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완 여행]
해발 3,800m... 산과 바위가 둘러싸고 있는 대리석 협곡.
누구든 이곳을 가면 자연의 경이로움에 감탄만 하게 되는데요.
아침 6시 반에 타이페이역에서 화롄행 기차를 타고 오전 9시 반에 화롄에 도착했습니다.
타이완 MRT 첫차는 6시에 오더라구요 ㅎㅎ
다행히 숙소와 타이페이 메인역과 거리는 얼마되지 않아서
6시 20분에 플랫폼에 도착했고,
무사히 기차를 탔습니다.
기차를 타자 긴장이 풀렸고, 결국 기차안에서 숙면을 했네요;;ㅎㅎ
Taroko National Park
Xiulin Township
Hualien County, 972
거의 3시간(2시간 50분) 기차를 타고 화롄역에 내렸는데요.
기차역에는 택시들이 줄지어 있었고,
그 중 한 택시를 정해 택시투어를 했습니다.
5시간에 2,100타이완 달러를 주고 투어를 하기로 했네요.
아저씨가 2,200을 불렀는데,
저희는 3명이고, 비싸게 느껴진다고 깍아달라고 했거든요.
아저씨가 200은 안된다고 했고,
저희는 100이라도 가격 내려달라고 했고,
아저씨는 흔쾌히 승낙합니다.
저희가 가격을 좀 깍았음에도 불구하고, 기사아저씨는 정말 열심히 운전하셨고,
올라가는 길에는 화롄역이 아닌 타이루거 역으로 데려주는 것은 물론,
기차역에서 기차시간대를 앞당겨달라는 말까지 직원에게 해주셨습니다.
덕분에 편하게 기차시간대도 변경했고,
저녁시간에는 시간이 남아서 딘타이펑에서 맛있는 식사까지 할 수 있었네요. ^^
어찌나 고맙던지요 ㅎㅎ
그 이야기는 나중에 더 이어서 하고,
오늘은 타이루거 협곡의 사카당 트레일 풍경을 감상해보시죠 ^^
사실 여길 가는 전날까지는 폭풍우가 몰아치듯 비가 내렸습니다.
밤에 정말 걱정이 되어서 잠을 제대로 못 잘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화롄가는 날은 날씨가 맑았습니다.
파란 하늘에 졸려서 풀렸던 눈도 탁트였고,
멋진 자연이 반겨줄 것이라는 생각에 가슴이 두근거렸어요.
화롄역에서 30분 정도 택시를 타고 산길을 오릅니다.
멋진 풍경이 창밖으로 지나가고, 붉은 기와문 앞에서 아저씨가 택시를 세웁니다.
이곳이 바로 입구였습니다.
한국인이라는 걸 알고 아저씨는 구글언어번역기를 이용해
한국어로 이름을 알려주더군요 ^^
기술의 힘이란~ㅎㅎ
입구에서 바라보니
스케일이 정말 남다릅니다.
이걸 사람의 손으로 일궈내다니,
그저 놀랄뿐입니다.
물론 이 도로를 만들기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희생되었고,
그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절도 세웠죠.
파란 하늘 아래 펼쳐진 산과 강.
택시투어의 장점은?
아저씨가 사진을 찍어줍니다.
세명이서 여행을 하다보니
셋이서 사진 찍는게 제일 어렵더라구요.
아저씨는 사진이 잘 나오는 포인트를 알고
사진도 예쁘게 잘 찍어줬습니다. ^^
셋이서 사진을 가장 많이 찍었던 곳이 바로 이 화롄이었습니다.
인증샷을 찍고, 경치 감상을 잠깐 하고 다시 택시를 타는데요, 어느 터널 앞 다리에 멈춰섭니다.
이 다리 아래서부터 트레일이 시작되는 것이었죠.
한 시간정도 트레일을 할 시간이 주어졌습니다.
다리 아래는 까마득한 절벽이 펼쳐졌는데요.
'사카당보도', '사카당 트레일' 구간입니다.
이곳은 총 4.5km의 산길로
일제강점기에 일본인들이 발전소를 건축하기 위해 만든 것으로
원주민들이 다니던 길입니다.
즉, 원주민들은 일본의 발전소 건설에 이용되었다는 것.
대만을 다니다보니 일본의 색채가 곳곳에 진하게 묻어나는 느낌도 듭니다.
물론 그것은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지만요.
암튼... 끝까지 다녀오려면 왕복 4시간 정도가 소요되지만
1시간 정도 걷는 게 가장 좋더라구요 ^^
끝까지 다녀오면,
다른 곳 구경을 못하거든요 ㅠㅠ
다리에서 내려와 마주하는 계곡.
