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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한 황금의 나라, 미얀마. '천불천탑의 신비, 미얀마' EBS 다큐프라임.

꼬양 2015. 5. 27. 10:30

 

미얀마...

이름은 익숙하지만, 그곳이 어떤 곳인가를 떠올리라고 하면

참 어려운 것 같다.

 

 

여행지로도 알려지지 않았고,

미얀마의 역사, 유물에 대해서도 잘 모르는 사람이 더 많다.

그저 국민 대부분이 불교를 믿고, 불심이 깊은 나라,

아직까지 정보가 별로 없어서 호기심이 많이 가는 나라,

나에게 미얀마는 이런 정도였다.

 

EBS 다큐프라임을 가끔씩 보는데,

이번은 잘 알려지지 않은 곳, 미얀마를 다뤄서 유심히 시청했다.

 

3부작으로 구성된 다큐멘터리는 미얀마 최초로 3D로 제작이 된다고 했다.

또한 미얀마 MRTV-4와 함께 공동제작을 했고,

이번 다큐멘터리의 스케일이 엄청나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아직 5월이지만 더위는 여름처럼 상당하다.

미얀마의 더위는 오죽하랴.

 

제작기간 22개월, 100일간의 미얀마 로케로 완성된 이 다큐멘터리는

처음 시작부터 기대가 되었다.

 

 

1부 황금의 전설...

할아버지와 손자의 대화로 시작하는 다큐.

 

어느 나라든 신화, 전설을 갖고 있다.

미얀마는 어떤 이야기를 품고 있을까 궁금했다.

옛날 미얀마에는 한 왕국이 있었고,

왕국의 왕자님은 특별한 능력을 갖고 있었다고 한다.

그가 웃으면 하늘에서 비가 내렸는데, 그것은 황금의 비라고 한다.

 

황금의 나라 미얀마는 전설조차 남다른 스케일을 갖고 있었다.

 

해발 900m에 자리잡은 인레호수에는 1년에 한번 축제가 열린다고 한다.

파웅도우 부처님을 실은 배는 강을 따라 주변 절을 돈다고 한다.

 

신비로운 부처님은 어디서 온 것일까?

이야기는 12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5cm의 5개의 불상은 파웅도우 사원에 모셔지게 되었고,

매년 이 부처님이 온 날을 기념해 축제를 연다.

 

사원에 모셔진 후 참배객들이 금박을 입히기 시작해 지금의 얼굴없는 부처님이 되었다고 한다.

 

40여년전 불상을 모시고 가던 배가 폭우로 전복되었고,

4기의 불상은 찾았지만 1기는 찾지 못했다고 한다.

하지만 사원으로 돌아와보니 수초로 뒤덮힌 불상 한 기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래서 축제기간에는 한 기는 사원에 두고 4기만 배를 타고 다닌다고 한다.

 

이런 일을 두고 정말 기적이라하는 것 같다.

 

 

파웅도우 사원의 불상은 특이하게 얼굴이 없다.

그냥 금덩이처럼 보일뿐이다.

 

얼굴없는 부처는 독특하다못해 충격으로 다가왔다. 

미얀마 사람들은 왜 불탑이든 불상이든 다 금을 붙일까?

 

다큐를 보면서 든 또 하나의 의문은 미얀마의 무수한 불탑은 다 황금빛을 띤다는 것이다.

 

어느 나라에서도 볼 수 없는 놀라운 광경.

황금을 좋아한다는 중국에서도 모든 탑에 이렇게 금박을 입히진 못한다.

 

동남아에서 가장 큰 영토를 가진 미얀마는 수많은 황금불탑을 갖고 있기도 하다.

 

양곤 국립박물관에 전시된 유물을 살펴봐도 황금 유물이 참 많았다.

 

황금유물이 많은 이유, 그들이 불상과 탑에 금을 붙이는 이유는

다큐를 보면서 알 수 있었다.

 

 

 

미얀마 사람들이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보물 3가지는 무엇일까?

첫번째는 쉐다곤 사원이다.

양곤의 한가운데 자리잡고 있는 이 사원은 탑의 높이만 100m에 이를 정도로

어마어마한 규모를 자랑한다.

 

이 사원은 석가모니 부처님이 살아있을 때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인도와 미얀마를 오가던 무역상들은 인도땅에서 석가모니 부처를 만나게 되고 제자가 되었다.

호떡을 부처에게 보시하고 머리카락 8개를 얻어 돌아와

왕에게 바쳤다고 한다.

왕이 머리카락이 든 상자를 여는 순간 보석이 빛처럼 쏟아졌고,

히말라야의 나무들은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기적이 일어났다고 한다.

