부터 시작되었다는 것,

다들 아시겠죠?

 

 

 

▲ 탐라순력도실 전경

 

국립제주박물관의 탐라순력도실은 이해하기 쉽도록

제주도 해안 전체를 일직선으로 표현했습니다.

 

탐라순력도실은 한 편의 수묵화를 보는 듯한 느낌입니다.

 

▲ 탐라순력도, 보물 제652-6호, 조선 1702년

 

 

탐라순력도는 1702년 제주목사로 부임한 이형상(1653~1733)이 제주도내 각지의 순시를 비롯해

한 해 동안 거행했던 여러 행사를 화공 김남길로 하여금 기록하게 하여 만든 화첩입니다.

 

제주 전도 1면과 행사 장면 등 40면, 총 43면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 면마다 그림에 대한 제목과 간략한 설명을 덧붙였습니다.

 

그 중 1702년 10월 29일부터 11월 19일까지 21일 동안에

걸쳐 실시했던 순력장면이 22면으로 가장 많습니다.

 

제주인의 삶과 역사가 고스란히 담긴 탐라순력도를 통해 300년전 제주의 모습을 살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중요성을 인정받아 보물 제652-6호로 지정되었습니다.

 

▲ 탐라순력도에 나온 여정

 

제주목사 이형상의 기록을 따라,

300년전의 일정으로 여행을 떠나볼까요?

 

 

▲한라장촉, 가장 오래된 제주지도

 

지금 보는 것은 한라장촉,

현존하는 '독립된' 제주 지도로는 가장 오래된 지도입니다.

 

근데 뭔가 상당히 이상하죠?

 

요즘의 지도는 북쪽을 지도의 위로 하는데,

이 지도는 남쪽을 위로 놓았습니다.

 

옛 지도에서 종종 볼 수 있는 것으로

제주도와 같은 섬의 경우 한반도에서 바라보는 시점에서 그렸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제주목, 정의현, 대정현 삼읍과

해안을 돌아가며 설치한 9개 진의 위치는 붉은색으로 표시했습니다.

 

 

▲ 조천조점, 조천진성을 둘러보다, 1702년(숙종 28) 10월 29일

 

 

외가가 조천근처인지라 이곳을 자주갔는데,

옛날의 조천은 이런 모습이었나봅니다.

 

물론 조천진성은 남아있지 않다는 게 너무나도 슬픕니다.

 

 

조천진에 위치한 성으로 제주목사 일행이 들어가고 있습니다.

조천진에서는 군사훈련과 인근 목장의 말을 점검하게 되는데요,

 

그림의 윗부분에서는 말을 점검하기 위해 원장과 사장을 설치했습니다.

원장은 말을 모아놓기 위한 원형의 목책이고,

사장은 말이 한 마리씩 통과할 수 있도록 만든 좁은 목책 통과문입니다.

 

말이 참으로 생동감있게 그려졌죠? 

 

 

△ 정방탐승, 정방폭포를 구경하다, 1702년(숙종 28) 11월 5일

 

 

배를 타고 정방폭포를 구경하고 있는 모습을 그렸습니다.

폭포를 감상하기 위해 띄운 배와

악공과 춤추는 무희들이 타고 있는 배가 함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폭포 위쪽에 소나무와 폭포 앞바다에 사실적으로 묘사된 섶섬은 지금의 모습과 거의 비슷합니다.

300년동안 섶섬은 그 모습 그대로, 잘 있어줬다는 것을 알 수 있었어요.

 

영화, 드라마 배경으로 많이 나왔던 정방폭포를 그림속에서 만나는 것도 새로웠는데요,

물론, 배에서 바라보는 정방폭포가 더 멋질 것 같다는 생각이 됩니다.

 

정방폭포는 폭포앞에서만 보았지,

배를 타고 보지는 못했거든요 ㅠㅠ

 

 

 

▲ 현폭사우, 폭포에서 활을 쏘다, 1702년(숙종 28) 11월 6일

 

정방폭포에 이은, 멋진 폭포의 모습.