빨간 다리가 초록의 빛깔과 선명하게 대비됩니다.
처음에 내렸던 곳,
사카당 트레일의 시작점이 바로 저 다리입니다.
조심하라는 안내문구가 붙어있습니다 ^^
키가 큰 사람은 바위에 다칠 것만 같기도 하네요.
머리 위를 조심하면서 걸어야하는 길.
하지만 왼쪽으로는 멋진 풍경이 펼쳐집니다.
처음에 트레일을 시작하면서는
몇 걸음 걷지 않아 사진찍고 정신이 없었습니다...
걷는 속도가 더딜 수 밖에 없었어요.
발걸음을 붙잡는 풍경이란 이런 것이겠죠.
험준한 바위와 함께 걷는 길,
필요한 것은
약간의 물과 운동화.
그런데 이 길을 힐을 신고 걷는 사람들이 있더군요 ^^
그저 대단하다고,
엄지 손가락만 치켜들었네요 ㅎㅎ
한국인은 아녔고, 중국인이었어요;;ㅎㅎ
이런 길을 언제 또 걸어볼까.
깊이 숨도 들이마셔보고, 신나게 걸어봅니다.
이 길도 사람이 낸 길이죠.
그리고 원주민이 다니는 길이구요.
눈은 가만히 있질 못하고
협곡의 풍경에 빠져듭니다.
바빠지는 것은 손놀림.
카메라 역시 너무나도 빨라집니다.
물이 흘러가는 소리,
나무의 서걱거림이 그저 들릴 뿐이지요.
시작점에서는 사람들이 많지만,
가다보면 사람들과 거리가 생기게 됩니다.
빨리 걷는 사람도 있고,
늦게 걷는 사람도 있으니까요 ^^
하지만 사람들을 다 보내고 찬찬히 걷다보면
이 멋진 풍경이 내것만 같은 착각에 빠지게 되더군요.
혼자 여유롭게 사색하면서 잠시 걷는 시간.
이런 게 행복이 아닌 가 싶었습니다.
이 기분이 너무나도 좋아서 폴짝폴짝 뛰고 싶었을 정도였으니까요.
눈으로만 바라만봐야 하는 폭포.
카메라 줌으로 힘껏 당겨본 게 이거군요 ^^;;
그만큼 폭포는 저 아래에 있다는 것~
맑은 물이 청량하게 느껴집니다.
파란 하늘 아래의 협곡.
하지만 아쉽게도 파란 하늘이 계속 있어주지는 않았습니다.
아무래도 해발 3,800m의 산지대다보니,
날씨 변화가 정말 엄청났습니다.
지금은 파란하늘이었지만
오후가 되자 비가 내리더군요. ㅠㅠ
초록이끼가 융단처럼 바위에 돋아있었어요.
초록의 숲과 초록의 이끼.
마냥 눈이 편해지네요.
넓어졌다 좁아졌다를 반복하는 길.
큰 바위와 작은 돌이 엉켜있는 강.
굽이굽이, 꼬불꼬불...
일직선이 아닌 이런 길을 걷는 것도 참 오랜만이었습니다.
이 시간을 잊어버릴까 두려웠고,
이 순간을 계속해서 기억하고 싶기만 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점점 발걸음은 빨라졌고,
카메라는 점점 할일이 없어졌습니다.
가장 좋은 렌즈는 사람의 눈이라는 걸
다시금 느끼면서
사카당 트레일을 제대로 만끽해봅니다.
걷다보니 한시간이 이렇게 빠른지 몰랐습니다.
멋진 경치에 빠져서 한동안 헤어나오지 못했네요.
참... 타이루거 협곡은 입장료는 무료지만
비가 오거나 기상이 좋지 않을 경우에는
이 협곡 출입이 금지됩니다.
낙석위험이 너무나도 큰 지역이기에 그렇습니다.
저희가 택시타고 협곡을 돌 때도
낙석이 도로 한 가운데 떨어져서
저희도 큰일날 뻔했지만요.
아저씨가 급하게 방향을 틀어서 다들 죽다보나 했는데,
알고보니 돌때문이었습니다.
아무튼... 날씨가 도와줘서 참으로 다행이었던 화롄 협곡투어.
하지만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습니다. ^^
타이루거 협곡의 어마어마한 풍경은
이게 시작이라는 게 더 놀라웠습니다.
자연의 신비로움, 경이로움이란 이런 것이구나라는 걸
제대로 느끼고 깨달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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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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