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탐구생활/'10~16 국립중앙박물관

특별한 석가탄신일 보내기, 불화감상은 어때? 국립중앙박물관 흥국사 괘불전시전

꼬양 2014. 5. 6. 06:30

 

 

 

 

[전시 리뷰]

불교회화, 불화는 불교에서 숭배하는 대상이나

불교 경전의 내용을 그림으로 그린 것을 말하죠.

 

예술품으로서 아름다움도 지니고 있지만

종교적 목적을 위해 제작되었기에 일반적인 그림하고는 다릅니다.

어떤 내용을 그림으로 표현한 것인지, 어떤 맥락에서 사용되었는지 등을 알면

불화가 더 새롭게 보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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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조상들의 삶과 신앙을 담은 귀중한 문화적, 예술적 자산이기도 한, 불화.

 

빨간날이라고 놀러가는 것도 좋긴하지만,

석가탄신일이라는 의미에 맞추어서

이렇게 박물관을 둘러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 포스팅을 합니다.

 

 

5월 2일부터 전시중인 흥국사 괘불입니다.

 

 

국립중앙박물관의 2층에는 불교회화관이 있습니다.

유달리 한산한 이곳...

석가탄신일인 오늘은 사람들이 좀 붐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불화는 불교 교리를 보다 쉽게 이해시키는 역할을 하기도 했고,

불전이나 불교의식의 장소를 아름답고 법식에 맞도록 장식하는데 쓰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불화에는 그림이 만들어진 배경이나 후원한 사람들,

그린 사람들에 대한 기록도 남아서

그 당시 사회에 대한 많은 정보를 주기도 하죠.

 

불교의 세계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전해주는 역할도 하지만

우리 조상들의 삶과 신앙을 담고 있기에 더 소중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불화를 이해하고 감상하는 것은

우리의 전통문화를 이해하고 감상하는데 있어 매우 중요하다고 볼 수 있죠.

 

그리고 종교적인 눈으로 불화를 색안경끼고 판단하지는 말아주세요.

'나와 다른 종교인데, 굳이 내가 볼 필요가 있어?'

'우상보고 뭐라는 거야'

이런 생각 등은 제발 접어주시구요.

 

 

조선시대의 작은 나한상입니다.

나한상의 미소가 보는 사람의 마음까지 편안하게 해주네요.

해탈을 얻은 미소란 바로 저런 것을 뜻하는 걸까요?

 

나한은 부처의 제자로 수행하며 해탈을 얻은 존재라고 하죠.

박물관에 전시된 이 나한상은 나한전, 영산전 등에

봉안했던 16나한상 또는 500나한상 중의 하나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불교 회화의 흐름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습니다.

 

△ 팔금강

 

조선 후기의 팔금강도입니다.

팔금강도는 금강경을 지키는 여덟신을 그린 불화입니다.

 

팔금강은 금강경을 수지, 독송하려할 때 마음을 다하여 부르면

어디서든 나타나 옹호해준다고 하는 호법신이라고 하는군요.

 

팔금강은 칼, 창, 금강저, 바위 등 무기를 들고 호위하는 자세로 표현되는데

그림은 황수구금강과 적성화금강이 그려져있습니다.

 

조선후기의 팔금강도는 사찰에서 의식을 시작하기전에

도량을 수호하기 위해 부름을 요청하는 수호신들로 번의 행태로 제작됩니다. 

 

 

그리고 불교회화관에 새로운 괘불이 전시되고 있었습니다.

1902년에 제작된 흥국사 괘불입니다.

괘불이 작아보인다구요?

천만의 말씀~

직접 가서 보시면... 절대 작다는 말을 못할거에요.

 

괘불은 야외의식에 사용되는 의식용 불화를 말합니다.

사찰에서는 석가탄신일, 영산재, 수륙재, 예수재 등

큰 법회가 열릴 때 법당 앞마당에 괘불대를 세우고 괘불을 겁니다.

괘불은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야외에 걸리기 때문에

멀리서도 알아볼 수 있을만큼 큰 화면에 그려집니다.

 

괘불의 주제는 보통 석가모니불의 영취산 설법모임을 그린 영산회상도가 가장 많다고 해요.

이 외에도 설법하는 세 부처를 그린 삼신불회도,

부처의 몸을 보살처럼 보관과 영락 등으로 장엄한 장엄신괘불도 등

시대와 신앙에 따라 다양한 도상이 등장합니다.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에는 아미타정토신앙이 크게 유행해서

서방극락세계의 교주 아미타불을 주존으로 하는 아미타괘불화가 성행했다고 합니다.

 

 

가운데가 무량수불, 즉 아미타불입니다.

왼쪽이 세지보살, 오른쪽이 관음보살입니다.

 

 ▲ 아난존자

▲ 가섭존자

 

 ▲ 왼쪽 : 보현보살, 오른쪽 : 문수보살

 

 거대한 괘불을 가까이서 보는 건 정말 목이 아픕니다.

뒤로 좀 떨어져서 거리를 두고 살펴보는 게 가장 좋은 것 같아요 ^^

 

 

 

괘불을 보고 나서 바로 뒤를 돌면...

아미타삼존도가 보입니다.

 

1888년도의 그림이고,

아미타불과 관음, 세지보살의 아미타삼존을 중심으로

가섭, 아난존자를 함께 묘사한 불화입니다.

이 그림에서는 19세기 이후 불화의 특징을 엿볼 수 있습니다.

 

 ▲ 반야용선도, 조선 19~20세기

 

이 배는 어디로 갈까 싶은데...

극락으로 가는 모습입니다.

불교의 세계관에서 죽음은 단절이 아닌 또다른 세계로 가는 끊임없는 과정입니다.

이 불화는 죽은 사람들이 배를 타고 극락으로 가는 모습을 그렸습니다.

배는 망망한 바다를 건너 죽은 사람들을 극락으로 데려다줍니다.

 

그림에서 배의 옆머리에는 인로왕보살이 길을 인도하고,

배 안에는 아미타삼존과 지장보살이 왕생자들을 함께 태우고 극락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저는 종교는 없습니다.

다만, 만약 정말 이러한 배가 있다면...

세월호의 아이들은 이 배를 타고 극락으로 갔을거라 믿고 싶어지더라구요.

그림 한 장일 뿐인데, 참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 수륙재 불교의식문

 

 

 

왕생가의 한 구절입니다.

불교회화관을 나오면서 본 문구입니다.

가슴이 아리는군요.

 

비록 절에 가서 기도는 드리지 못했지만,

세월호의 아이들은 좋은 곳으로 갔을거라 생각해봅니다.

온갖 고통 전혀 없는 그곳에 가서는 부디 행복하길...

 

이렇게 조용하고 차분한 연휴를 보내는 것도

참 오랜만인 것 같습니다.

석가탄신일, 이렇게 불교회화를 감상하면서 보내는 것은 어떨까요?

 

물론, 중앙박물관의 이 전시는 무료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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