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탐구생활/'10~16 국립중앙박물관

박물관에서 만끽하는 파리의 예술과 삶. 국립중앙박물관 오르세미술관전

꼬양 2014. 8. 14. 06:30

 

 

 

[전시 리뷰]

말복도 지났고, 입추도 지나서 선선해지나 했지만

여전히 햇볕은 뜨겁습니다.

 

다들 휴가는 다녀오셨는지 모르겠어요.

아무리 원화가 약세라지만 프랑스까지 여행을 떠나는 것은 힘듭니다.

그렇다면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 솔솔 나오는 박물관으로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요?

 

인상주의 미술작품으로 유명한 프랑스 오르세미술관 소장품들이

국립중앙박물관에 전시되고 있습니다.

지난 5월에 개막해 이번달말까지 전시가 되는데요.

전시가 끝나기전에 유명작품을 감상하며

19세기 예술의 중심지였던 파리를 여행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 앙리 제르베의 발테스 드 라 빈뉴 부인(1889), 캔버스에 유채, 1906년 발테스 드 라 빈뉴 부인 기증

 

 

'파리인의 삶은 시적이며 놀라운 사건으로 넘쳐난다.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마치 공기처럼 경이로움이 우리를 감싸고 있다

-샤를 보들레르, 1846년 살롱전 리뷰에서- '

 

전시관에 들어서면 양산을 쓴 아름다운 여인이 반깁니다.

이 그림의 주인공은 발테스 드 라 빈뉴 부인인데요.

배우 출신으로 에밀 졸라의 소설 '나나'에 영감을 준 여인이라고 합니다.

마네, 쿠르베를 비롯한 많은 화가들이 그녀의 초상을 그렸는데

앙리 제르베는 정원을 배경으로 야외로 산책나가는 여인의 아름다움을 극대화시켜 표현했습니다.

자유롭고 활기넘치는 19세기 파리의 새로운 일상은

많은 화가들의 새로운 소재가 되었음은 물론이죠.

 

19세기 파리는 어떤 모습일까도 궁금해지는데요.

현재까지 남아있는 20개의 행정지구는 이때 정비되었고,

각 구역마다 주택과 함께 공원, 공공건물, 문화시설들이 세워졌다고 해요.

 

1880년에 50만이었던 파리시 인구는 1896년에 이르러는 250만명이 되었고,

웅장하고 질서정연한 거리에서 파리 시민들은 산책과 여가를 즐기며

밝고 활기찬 근대 도시의 삶을 누렸다고 합니다.

 

▲ 클로드 모네의 '비 온 후 햇빛이 비치는 베퇴유의 센 강(1879)', 캔버스에 유채, 60.5x81.5cm, 오르세미술관 소장 

 

비 개인 하늘에 쏟아지는 반짝이는 햇빛을 그림에 담는다는 게 정말 가능할까요?

모네는 가능했습니다.

물론, 모네라서 가능했을 거라 저는 생각합니다.

그림속에서 재빠르고 힘 있는 붓터치를 느낄 수 있는데요.

 

모네는 1878년 베퇴유에 정착하는데 이때 모네는 자연과 마주하게 됩니다.

모네의 그림이 급전환되는 시점이 바로 베퇴유에서 정착할 때가 되는거죠.

 

시시각각 변하는 빛을 담기 위해 모네는 빠르고 자유로운 붓 터치를 하게 되었고,

이 방법은 인상파의 대표가 되었죠.

 

△클로드 모네의 ‘양산을 쓴 여인’(1886년), 캔버스 유채, 131×88㎝. 오르세미술관 소장

 

그리고 이 그림.

많이들 아실거라 믿습니다.

딸 수잔을 그린 이 작품은 메인 전시작인데요.

뜨거운 햇빛을 피해 양산을 쓴 여인,

하지만 그 빛은 상당히 따스해보입니다.

아름다운 빛이 그대로 녹아든 그림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에드가 드가, '쉬고있는 두 명의 발레리나', 91x103cm, 오르세미술관 소장

 

에드가 드가의 유명한 그림, '쉬고 있는 두 명의 발레리나'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발레리나의 발레복이 배경과 상당히 대비도 되지만,

주제가 춤이라는 것도 독특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드가는 책을 통해 발레에 매료되었고, 그림을 그리면서

실제 연습한 모습을 직접 경험한 것이 부끄러워 직접 배우기도 했다는군요.

 

특히나 파스텔화를 사진으로만 보다가 직접 보다니...

이 감동은 뭐라 말할 수가 없었습니다.

 

△ 조르주 쇠라, 포르 탕 베생 항구(1888), 캔버스에 유채, 오르세미술관 소장

 

미술시간에 그토록 외우고 외웠던 조르주 쇠라의 그림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쇠라가 고안한 점묘법 혹은 분할기법이라 불리는 신인상주의는

순색이나 보색의 색점을 병치시켜 혼합된 색으로 보이게 하고

색조를 더욱 풍부하고 선명하게 드러내는 기법이라고 하죠.

 

 

예술은 조화이다.

조화란 빛의 영향력 아래에서, 그리고 각각의 지배력에 따라 고려된

명랑함, 고요함, 슬픔의 조합에서 나타나는

톤과 색, 선의 대조점과 유사점을 유추하는 것이다.

