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탐구생활/'14~16 서울시 기자단

우리 아파트 날씨는 어떨까? 서울시의 '맑은 아파트 만들기' 현장투어 참석기

꼬양 2013. 11. 23. 05:30

 

쌀쌀한 겨울 바람이 매섭게 불던 어느 날,

고개를 들어 올려다본 하늘은 맑음이었습니다.

 

그렇게 구름 한 점 없이 맑고 시리게 추운 어느 날, 

서울시의 '맑은 아파트 만들기' 현장 투어를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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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랗고 시린 겨울하늘처럼

서울 하늘을 빽빽하게 채우고 있는 아파트도 맑아질 차례인걸까요?

 

 

 

'맑은 아파트 만들기'

이 정책을 처음 만났던 때는 지하철 2호선안이었죠.

그 때는 '고개를 갸웃, 저런 게 있나~' 하고 급하게 내리는 바람에 제대로도 못봤는데,

오늘은 하루 종일, 제대로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사실, 저도 지금 아파트에 살고 있는데요,

매월 관리비 고지서를 보면서 알아들을 수 없는 말에 고개를 갸웃거리고,

왜 이렇게 많이 나올까란 생각에 궁금했지만 누구에게도 물어볼 수 없었습니다.

이웃집과도 서먹서먹하고 윗층과도 얘기한 적이 거의 없기 때문이죠.

 

놀랍게도 서울시민의 절반 이상(54.6%)은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고,

연립 및 다가구 거주자를 포함하면 서울 시민 전체의 78.4%가 아파트, 다가구 주택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통계에 나타났습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지만,

아파트 관리비에 대한 논란은 끊이지 않고, 이웃간의 정도 없기에

정작 '아파트'란 단어를 떠올리면 서먹하고 차가운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아파트도 많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아파트의 관리비 거품을 빼고 주민간 갈등을 줄이기 위해서

서울시는 "맑은 아파트 만들기" 사업을 시행하고 있는데요.

 

시장님, 시의원, 신문, 방송기자 등과 함께

맑은 아파트 현장투어를 다녀왔습니다.

 

시민들과 소통하는 모습을 비롯, 변하고 있는 아파트 모습을 통해

앞으로 아파트의 날씨는 맑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두근두근~

첫번째 방문지는

용산구의 신동아 아파트.

이 아파트의 나이는 무려 서른살~

낡고 오래된 아파트지만, 입주자들은 아파트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실태조사를 요청한 상황입니다.

 

이렇게 실태조사를 요청하면 공동주택관리 지원센터의 직원들과

해당 구의 주택과 직원을 비롯해

변호사, 회계사, 기술사 등 외부 전문가가 실태를 조사를 하고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는데요.

이 아파트의 고민도 해결될 날이 곧 오겠죠?

 

 

현장투어를 가는 아파트마다 맑은아파트 만들기 포스터가 붙어있었어요.

관리비가 궁금하면 공동주택 통합정보마당에서 확인이 가능하다는 것~

다른 아파트와 비교해보고 그래도 궁금하고 해결이 안된다면

공동주택 관리지원센터와 상담하면 됩니다.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공인회계사, 변호사, 기술사 등 전문인력이

실태조사 및 컨설팅 등을 지원하기에 걱정은 내려놓고 맑은 아파트를 상상하면 되어요~

 

 △ 게시판에 남겨진 박원순 시장님의 글

 

두번째로 방문한 곳은 송파구에 위치한 잠실 파크리오 아파트입니다.

6,864세대가 사는 거대한 아파트.

초대형 아파트 단지임에도 불구하고,

이곳의 주민들은 끈끈한 정을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주민을 하나로 만드는 여러 사업을 펼쳐나가고 있는데요.

박시장님의 글이 남겨진 게시판과 같은 소통게시판이 66개동 72개가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평소 자주 얼굴을 볼 수 없었던 이웃들이 

서로에게 전하는 따뜻한 메시지들을 남길 수 있는 소통게시판은 

이웃간의 정을 더 두텁게 만드는 역할을 하고 있었는데요. 

