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탐구생활/'10~16 국립중앙박물관

한국에서 만나는 베트남의 청동유물.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베트남 고대문명전

꼬양 2014. 4. 30. 06:30

 

 

 

[국립중앙박물관]

한동안 해외를 다니면서

우리나라가 아닌 다른 나라의 박물관을 참 많이 돌아다녔습니다.

세계 어디를 가도 우리나라만한 박물관은 없는 것 같습니다.

물론 다음달에 다시 중국을 갈 예정이지만, 한국만한 곳이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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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짬을 내서 찾은 국립중앙박물관,

여전히 저를 반겨주더군요.

 

국립중앙박물관에서는 특별전이 열리고 있었습니다.

'베트남 고대문명전-붉은강의 새벽'인데요.

4월 29일에 전시를 시작하자마자 이 특별전을 보러 박물관으로 갔습니다 ^^;;

 

베트남은 아직 제가 가보지 못한 곳이라

역사와 문화가 정말 많이 궁금합니다.

 

 

 

청동북의 울림이 그대로 전해지는듯한 느낌입니다.

 

베트남 동선 문화를 대표하는 유물로는 청동북을 들 수 있다고 합니다.

베트남 지역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 각지에서 발견되는데요,

기원에 대해서는 주조관련 기술이 중국에서 전래된 것으로 생각되었는데,

1970년대에 이르러 베트남 학자들에 의해

동선 청동북이 중국이 아닌 베트남 고유 기술로 만들어졌다고 주장했습니다. 

 

문양도 중국에서 유행한 것과 다르고, 거푸집이 계속 출토되면서

동선 청동북이 베트남 제작설은 확고해집니다.

처음에는 악기로, 신호구로서 역할을 했지만 숭배의 대상이 되기도하며,

부장품, 화폐의 기능도 했다고 하는군요.

오늘날 청동북은 이렇게 베트남 역사와 문화를 대변하는 상징물이 되었습니다. 

즉, 이 청동북이... 주인공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

 

 

특별전은 중앙박물관의 상설전시관 1층의 특별전시실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무료관람이라서 주머니 부담도 없다는 것!

제가 간날은 전시 첫날이라서 상당히 한산한 모습이었습니다.

 

이번 전시는 베트남 청동기문화의 형성과 전개 과정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는 전시로,

출품된 유물 또한 베트남 국립역사박물관이 소장한 최고 수준의 동선 청동 북 14점과

각종 토기, 장신구 및 일상 용구 등의 선사시대 유물 380여점을 선보입니다.

 

전시의 구성은 크게 3부로 나뉘어지는데요.

1부‘동선 이전의 베트남’, 2부‘홍 강과 동선문화’, 3부‘중남부의 청동기문화’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1부‘동선 이전의 베트남’에서는 풍응우옌(Phung Nguyen)문화로 시작,

동더우(Dong Dau), 고문(Go Mun)문화를 거쳐

베트남 청동기 문화의 꽃을 피운 동선(Dong Sun)문화까지 이어지는 베트남 청동기 문화의 흐름을

관련 유물과 함께 연대기적으로 살펴볼 수 있습니다.

 

2부 ‘홍 강과 동선문화’에서는 <동선 청동 북>, <홍 강 평야와 농경>, <동선 사람들> 등을 주제로

베트남 청동기문화의 절정기의 모습을 보여주는 유물인 동선 청동 북을 소개하고,

오늘날 베트남 민족의 원류라고 부르는 동손 사람들의 삶의 궤적을

홍 강 평야에 남겨진 고고학적 흔적을 통해 추적해 볼 수 있도록 했습니다. 

 

3부 ‘중남부의 청동기문화’에서는

<사후인문화와 해양교류>, <사후인 사람들의 내세>, <동나이(Dong Nai)문화> 등의 주제로

베트남 중부 이남에서 나타나고 있는 청동기 문화의 전개 모습을

당시 문화의 주인공인 사후인(Sa Huynh) 사람들이 남겨놓은 유물들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생소한 지역 이름이 나와서 좀 어렵긴하네요 ^^;;;

  

 

 

베트남 민족의 자긍심이라 불리는 청동유물.

