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청년들이 탈북청소년들을 응원하는 따뜻한 공연, 마중물 음악회

 

마중물...

순 우리말인 이 단어의 뜻을 아시나요?

메마른 펌프에 물을 끌어올리기 위해 먼저 붓는 한 바가지 정도의 물을 말합니다.

 

지난 1일에 동숭동 카페 에쯔에서는 탈북 청년 친목모임인

with-U에서 기획한 마중물 음악회가 열렸습니다.

 

탈북청년 친목모임인 with-U는 3년전 한국에서 대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이 만든 조직으로,

한 달에 한번 정도 모여 정보를 공유하고 친목을 도모해왔는데요,

탈북청소년들이 우리 사회의 당당한 구성원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이 중요했고,

후배들을 응원하는 일에 선배들이 앞장서자는 공감대를 가진 탈북청년들이 함께 모여

이렇게 음악회를 열게 되었다고 합니다.

 

(너무 바쁘고 정신없다보니 포스팅도 늦게 올리네요 ㅠㅠㅠ)

 

 

 

 △ 마중물 음악회의 마지막을 장식한, with-U 중창단의 홀로아리랑

 

 

 

마중물음악회 티켓은 참 독특합니다.

북한출신 청년들이 마련한 유람선에 탑승해 우리 모두 동해바다 독도로 떠나자는

문구가 마음을 따뜻하게 합니다.

 

그리고 티켓을 받아 입장하고, 만원씩 아래 계좌로 보내는 방식은

아이디어가 돋보입니다.

 

수익금은 무연고 탈북청소년 공동체에 전달되고,

방과후 프로그램 운영에 쓰인다고 하니

마음은 훈훈해집니다.

 

 

 

 

사회를 맡은 개그우먼 김효진씨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마중물 음악회는 우쿨렐레 듀오 지미 브라더스와 인디밴드 하늘소년, 남.여.울 등 남한 출신 음악가들과

북한 출신 아코디언 연주자 조미영씨의 재능기부로 마련되었기에 더 뜻깊었습니다.

 

 

 

 

 

마중물 음악회의 첫 무대는 '지미 브라더스'의 유쾌한 우쿨렐레가 장식합니다.

우쿨렐레가 이렇게 유쾌할 줄은 몰랐어요.

흥을 돋우는 유쾌한 우쿨렐레 공연으로 공연장 분위기는 한껏 달아오르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공연장에는 북한이탈주민들을 비롯해 많은 시민들이 참석했습니다.

 

 

정말 신기한 아코디언 연주를 보여준

북한 출신 아코디언 연주자 조미영씨.

 

북한에서는 아코디언을 비롯한 악기연주자는 도시락을 두 개씩 싸고 다니면서

어머니의 지원과 노력으로 어렵게 배운다고 합니다.

 

북에서든 남에서든, 결코 쉬운 것은 없나봐요.

북한 출신 아코디언 연주자라고 선입견을 갖고 바라보면 안되겠죠?

 

가녀린 몸으로 아코디언을 멋지게 연주해주셨던 조미영씨.

아르헨티나 탱고곡인 라쿰파르시타와 고향의 봄을 연주했습니다.

 

그리고 조미영씨의 연주 모습을 담는 SBS 카메라~

 

 

 

인디밴드 하늘소년의 김영준씨.

1인 밴드로 북한 이탈주민과 밀접한 노래를 만드는 분이기도 합니다.

 

흥겹고 재미있는 노래를 들을 수 있었는데요.

 남북한의 화합을 이야기하는 노래인

"꽃과 단풍이 안부를 묻네"와 "오늘은 홍대클럽, 내일은 평양클럽"을 들려줬습니다.

 

정말 노래제목처럼,

오늘은 홍대클럽, 내일은 평양클럽을 갈 수 있을까요? ㅎㅎ

 

 

 

 인디밴드 '남.여.울' 3인조 여성밴드의 공연이 이어졌는데요.

가야금과 피아노, 멜로디언으로 연주하는,

조화가 참으로도 오묘했고 아름다웠어요.

 

근데 밴드 이름에 담긴 뜻을 듣고는 다들 박장대소를 했죠.

'남자 여럿 울려본 여자'라는 뜻으로 '남.여.울'이라고 한답니다~

 

눈이 와요와 독도의 꿈을 연주한 '남.여.울'팀.

이름이 너무나도 독특해서 잊지 못할 것 같았습니다.

 

 

 

 

 

 

다음은 무연고 탈북청소년 공동체인 '가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가 마련되었습니다.

이 마중물 음악회의 하이라이트가 아니었나 싶은데요.

 

무연고 탈북청소년 공동체 '가족'의 총각아빠 김태훈씨와 지성림씨가 자리를 해서

무연고 탈북청소년에 대한 이야기를 듣습니다.

 

탈북자 2만 6천여명 중에는 아이들이 많다고 합니다.

하지만 대부분 학교에서 자신이 북한출신임을 말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는 아이도 있죠. 누구보다도 자신있게 탈북했음을 말하고,

학교에서 총학생회장을 하는 아이의 이야기를 김태훈씨에게서 들을 수 있었는데요,

누구보다 더 열심히 공부하고 바람직한 생활과 사고를 하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저절로 미소가 지어졌습니다.

 

 

북한을 빠져나온 후 입국하는 탈북자 중에는 무연고 청소년이 많은 게 현실이라고 합니다.

다행히도 그들이 한국에서 살아가는데는 정부와 많은 관심과 사랑이 있어서 비교적 잘 정착하고 있다고 해요.

 그들에게 물질적인 지원도 필요하지만,

미래를 축복하고 격려하는, 따뜻한 메시지와 마음을 지속적으로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그리고 마중물 음악회를 주최하는 with-U에 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는데요,

한국에서 대학교를 졸업하고 현재 사회생활을 하거나

대학원 공부를 하고 있는 청년들로 구성이 되었다고 하네요~

이번 마중물 음악회가 첫 공연이고,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더 많은 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라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마중물 음악회의 공연수익금을 전달하는 자리도 마련되었습니다.

이 음악회는 남한에 먼저 온 북한출신 청년들이 후배들을 위해 마련한 행사죠.

그리고 무엇보다도 탈북 청년들이 스스로가 공연을 기획하고 준비한 점에서 큰 의미를 둘 수 있습니다.

비록 208,000원의 작은 금액이 모였지만 이 공연장을 가득 채운 따듯한 마음들까지

탈북 청소년들에게 전부 다 전달되었기에

청소년들은 환한 미소를 지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탈북청년 선배들의 응원이 마중물이 되어

후배 탈북청소년들의 마음 속 펌프로부터

희망과 잠재력이 콸콸 쏟아져 나올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 본 포스트는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의 지원으로 작성되었습니다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즐거운 저녁 시간 보내세요~

(참, 답방을 하지 못해서 정말 죄송합니다. ㅠㅠ

며칠 간 너무 바쁘고 정신이 없었습니다.

내일 아침에 다시 인사드릴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