 

 

그리고 현장투어에는 많은 입주자들도 함께 참여를 했습니다.

이 아파트는 추석놀이 마당에서 음악회, 직거래 장터 등을 열어

주민들이 서로 얼굴을 익히는 자리를 많이 만들었습니다.

서로간에 인사도 자주 하게 되고, 더 친밀해질 수 있던거죠.

 

놀라웠던 점 하나는, 관리사무소의 투명성이었습니다.

누구든 회계장부를 열람할 수 있고,

입주자 대표회의도 실시간 방송을 통해 공개로 진행한다고 하니

'비리'라는 단어가 이 아파트에는 있을 수가 없겠더라고요.

 

그리고 공동육아시설인 '아이두레터'가 조성중이고,

단지내에서 에너지 절약운동을 비롯해 자격증 무료강좌도 연다고 해요.

 

 

 

 

현장투어를 다니면서 놀랐던 점 또 하나.

인기 많은 시장님이었습니다.

아이들이 시장님을 향해 돌진하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연예인 못지 않은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다른 지자체 정책 현장에 가면....

아이들은 시장님이든 도지사가 오거나 말거나 관심밖인데,

어느 아파트를 가든 이어지는 아이들의 열렬한 호응을 보니 놀라웠습니다.

 

 

 

 

 

아파트 단지내의 단풍도 곱게 물들어가고,

벤치에 앉아서 책이나 한 권 읽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이 든 순간.

눈에 들어온 것은,

 

 

바로, 

놀이터 공유 도서관.

 

잠실 파크리오 아파트는

놀이터 공유도서관을 10군데를 설치해서 주민들이 어디서든 책을 읽도록 했습니다.

100% 자율적으로 운영되는 무인도서관으로 1~2개월마다 책을 순환비치해

주민 모두가 다양한 책을 아파트 곳곳에서 읽을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놀이터에서 노는 아이들을 지켜보다가 지루할 때 책을 한 권 읽을 수 있고,

잠시 바람쐬러 나왔다가 무료해질 때 책을 읽을 수도 있고요.

요즘 책을 너무 안 읽는다고 하는데,

이곳 아파트에서는 독서열기가 가득한 것 같았습니다.

 

도서 기증행사를 통해 주민들로부터 기증받은 책 1,000권이

이렇게 공유도서관에 비치되어 있었습니다.

 

 

 △ 주민들과 한 컷~

 

 

 

버스를 타고 다시 이동이동~

서울시가 작다고 하지만 넓습니다 ^^

용산구에서 송파구, 이젠 중랑구로 구를 넘나드는 현장투어.

 

그리하여 도착한 신내 데시앙 아파트.

 

 

이 아파트는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방치된 단지 내 독서실을 리모델링해서

마을 문화공간 '책울터'로 멋지게 만들어냈답니다.

주민 누구나 책을 보면서 마음의 양식을 쌓을 수 있도록 만들었는데요,

책울터에는 책을 읽는 우리 어린이들을 많이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의 그림과 글,

주민들의 정성과 노력으로 완성된 책울터.

작지만 이곳을 채운 주민들의 열정은 크다는 걸 느낍니다.

 

 

 

 

 

그리고 이곳 경로당에서는 어르신 미용봉사가 진행되고 있었는데요,

곱게 머리를 하고 있는 어르신을 만나뵐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을 비롯해서 어르신들, 주부들까지 행복한,

맑은 아파트 만들기는 계속 진행중이었습니다. 

 

 

 △ 아이들이 독서보다도 더 좋아했던 포토타임

 

 

 

다시 버스를 타고 이동해서 도착한 곳은

도봉구 창동 삼성아파트.

 

18개동 1,668세대가 살고 있는 이 아파트는

투명한 관리와 주민참여로 관리비를 절감한 사례로 선정되었습니다.

아파트 전기요금 계약방식을 종합계약에서 단일계약으로 변경해

1년간 총 4,500여만원, 세대당 2만7천원의 전기요금을 절약했다고 합니다.