-조르주 쇠라. 1890년 모리스 보부르에게 보낸 편지에서-

 

각각의 다른 색의 점으로 항구풍경을 만들어낸 조르주 쇠라.

이건 미술이 아닌 과학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각기 다른 점들이 뭉쳐서 하나의 형체를 만들어내는 게 정말 신기하죠.

 

 

 

 

△ 빈센트 반 고흐, '시인 외젠보흐의 초상'(1888), 오르세미술관 소장

 

 

인상파는 1866년 마지막 전시회를 연 이후에 주제, 표현, 작가에 따라

흐름이 다양하게 전개됩니다.

 

아까 언급했던 신인상파의 조르주 쇠라를 비롯해 폴 시냐크,

야생적, 원시적 삶을 추구하면서 퐁타방 지역에 모여든 작가들 중 하나였던 폴 고갱까지.

 

그리고 빈센트 반 고흐의 '시인 외젠보흐의 초상' 작품도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1888년 파리에서 아를로 떠난 고흐가 시인 외젠보흐와 교류하면서 그렸던 초상화인데요.

이 작품은 고흐의 작품 중 하나인 '아를의 방'의 실제 장소에 걸렸던 그림으로 유명합니다.

고흐는 외젠보흐 누이에게 작품을 팔았던 적이 있는데,

그 작품이 생전에 판매했던 유일한 작품이라고 합니다.

 

그림에 담겨있는 이야기가 참 재미있죠 ^^

 

 

 

△ 외젠페이야트르, 나비 무늬가 있는 꽃병, 1900년경, 오르세미술관 소장

 

독특한 꽃병이 시선을 끄는데요.

황갈색 계열의 반투명 칠보기법을 이용해 화병에 나비무늬를 장식했습니다.

화병 밑 부분의 구리와 조화를 이루는 색 선택이 돋보이죠.

장신구 장식으로도 인기가 있었던

나비 문양의 기하학적인 표현은 이후의 아르데코 양식을 예고합니다.

 

 

'파리, 아름다운 시절'로 명명된 이 방의 이름은 '벨 에포크'입니다.

19세기 말부터 제1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기전까지

파리 사교계 인사들은 춤, 오페라, 연극, 카페 콘서트 등을 즐기며 경제적 풍요를 누렸는데요.

 

이 시기를 대표하는 그림속 여인들은

화려하고 아름다운 드레스와 당당한 포즈로 그 시대를 말하고 있습니다.

(가운데에 드레스를 잡은 당당한 여인 보이시죠?ㅎ)

 

19세기 후반에서 20세기 초에 제작된 아르누보 공예품들과

초상화, 드로잉 등 다양한 작품들도 전시가 되어있었습니다.

 

 

 

△ 앙리 루소의 ‘뱀을 부리는 여인’(1907년), 캔버스 유채, 167×189.5㎝, 오르세미술관

 

기 코즈발 오르세미술관장은 개인적으로 이 '뱀을 부리는 여인'을 가장 좋아한다고 말했습니다.

외부반출이 그동안 안됐었고, 처음으로 한국 서울에서 선을 보이는 것이라 했는데요.

이 작품은 1930년대 프랑스의 한 유명 컬렉터가 기부한 것인데요.

상상으로 만들어낸 숲속에 뱀을 부리는 흑인 여성이 서 있는 그림에는

여인이 플룻(?), 피리(?)를 불며 새와 파충류를 유인하는데

관람객을 유혹하는 듯한 최면적인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습니다.

 

전시의 마지막은 앙리루소의 작품이랍니다.

 

많은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지만,

포스팅으로 설명하는 것은 한계가 있기에 제가 인상깊게 봤던 작품들을 풀어놨습니다.

직접 가서 보면 그 감동은 배가 된답니다 ^^

 

19세기 후반, 인상주의 이후 새롭게 등장한 미술가들과

근대 도시 파리의 삶과 예술을 조망할 수 있는 오르세미술관전에서는

모네의 작품에서 고갱, 고흐와 세잔, 앙리 루소에 이르기까지 개성넘치는 작품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화폭에 담긴 파리인들의 거리 삶과 에펠탑이 지닌 다양한 모습도 볼 수 있었는데요.

 

사실, 저는 프랑스 여행을 하면서

루브르 박물관과 오르세 미술관을 두고 참 많이 고민했습니다.

하지만 미술관대신에 루브르를 택했고, 그곳에서 많은 명작들을 보고 왔습니다.

오르세 미술관은 언젠가는 꼭 가리라 생각하고 그냥 묻어두었죠.

 

하지만 오르세 미술관 작품들이 이렇게 한국에 오다니...

10시간 넘게 비행기타면서 프랑스를 안 가도 되니 참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

 

참. 오르세미술관전은 사진촬영이 금지입니다.

저는 프레스증을 들고 입장했기에 사진을 찍을 수 있었습니다.

 

여름이 가기전, 전시회 어떠세요?

멋진 명화들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

 

(관람요금 : 성인 12,000원, 중고등학교 8,000원, 초등학생 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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