이곳은 어디일까요?

 

 

중문에 위치한 천제연 폭포에서 활쏘는 모습을 담았습니다.

과거 사진이 없던 시절의 모습을 이렇게 그림으로 만나게 되네요.

 

천제연 폭포의 반대편에 과녁을 설치해 화살을 쏘는데,

폭포의 좌우에 매놓은 줄을 이용해 짚이나 풀로 만든 인형인

추인을 이동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추인은 주로 화살을 쏘는 표적으로 이용되지만,

여기서는 과녁에 쏜 화살을 상대편에서 추인에 꽂으면 이를 당겨서 화살을 전해받는데 쓰였다고 합니다.

 

폭포에서 활쏘는 모습이라...

왠지 상상만으로도 멋지지 않나요?

 

저는 사극의 한 장면이 떠올랐어요 ^^

 

 

△산방배작, 산방굴에서 술을 들다, 1702년(숙종 28) 11월 10일

 

보기만해도 산방산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300년전의 산방산도 여전하네요.

 

산방굴 안에서 술을 들고 있습니다.

돌로 이루어진 산방산의 모습을 웅장하게 표현했고,

굴 입구의 커다란 소나무는 지금의 모습과 같습니다.

 

주변의 형제섬과 송악산, 용머리 해안도 함께 표시되어 있습니다. ^^

오른쪽 끝의 형제섬을 보며, 저는 사계 해안도로의 모습도 떠올렸네요 ㅎ

 

 

 

 

 

 

▲ 성산관일, 성산봉에서 해돋이를 보다, 1702년(숙종 28) 7월 13일

 

 

탐라순력도에는 공식적인 순력이외에 명승지를 방문한 내용도 기록되어 있습니다.

 

저 멀리 해가 떠오르고 있는데요,

제주에서 일출을 보는 곳은?

 

모두들 생각하는 그 곳이 있죠.

제주를 여행하는 모든 이들이 들리는 곳, 성산일출봉이죠.

 

성산봉에서 해뜨는 장면을 그린 그림인데,

성산봉과 우도의 모습이 자세히 그려져있어요.

 

일출봉 아래에서 위쪽으로 올라가는 길이 가파르게 묘사되어 있는데

지금의 일출봉을 오르는 길과 비슷하게 되어있다는 게 신기했습니다.

 

성산봉의 기암절벽은 입체감을 살려 독특하게 표현했고,

바닷가의 파도치는 모습과 바다 한가운데 묘사된 물결표현은

민화풍의 그림과 유사합니다.

 

바다에서 떠오르는 해의 모습도 인상적으로 그려냈다는 점에서

상당히 인상적이었어요.

 

 

 

 

그리고 이렇게 터치스크린으로 탐라순력도에 대해 잘 알 수 있도록 되어있습니다.

 

▲ 탐라순력도 터치스크린

 

18세기 초 제주인의 삶과 역사가 고스란히 담긴 탐라순력도는

조선시대 지방관리의 순력의 내용을

알 수 있다는 것과 더불어 300년전 제주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성이 큽니다.

 

과거의 제주와 현재의 제주를 비교하면서 살펴보다보니,

정말 과거로 여행을 떠난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제주의 자연을 특징을 잘 잡아 화폭에 풀어놓은 것도,

 지금의 모습과 그때의 모습이 비슷하다는 것도 참으로 놀라웠습니다.

 

 문득 떠오른 질문인데요.

300년 후의 제주는 어떤 모습일까요?

미래에는 제주의 모습을 생생한 사진으로 볼 수 있겠죠?

 

제주여행을 하면서 과거의 제주의 모습이 궁금하다면

국립제주박물관을 들려보세요.

그러면 답이 나온답니다. ^^

 

 

국립제주박물관

* 관람시간 : 09:00~18:00(평일), 09:00~19:00(토,일,공휴일)

* 휴관일 : 매주 월요일

* 관람료 : 무료

* 탐라순력도실 : 상설전시관 내에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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