고대 동남아시아 최고 수준의 청동제련기술이라함은

베트남을 일컫는 말이었다고 합니다.

 

우물안 개구리라서 그런지 청동기술은 중국이 최고인줄 알았습니다.

상하이 박물관에서 본 청동기의 문양도 상당히 섬세했고요.

베트남 동선 청동북을 보자 바로 상하이 박물관의 청동북이 떠올랐습니다.

하지만 청동북이라고 다 같은 게 아니었습니다. ^^

중국은 중국 스타일, 중국이 제조한 북이 있었고,

베트남은 베트남 동선 청동북이 있었던 것이죠.

 

 

 

 

어느 박물관이나 처음은 구석기, 신석기 전시로 시작을 하죠.

비슷비슷한 내용이라 지루할 수도 있지만 베트남 특별전은 지루하지 않습니다.

청동기를 주로 설명하니까요.

 

베트남 홍 강 유역의 청동기 문화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풍응우엔, 동더우, 고문문화, 동선 문화로 이어집니다.

신석기시대에서 청동기시대로 발전한 풍응우엔 문화는 독특한 장식의 토기,

사각형 도끼, 정교한 팔찌와 귀걸이를 통해 수준높은 석기제작기술을 엿볼 수 있습니다.

풍응우엔 토기에는 's'자와 기하학적 문양에 점선을 가득 채워넣은 정교한 문양을 넣었습니다.

 

 

청동기가 만들어지는 시기에는 모든 게 다 청동기로 제작이 되었을 것 같죠?

하지만 귀걸이, 팔찌 등등의 장신구들은 여전히 석기로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

 

 

청동기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한 것은 동더우 문화부터입니다.

청동도끼를 통해 청동 주물 기술이 발전했음을 알 수 있죠.

특히 거푸집을 통해 자체적인 청동기 제작이 가능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어느 나라든, 강한 무기가 나타나면 치열한 전쟁이 시작되죠.

특히 베트남은 비옥한 평야지대인 홍 강 유역을 차지하기위해

당시 부족들 사이에 많은 전쟁이 일어났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힘든 무기라고 생각되는데요.

꺽창은 마차나 말을 탄 적을 끌어내리기 위해 고안된 무기라고 합니다.

동선 시기에 실제 사용된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표면에 동물이 새겨있고 의례용으로 사용되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하는군요.

 

 

도끼들도 전시되어 있었는데요.

도끼와 끌 모양이 상당히 독특했습니다.

 

 

 

도끼가 마치 발 모양을 닮았죠?

발모양도끼라고 합니다.

버선 모양의 날의 겉면에는 다양한 무늬가 있었는데요.

동선 사람들은 사실적인 무늬를 좋아해서 깃털 장식을 한 사람이나

사슴, 악어로 추정되는 동물을 새겨넣기도 했다고 합니다.

 

 

 

낫과 쟁깃날 등 다양한 농기구들도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소로 논을 갈고, 볍씨 뿌리는 시기도 조절하며 벼농사가 발달하자

인구도 폭발적으로 증가했다고 하죠.

 

물론, 인구도 증가하고, 벼수확도 증가하니

비옥한 땅을 차지하고자하는 전쟁도 많아졌겠죠?

 

 

이것들은 동선토기들입니다.

토기들이 참 단단해보였는데요,

입자가 고운 흙을 사용해 기벽이 단단하고 물이 잘 투과되지 않았다고 해요.

중국의 제도기술이 베트남에 유입되고

도기 생산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지면서 동선토기 제작 전통은 도자기로 전환되었습니다.

 

 

 ▲ 사후인 문화의 귀걸이(왼쪽 : 돌, 유리 재질, 오른쪽 : 돌, 수정, 시기- BCE500~0)

 

이제 사후인 문화를 살펴보는데요.

사후인 문화는 기원전 500년에서 기원후 100년경 베트남 중부의 해안과 도서지역에서

번성했던 청동기~철기시대의 문화를 말합니다.

 

사후인의 대표적인 장신구는 귀걸이입니다.