 

왕은 탑을 세워 부처님 머리카락을 모셨고, 이것이 쉐다곤 사원이다.

 

 

 

쉐다곤 경내 역시 온통 금으로 뒤덮혀있다.

여왕은 파고다에 금을 입혀 보시했고,

금박을 만드는 방식은 아직도 옛날 방식을 고수한다고 한다.

 

금박은 미얀마 최고 인기상품으로, 사람들은 앞다투어 금박을 사고 금을 입힌다.

불상에 금박을 입히며 사람들은 기도를 한다.

더 잘 살고, 열반에 이를 수 있기를 빌면서 말이다.

 

불상에 금박이 두꺼워질수록 시간도 쌓인다.

 

신비로운 모습에 감탄할뿐만 아니라 

그 뒤로 펼쳐지는 때묻지 않은 수려한 풍경들에 더 끌리기도 했다.

 

카메라 렌즈에 담기만해도 그림이 되는 그런 풍경들이랄까.

옛날부터 그 자리를 지켜온 탑과 자연...

모든 것이 미얀마, 그 자체를 말하는 것만 같았다.

 

 

 

라오스 여행을 가서 여행자들이 보는 독특한 광경은 '보시'다.

미얀마에서도 이 보시 행렬을 볼 수 있다.

 

새벽 5시, 승려들은 탁발의 길을 나선다.

마을 사람들은 승려들의 공양그릇에 음식을 담아주는데,

조건없이 마음과 물건을 베푸는 행위를 보시라고 한다.

 

미얀마에서 보시는 오늘속에 살아있는 전통, 일생의 생활이다.

보시한다는 것은 그 자체가 큰 기쁨이며

자신의 공덕을 쌓는 것이다.

 

미얀마의 모든 사원은 오늘 속에 살아있는 전통, 일상의 생활이다.

부처, 사원, 승려에게 행한 보시가 공덕으로 돌아온다는 것이며

자신의 공덕을 쌓는다는 것이다.

 

그 중 최고의 공덕으로 간주되었던 것이 황금이다.

 

황금은 모두가 갖고싶어하는 것이고,

금을 부처에게 보시하는 이유는 탐욕을 버리라는 부처의 말씀을 따르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최고의 기부는 자신에게 가장 가치있고, 소중한 보물을 내놓는 것이다.

황금을 기부하고 불상에 금박을 붙이는 것이 최고의 기부다.

 

왕조차 신으로 태어나고자하는 것도 아니고, 왕으로 다시 태어나고자 부처에게 빌지 않는다.

그저 부처가 되고자한다고 한다.

모든 미얀마인들의 소망이자 왕에서 천민, 지금에 이르기까지,

부처가 되고자한다는 그 소망은 긴 역사를 이어오고 있다.

 

 

 

바위 위에 서 있는 아슬아슬한 탑.

두번째 보물은 바로 이 탑, 짜잇티요 불탑이다.

 

부처님 머리카락 3개를 모시고 있다는 이 탑은

지진, 폭풍에도 끄떡없이 기적처럼 서 있다.

 

이 탑 역시 순례자들이 붙이는 금박으로 금탑이 되었고, 금바위가 되었다.

하지만 여자들은 신성한 바위에 접근할 수 없고,

대신 승려들이 바위에 붙여준다.

 

여성들은 멀찍이서 기도만 하지만,

보시의 가치에는 남녀가 없다.

 

사랑하는 사람과 행복하게 살아달라고,

시험 잘 보게 해달라고,

커서 군인이 되어달라고, 사업가로 성공해달라고 기도를 하는 이들...

 

 절에 가서 등을 올리고 기도를 하는 우리네와 별다를게 없었다.

그러한 모습이 더더욱 친근하게 다가왔다.

 

 

찬란한 황금처럼 그들의 믿음 뜨겁고 깊었다.

금빛은 미얀마인들의 마음을 나타내는 것 같았다.

 

 

2부는 버강, 위대한 왕국의 꿈으로,

미얀마 버강왕국의 불교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국민의 90%가 불교신자이고, 부처에게 기도하는 것이 일상인 나라 미얀마.

남자어린이의 성인식조차 불교와 관련이 있다.

미얀마에서 남자라면, 군대를 가는 것이 아니라

머리를 깎고 단기간의 승려생활을 하며 엄격한 수행생활을 해야한다.

 

남자라면 일생에 한번은 승려가 되어야하는 것이다.

이들에게 불교는 뿌리깊은 전통, 삶 그 자체였다.

