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탐구생활/중국 - 칭다오(청도)

중국저가항공사 산둥항공 탑승기. 심장이 쿵. 현실이 더 영화같았던 순간. 칭다오 여행

꼬양 2014. 11. 24. 06:30

 

 

[칭다오 여행]

정말 오랜만에 쓰는 포스팅이네요.

이래저래 바쁘기도 했고, 중국을 다시 다녀와서 정신이 없었던 꼬양입니다.

 

저는 여행을 많이 가기에 정말 많은 비행기를 탑니다.

늘 타던 비행기를 타는 것이 아니라,

시간과 비용을 비교해보고, 마일리지 적립까지 따져보고서

저렴한 항공사의 비행기를 예약하는데요.

 

이번에 칭다오를 다녀오면서는 중국 저가항공사 중 하나인

산둥항공을 타게 되었습니다.

국토부는 7개국적사와 국내에 취항하는 31개국 67개국 외국항공사의

지연, 결항률 등 안전정보를 국토부 웹사이트에 올려놓는데요.

이 정보에 따르면 산둥항공은 지연, 결항사례가 전혀 없었습니다.

그래서 안심하고 탈 수 있었죠.

 

하지만 제가 탄 비행기에서... 

처음으로 산둥항공의 지연사례가 발생하게 되었습니다. 

 

 

수없이 여행을 많이 다녔고 많은 사건사고가 일어났지만,

이렇게 소름끼치던 적은 없었습니다.

 

그 사건인즉.

아기 발가락절단사건이었죠.

 

무시무시한 사건과 함께 시작된 칭다오여행.

중국에 있는 내내...

엄마의 절규와 아기의 울음소리가 맴돌아서...

정말 참 멘붕이었습니다.

 

그나저나, 제가 이 포스팅을 올리는 것은

산둥항공 비행기 탑승기를 올린 분은 거의 없기에

궁금하실 것도 같다는 이유에서인데요.

 

물론 그렇지는 않겠지만, 아기발가락 절단 사건이 났다고 해서

'이 항공사가 나쁘다. 후지다.'

이런 식으로 판단은 내리지 말아주세요~

 

 

 

1994년에 취항한 산둥항공.

우리나라에서는 산둥항공을 타고, 옌타이, 칭다오, 지난을 갈 수 있습니다.

그리고 중국내에서는 산둥항공을 타고

중국 내륙의 공항 뿐만 아니라 일본, 대만을 갈 수 있죠.

 

산둥항공은 조금은 어색한 한국어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있지만,

중국어, 영어 홈페이지도 있습니다.

 

한국어로 예약을 하려면 오류가 나서

영어로 해야한다는 것이 함정이지만요.

 

하지만 어지간해서는 모든 항공사를 비교해봤을 때

티켓 가격이 제일 저렴하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

 

공항세와 유류세 포함한 국제선 편도 가격이 국내 저가항공 제주행 편도표 가격대인 7만원 정도거든요.

물론 더 저렴할 때도 있고요, 그때그때마다 다릅니다.

 

때문에 이 항공사를 이용한다면 수시로 들여다보면서 가격을 확인할 필요가 있어요.

유류, 공항세 포함해 왕복 99,000원의 특가도 나올 때가 있기에요.

메이저 항공사에서 가끔 특가 상품이 나올때는 굳이 이 항공사를 이용할 필요는 없겠지만요.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산둥항공 비행기 좌석 시트는...파란색.

조금은 촌스러워 보이는 문양이죠.

 

비행기를 타서 앉을 때...

이때만 하더라도 사건 사고의 예감이란 전혀 없었죠.

 

 

 

산둥항공의 비행기.

비행기 본체에는 SDA라고 적혀있는데.

제가 비행기 외관 사진을 안 찍었네요. -_-;

 

 

비행기는 떠날 준비를 하고 있고,

승객들은 자리에 앉고 있던 상황이었죠.

 

 

앞 좌석을 찍으니,

시트 문양이 선명하게 찍히네요 ^^

 

 

통로를 중심으로 3개의 좌석이 나란히 있는

작은 비행기랍니다.

 

 

 

기내지도 있어요~

물론 면세쇼핑 책도 있지만...

모든 시트에 다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야말로 복불복!

있는 시트도 있고 없는 시트도 있고.

 

그나저나...

한국어를 할 줄 아는 승무원

한. 명.도....

없었습니다.

 

 

 

잡지를 펼쳐보다 만난 기사.

바이두라는 말에 눈이 번쩍.

 

하긴.. 중국 사람들 대부분이 바이두를 이용해서

항공권과 기차표를 예매하니,

바이두와 손을 잡는 것은 당연한 것 같았어요.

 

한국어를 찾기란 너무나도 어려운 산둥항공 비행기.

 

 

 

비행기는 떠날 준비를 합니다.

승무원 유니폼은 2가지였어요.

갈색과 파란색.

 

목에는 제주항공 유니폼처럼 동그란 꽃(?)을 달고 있었습니다.

색깔만 아녔음 제주항공 유니폼과 상당히 비슷하다고 느낄 법도 하죠.

 

그리고 기내에는 깍두기 헤어 스타일의 덩치좋은 검은색 양복을 입은 남자 직원도 있다는 것.

처음에는 조폭인 줄 알았는데,

항공사 직원이었습니다.

 

중국 항공사의 비행기에는

이런 분이 한분씩은 있더라구요 ㅎㅎ

 

'설마 승객 제압은 아니겠지?'라는 생각도 해봤지만,

갖가지 사건사고가 일어나는 중국이기에

보디가드가 비행기에도 한 명은 있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급 수긍을 했다죠.

 

 

비행기는 보잉 737-800.