귀걸이는 멀리 홍콩, 타이, 타이완, 캄보디아,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여러 지역에서도 출토됩니다.

원석이 나지 않는 사후인 지역에서 유리, 홍옥, 마노 등 보석 장신구를

대량 제작했다는 것은 다른 곳에서 수입한 원석을 가공해 재수출했다는 것도 알 수 있죠.

 

 

 

그리고 사후인 문화는 장례법이 독특합니다.

흥미롭게 보았던 부분도 이 장례법입니다.

 

사람이 죽으면 시신을 화장해서 독무덤에 넣어 뚜껑을 덮고 세워서 매장합니다.

우리나라의 독무덤이 불현듯 떠오르죠. ^^

 

사후인 사람들의 공동묘지 대부분은 해안 사구에 위치해 있고,

관으로 사용된 항아리는 지역마다 차이가 있다는군요.

 

독무덤 옆에 작은 토기들이 놓여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요.

독무덤과 함께 묻혀있었던 부장용 토기라고 합니다.

 

 

 

그리고 강과 바다 가까운 곳에 살면서

배를 즐겨타던 홍 강 유역의 사람들은 죽어서도 배에 묻힙니다.

통나무를 반으로 잘라 속을 파서 만든 관을 사용했는데, 배모양 목관이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동선 사람들은 사람이 죽으면 절구 찧는 행위를 통해 주위에 소식을 알렸다고 해요.

 

 

사후인 사람들의 토기가 많이 전시되어있었습니다. 

사후인 사람들은 일찍부터 토기를 좋아했다고 해요.

기하학적 문양과 칠을 하는 등 장식에도 많은 정성을 들여 토기를 제작했다고 합니다.

어떤 분야에서 노력하는 사람은 좋아해서 그 일을 즐기는 사람을 이기지 못하듯

사후인 사람들의 토기를 다른 사람들은 따라가지 못했을 것 같습니다.

 

 

 

독특한 사발과 솥도 전시가 되어있었는데,

설명을 보지 않는 한 이게 무엇인지는 도통 알 수가 없었네요 ^^  

 

 

 

독특한 장신구가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동선 사람들의 대표적인 관형팔찌인데요.

좁은 쪽이 손목, 넓은 쪽이 위로 향하게 한다고 합니다.

팔찌가 상당히 무거워 보였는데,

장식용이 아니라 무기가 되었을 것도 같은 생각에 살짝 웃음이 나왔습니다.

 

 

독특한 모양의 등잔이 보였습니다.

등잔은 동선 문화의 늦은 시기에 주로 나타납니다.

중앙에는 봉황이나 사람 모양 장식과 함께 걸 수 있는 고리가 있어요.

 

 

북을 좋아하는 동선 사람들은 청동북을 모형으로 만들었네요.

세부적인 것은 간략하게 표현했는데, 아무래도 기술적으로 한계가 있었겠죠.

이 작은 것들은 장식용이 아니라, 부장용으로 만들었다는군요.

 

 

 

연표를 보면서 국사와 세계사, 베트남 역사의 흐름을 한 눈에 살펴봅니다.

관람했던 유물들이 순서대로 떠오르죠.

마지막에 이 연표를 볼 때 저는 왠지 모를 뿌듯함을 느낍니다 ^^;

제가 제대로 봤나 체크도 하게 되고요 ㅎㅎ

 

청동북의 독특한 모습과 표면에 새겨진 정교하고 다양한 문양을 보며

신기하다며 감탄을 하게 되는 전시회......

물론 이 전시 관람으로 베트남 역사를 전부 알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멀리 베트남까지 가지 않아도

베트남의 청동기 문화를 살펴보고, 빛나는 유물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전시회는 관람하라고 말씀드리고 싶군요.

더불어 무료관람이니, 전시기간을 놓치지마시길~

 

그리고 국사를 배우는 청소년, 학생들이라면

우리나라 청동기 문화와 비교를 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도

좋은 공부가 될 것 같다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저는 언젠가 베트남 여행을 가게 되면,

베트남국립역사박물관은 꼭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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