 

하지만 예전에 불교가 이렇게 깨끗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유리궁연대기에서는 기존 불교의 타락성을 전하고 있었는데.

스님이 살인을 저지르든, 여자를 범하든 아리교 불경을 읊으면 죄를 면죄받을 수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신아라한이 가져온 상좌부불교(소승불교)가 버강제국의 각지에 전파되면서

체계가 잡히기 시작했고, 나라도 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

 

쉐지곤불탑은 미얀마 불탑의 표준으로,

열반에 들기 위한 왕의 여정이라 말할 수 있고,

불교개혁의 상징이기도 하다.

 

미얀마 최초의 통일제국 버강의 아노야타왕은

동남사이아 소승불교 발전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불탑을 쌓는 것은 부처가 되는 공덕을 쌓는 것이라 믿었고,

왕들은 불탑을 쌓아올렸다.

 

공덕은 자신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나눌 수 있는 것이라 생각했고,

왕들은 자신이 쌓은 공덕을 백성과 나누려했다.

 

왕의 권위를 드러내고자하는 욕망도 담겨있지만,

백성과 함께 나누려하는 것도 들어있었다.

불교국가의 통치철학 역시 탑에 담겨있었고,

왕과 백성이 함께 열반에 들고자하는 염원이 들어있었다.

 

 

 

 

 

 

 

 

 

 

하지만 일반 백성들은 탑에 금박을 입힐 정도로 여유는 되지 않았다.

저마다 형편에 맞게 불탑을 지었다.

 

보통의 탑들은 노역으로 지어졌다하지만, 미얀마는 다르다.

부역노동이 아니었기에 생산성이 높았다.

건축에 참여한 사람들은 현대적 의미의 계약노동자들이었기에

동남아시아의 기술자들은 버강으로 몰려들었고, 버강은 발전했다.

 

천불천탑의 나라,

이처럼 많은 불탑을 세운 나라는 없었다.

 

 

 

3부는 따로 내용이 있었던 것은 아니고, 이른바 에필로그와 같았다.

촬영이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스탭들의 고생과 노력이 담겨있었다.

 

예상했던대로 미얀마에 대한 자료가 전혀 없었고,

유물이나 유적은 잘 남아있지만 연구가 제대로 되어있지 않아

콘셉잡기조차 힘들었다는 제작진의 어려움이 고스란히 녹아있었다.

 

미얀마 MRTV-4와의 공동제작.

촬영장소는 그들에게는 새로운 경험, 열띤 배움의 장이었다.

한국인들에게는 미얀마 재발견의 장이었음은 물론이었다.

 

2부에서는 미얀마의 과거를 재현했는데,

신인배우들이 아닌 미얀마 최고스타들이 출연해 이 다큐에 대한 배우들의 기대 역시 크다는 것을 보여줬다.

 

심지어 미얀마 스님들까지 한 씬을 위해 무상으로 출연했다고 했다.

물론 무보수 엑스트라까지 자청해서 미얀마 방송스탭들이 그 자리를 채우기도 했다.

 

 

 

 

 

 

 이동거리가 상당한 다큐멘터리.

약 2500km에 달하는 행군,

하늘과 물 위까지 이어졌던 촬영.

 

제작기간 22개월 촬영기간 45일,

과정은 힘겨웠지만 다큐는 달았다.

 

그들의 땀과 노력, 고생덕분에 우리 이처럼 편하게 시청하는 호사를 누릴 수 있었다. 

 

우리나라 역시 삼국시대부터 불교가 전래되었고,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불사를 일으켜 공덕을 쌓으며 부처에게 소원을 비는 것은 미얀마나 우리나라나 같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자신의 부모와 가족을 위해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하고, 정성을 들였던 흔적들은

세월을 돌고 돌아 천불천탑으로, 켜켜이 쌓인 금박으로 나타났다.

그들의 불심은 찬란하게 빛나는 황금빛이었다.

 

왕에서부터 일반 백성까지,

미얀마인들의 삶과 역사, 그들의 마음을 엿볼 수 있었던 다큐멘터리.

 

진짜 미얀마의 모습을 볼 수 있었고, 미얀마의 매력에 빠져들게 되었다.

사실 그 전에는 라오스 여행을 가볼까 생각을 했었는데, 지금은 달라졌다.

라오스보다 먼저 미얀마 여행을 생각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천불천탑의 신비의 나라 미얀마.

찬란한 황금빛 탑들이 어서 미얀마로 오라고 부르는 것만 같다.

 

 

<EBS 홈페이지에서 TV 다시보기를 통해 시청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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