주민들이 팔 걷어붙여 합심하여 이뤄낸 결과가 참으로 크죠.

함께 마음이 모이고 노력하면 못해낼 것도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커뮤니티룸을 운영하고 있었는데요.

무인카페, 커뮤니티공간, 탁구장을 운영하면서 주민들이 더 가까워지도록 노력하고 있었습니다.

어린이들이 커뮤니티룸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는 사진을 보니 왠지 제가 더 뿌듯해지더라구요.

 

특히, 탁구장은 폐지 등을 팔아서 얻은 수익으로 조성했다고 합니다.

탁구장을 이용하는 주민들의 얼굴에서 미소와 즐거움, 건강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이 아파트에만 있는 생활용품, 공구도서관.

1년에 한 두번 쓸까말까하는 공구,

이웃집에 빌리려니 물어보기 민망하고 쑥쓰러울때가 있죠.

사실, 저희 집에도 공구가 제대로 없거든요.

그래서 공구가 필요해도 그냥 포기해버리는데요,

이 아파트에서는 대여가 가능합니다.

피자팬, 믹서기, 드릴, 망치, 못, 드라이버 등등

각종 생활용품과 공구들이 가득합니다.

 

그리고 대여비도 100원에서 1,000원, 20,000원까지 다양합니다.

소형공구는 100원, 전기팬과 분쇄기는 1,000원,

교자상도 1,000원에 대여를 하고 있었습니다.

예초기도 대여를 하고 있어서 깜짝 놀랐습니다.

 

 

 

 

다시 발걸음을 옮겨 주차장을 이동합니다.

 

 

또한, 지하주차장의 522개의 형광등을 LED등으로 교체해서

연간 수백만원의 전기요금을 절약한다고 해요.

 

 

해질녘에 찾은 마지막 성북구의 종암2차아이파크아파트.

15개동 782세대 작은 아파트 단지라고 할 수 있는데요,

아파트 주민들로 구성된 친환경소비자협동조합을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조합에서는 친환경 영농체험과 먹거리 공동구매, 직거래 장터 등의 활동을 함께 하고 있었어요.

 

그리고 이 아파트 역시 소통게시판을 통해 주민들간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고,

단지 내 사생대회 등 주민간 소통을 할 수 있는 행사를 많이 하고 있었습니다.

 

 

 

아파트 지하주차장은 LED 공사를 하고 있는 상황이고, 

공동전기료를 50%이상 절감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 아파트 역시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하고 있었습니다.

공동주택 실무자료집, 아파트 관리비 바로 알기 등의 책자가 바로 그것이었는데요,

관리비에 대한 궁금증을 풀 수 있어서 좋더라구요.

왜 우리 아파트는 이런 게 없을까요? ㅠㅠ

 

 

 

 

 치열하고 바쁘게 하루 종일 이어진 현장투어를 참여해보니,

시민들과의 소통이 참으로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현장에서 듣는 시민의 목소리가 정말 제대로이며, 진짜라는 사실도 말입니다.

숨가쁘게 구와 구를 넘나들다보니 어느덧 해가 지고 저녁이 되었습니다.

 

아파트...

주민들이 살고 있는 공간이기도 하지만,

공동으로 소유하고 있는 공동시설물의 주인인 입주민이

서로 소통하고 배려하고 공유한다면

더 안전하고 쾌적하고 경제적으로 살기 좋은 아파트가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가져봤습니다.

 

관리비 거품을 빼고 갈등을 줄이는 '맑은 아파트 만들기',

이 사업 역시 단순히 비리를 없애는 것 뿐만 아니라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는 주민들이 행복해야 맑은 아파트가 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웃끼리 정을 나누고, 공유를 통해서 비용을 줄이고......

어쨌든, 이만하면 아파트의 변신은 무죄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이렇게 맑은 아파트가 늘어가면

아파트도, 주민들의 마음도 맑아질 것이라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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