 

비행기는 활주로로 향하고 있었죠.

국토부의 정보대로 역시나 정시출발.

 

비행기를 탄 승객의 90%는 중국인이었습니다.

한국인은 몇 명 되질 않았죠.

안내방송 역시 중국어와 영어로 끝.

 

얼마 안되는 거리라서

기내식먹으면 도착하겠거니 싶었습니다.

 

비행기는 이륙하기 위해 활주로로 향하고 있었는데,

아기 울음소리가 계속해서 그치질 않는 것이었습니다.

 

어느 엄마가 아이를 달래지도 않고 저러고 있나 가만히 앞을 바라봤는데,

승무원들이 갑자기 분주해지고,

한 아이 엄마가 비명을 지르기 시작하더군요.

 

얼굴이 하얗게 질린 승무원이 티슈를 엄청 갖고 왔는데

이때 엄마의 외침이 아닌 절규가 들리기 시작했어요.

 

"장난해! 아이 발가락이 잘렸다고!"

 

하지만 한국어를 할 줄 아는 승무원은 아무도 없었고,

아이 엄마는 중국어를 하지 못했습니다.

급한대로 아이 엄마는 "Cut, Cut. Baby toe's cut!"이라고 말했고

그때 승무원들은 우왕좌왕 난리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자리에 앉은 승객들도 술렁이기 시작했죠.

 

아이는 자지러지게 울고,

엄마는 아이를 안고 일어나고, 남편과 승무원들은 자리에서 무언가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아마도 아기 발가락이 아닐까 싶었어요.

 

아이 엄마는 내리겠다고 절규하고, 승무원은 응급상자를 갖고오지만

응급처치를 거부하는 아이 엄마는 내리겠다고 외치고.

 

 대화가 되지 않자, 결국 승무원은 한국어를 할 줄 아는 사람이 있는지

승객들에게 묻기 시작했어요.

 

한국어를 할 줄 안다는 중국인 한 분이 나섰고,

아기와 부부는 서둘러 짐을 챙기고 문 앞으로 걸어갔죠.

 

비행기 안은 응급환자 발생으로 되돌아간다는 안내방송이 울려퍼졌습니다.

물론 승무원의 목소리는 상당히 떨려있었어요.

비행기는 다시 게이트로 이동하기 시작했습니다.

 

브릿지와 비행기는 연결되었지만

아기와 부부는 내리기까지 10분 정도의 시간이 더 걸렸습니다.

 

 내리고 나서...

비행기는 한동안 출발하지 못했습니다.

승무원들은 두고 내린 짐이 없는지

하나씩 승객들에게 물어가면서 수하물을 체크했구요.

 

칭다오에 도착할 시간에 비행기는 인천을 출발했습니다.

결국 한시간 반 지연이었죠 ㅠㅠ  

 

 

 

바다는 참으로 잔잔하고 예뻤습니다.

아기와 아기엄마는 내렸지만서도 귓가에 아기 울음소리와 엄마의 절규가 맴돌아서

마음이 참으로 심란했습니다.

 

마치 공포영화를 찍은 듯한 느낌이었다랄까요.

 

 

그렇게 사건이 일어나도

기내식은 나옵니다.

 

저렴한 비행기었고, 저가항공사니까

물이나 음료수가 나오겠지라는 생각을 했는데...

 

밥이 나오더군요~

 

 

 

 

제주도에는 삼다수가 있다면 칭다오에는 라오산천수가 있다! 

칭다오 대표 생수인 라오산천수와 함께 나오는 밥~

칭다오의 유명한 산은 바로 노산, 라오산이죠.

 

이 라오산 생수는 칭다오의 대형마트(까르푸 등등)에서도 볼 수 있다는 것~

 

다른 점이 있다면

음료 서비스는 없다는 것이에요.

 

승무원에게 따로 커피를 달라고 하면 줍니다.

우리나라처럼 카트를 끌고다니면서 음료를 서비스 하지 않는다는 점이 독특했어요.

그냥 밥과 함께 생수를 주는 것으로 끝~

 

멘탈이 도망가서 밥이 넘어갈까 싶었는데...

신기하게도 밥은 먹게 되더군요.

 

기다리느라 너무 지쳤나봐요 ㅠㅠ

 

 

 

 

 

닭고기 감자덮밥이었는데요,

은근 먹을 만 했습니다.

 

중국 향신료 향이 살짝 퍼졌는데,

그렇게 심하지는 않았구요.

 

김치만 있었으면 딱이었겠지만,

김치는 없으니 패스~

 

 

 

사실 제가 공항에 일찍 도착했기에

앞자리로 앉을 수 있었는데요.

때문에 더더욱 생생하게 아기 엄마의 절규를 들을 수 있었죠.

 

살떨리게 소름끼쳤고,

지금 생각해도 너무나도 오싹합니다.

 

아기 발가락은 비행기가 출발하기전에 좌석정리를 하면서

좌석 테이블이 접히면서 절단된 것 같았는데...

 

비행기가 뜨면서도 상당히 많이 불안했습니다.

 

혹시라도 이 비행기가 운이 없어서 사고라도 당하는 건 아닌지

별의별 생각이 들더군요.

 

하지만 사고없이

무사히 칭다오 류팅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저렴한 가격에 괜찮은 비행기를 탄 것은 맞긴하지만,

너무나도 무시무시한 사건을 겪었네요.

 

그렇다고 이 비행기를 앞으로 아예 안탈 것은 아니랍니다.

지연, 결항률 없고 저렴한가격의 저가항공사는

자주 이용해야겠죠 ^^

 

한동안 아이울음소리만 들어도 이 사건이 떠오르겠지만요.

정말 심장이 쿵 내려앉는다는 느낌이었어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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