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탐구생활/나 이거 읽었어-독서

영어에 숨은 역사적배경 살펴보기. 세계사를 품은 영어이야기

꼬양 2015. 3. 25. 06:30

 

 

[도서 리뷰]

만국공통어가 된 영어.

영어를 배우기만 했지,

영어 뒤에 숨겨진 역사는 거의 간과하고 살았던 것 같다.

 

사실 영문과가 아닌 이상 이렇게 영어에 대해 잘 알기는 힘들 것 같다.

영어는 어디에서, 어떻게 시작되었을까?

단어는 어떤 과정으로 생겨났고, 어떻게 바뀌었는지,

셰익스피어가 새롭게 만들어낸 단어는 과연?

 

지루할 수 있는 영어에 관한 이야기를 풍부하고 다양한 사례로 푼 책,

세계사를 품은 영어이야기를 읽게 되었다.

 

 

 

'영어의 시대를 살면서

누구든 한 번은 읽어야 할 책'이라는 띠지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물론 이어령이 추천했다는 말에 귀가 솔깃하기도 했다.

사실 난 영어보다는 한글이 더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이고,

영어를 배우기전에 한글부터 제대로 배워야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어찌되었든,

영어와 세계사를 묶어서 풀어낸 이책은 흥미로웠다.

 

 

 

저자에 관해서도 살펴보았다.

 

필립 구든은 타고난 이야기꾼이라는 칭송을 듣는 작가다.

그의 능력은 재미없다고 느껴지는 역사를 흥미로운 옛날이야기로 만들었다.

 

 

중세 초기에 앵글로색슨족이 들여온 게르만계 언어에서 시작되어

11세기 이후에는 노르만 프랑스어로부터 큰 영향을 받은 영어.

 

책을 읽으면서 세계사에서 자주 접한 용어들을 많이 접할 수 있었다.

 

 

 

책속에서는 이렇게 도표와 사진 등을 통해 이해를 쉽게 돕고 있다.

 

책의 서문은 만국공통어가 있었다는 신화와 전설에 대한 언급부터 시작한다.

18세기에 시작된 연구결과 인도-유럽어라는 조상언어가 있었고

그로부터 매우 다양한 언어가 파생되어 북반구 곳곳으로 퍼져나갔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물론 조상 언어인 인도-유럽어는 더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수천년이 흐르고 이 언어를 쓰는 사람 수백만명이 곳곳으로 흩어지면서 사라진 것이다.

물론 인도-유럽어로 된 기록도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인도-유럽어라는 몸통은 히타이트어, 토카리아어, 고트어 같이 사라진 언어를 비롯해

다양한 고대 언어를 파생했다한다

현대 스페인어, 독일어, 영어의 시조인 것이다.

 

그리고 19세기 말에는 새로운 만국공통어를 만들려는 시도가 유행처럼 번졌다.

하지만 이러한 인공어 가운데 가장 큰 성공을 거둔 것이 에스페란토어다.

하지만 그 사용자수가 세계 2대언어인 중국어와 영어에 비하면 극소수라는 점은 참으로 놀랍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국 공통어가 있었다는 믿음이나

그에 대한 바람은 오늘날에도 사라지지 않다는 것이다.

 

 

 

책을 읽다보면

왼쪽의 각주를 주의깊게 보게 된다.

새뮤얼 존슨박사의 문장도 그렇거니와,

 

랠프 윌도 에머슨이

'언어는 모든 인류가 돌을 쌓아 올려 건설한 도시다.'라는 말이

책을 읽는 내내 기억에 남았다. 

 

 

 

집중하고 봤던 부분은 셰익스피어가 나온 챕터였다.

셰익스피어가 사는 동안 영국은 여왕 엘리자베스 1세 밑에서 강국으로 떠올랐다한다.

그리고 영어는 실험과 말장난 재료가 되었다.

옛날 사물을 독창적으로 표현하는 신조어가 많이 생겨났고,

지나치게 장식적이고 부자연스러운 신조어를 '잉크통 용어'라 하기도 했다.

 

중고등학교때 영어시집, 소설책을 사서 읽기도 했었다.

그때 만났던 영어는 교과서 영어와 너무나도 달라서

참으로 낯설었었다.

 

그때의 낯설음은 당연한 것이었다.

특히나 셰익스피어의 경우에는 고대 영어, 노르만 프랑스어, 라틴어 등에서

비롯된 영어단어를 사용했기때문에...

 

단어에 대한 각주가 책에 나와있긴했지만,

그때 내가 받은 느낌은

 옛 한글로 쓰인 오래된 책을 읽는듯한,

알아보고 어떤 뜻인줄은 알겠지만 참으로 낯선 기분이었다.

 

위의 사진은 맥베스의 한 구절이다. 

연극 맥베스의 중반부분에 자신이 저지른 범죄를 되돌릴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자 맥베스는 아내에게 이렇게 말한다.

 

마음깊이 우러나오는 대사로,

맥베스가 느끼는 절망감과 죄를 잊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내고 있다.

 

책에서는 이렇게 구절을 넣고,

단어의 어원, 설명을 곁들여서 다시금 영어사를 공부하는 느낌이 들었다.

 

 

또한 책의 한쪽면에 쉬어가는 편으로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왕실도서관은 어떤 모습일까 궁금하기도 했고,

새뮤엘 존슨의 이야기도 흥미로워서 재미있게 읽었다.

 

 

그리고 지금 내가 9년째 하고 있는 이 블로그...

블로그라는 단어 역시 21세기에 나타난 단어도

이 책에서 더 자세히 알 수 있었다.

 

현대적인 개념이 오래된 단어로 이루어졌다는 게

참으로 흥미로웠다.

 

 

조지 웨버는 경제력과 '사회문화적 위상'같은 요인까지 감안해

가장 영향력이 큰 10대 언어를 다음과 같이 선정했다.

 

1. 영어

2. 프랑스어

3. 아랍어

4. 스페인어

5. 러시아어

6. 독일어

7. 중국어

8. 포르투갈어

9. 힌디어/우르두어

10. 벵골어

 

한국어가 이 순위안에 들지 않는다는 게 안타깝지만,

영어가 영향력이 크다는 것은 인정할 수 밖에 없다.

(한국어가 이 순위에 들 날이 있을지 없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

 

전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언어, 영어.

과거의 영어와 현재의 영어,

아울러 세계사까지 맞깔나게 버무린 책, 세계사를 품은 영어이야기.  

 

영어는 요즘 대세이기도 하며, 앞으로 영향력은 계속 커질 것이라 생각된다.

때문에 영어를 배워야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기도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배움 이전에 영어 뒤에 감춰뒀던 세계사를 살펴볼 수 있었기에 유익했다.

 

 


세계사를 품은 영어 이야기

저자
필립 구든 지음
출판사
허니와이즈 | 2015-03-04 출간
카테고리
역사/문화
책소개
영어는 어떻게 세상을 정복하게 되었는가? '영어의 시대'를 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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