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탐구생활/'10~16 국립중앙박물관

지중해, 서아시아의 고대유리, 삼천년의 이야기를 담다

꼬양 2013. 2. 17. 06:00

[전시리뷰]

맑고 투명한 유리,

일상생활속에서 우리는 유리제품을 참 많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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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랍게도, 예전부터...4천여년전부터 유리의 특성을 파악하고 가공했습니다.

삼천년이 넘게 전해오는 유리,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을까요?

 

오늘이면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유리, 삼천 년의 이야기:지중해, 서아시아의 고대 유리"

이 전시회는 막을 내립니다.

 

 마지막이라는 것이 너무나도 아쉬워서,

전시일 마지막에 올려보는 포스팅입니다.. ^^;

 

 

이 전시는 일본 히라야마 이쿠오 실크로드 미술관의 소장품으로 구성되었고,

기원전 15세기부터 기원후 15세기 사이에 제작된 유리 제품 375점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제작 기법과 예술적 감각이라는 두가지 측면에서

고대 유리 발상지의 유리 제작 전통을 제대로 알 수 있고,

유리의 다양한 매력을 만끽함과 동시에 우리 생활에서 사용되고 있는 유리에 대해

좀 더 생각할 볼 수 있는 계기가 됩니다.

전시는 3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부에서는 대롱불기 기법이 쓰이기 이전의 유리를,

2부에서는 대롱불기 기법으로 만들어진 유리를 다룹니다.

3부에서는 앞 시기의 전통이 사산조, 이슬람 시대에까지 계승되고 응용되는 한편,

새로운 기법이 등장하는 양상을 살펴봅니다.

 

 

 

인류가 유리를 만들기 시작한 것은 4천년전,

초기에는 구슬처럼 작고 속이 꽉 찬 형태로 만들어지다가,

기원전 1500년전 용기의 형태가 처음 등장했다고 합니다.

초기의 유리 제품은 대부분 메소포타미아와 이집트에서 발견되죠.

이집트 지역을 여행하다가 유리 기념품을 사오기도 하잖아요? ^^

 

초기의 유리는 대롱불기 기법이 개발되고 보편화되기까지는

상류층만 소유할 수 있는 고가의 물건으로 인식되었습니다.

하지만 대롱불기 기법이 보편화되면서 동지중해 연안의 도시가 유리제작의 중심지로 부상하죠.

헬레니즘 시대에는 유리 생산, 제작기술면에서 눈에 띄는 성장을 이뤄,

흑해까지 수출되었다고 하네요.

 

 

유리라고 생각이 안되지만,

이것들은 유리 목걸이랍니다.

기원전 1500년 무렵에 만들어진 유리는 대부분 색이 화려한 구슬 형태죠.

목걸이에 사용된 사각형의 구슬은 홈이 파인 거푸집에 유리를 부어 주조합니다.

그 당시 돌로 만든 구슬을 사용해서 목걸이를 착용했는데,

유리로 만든 목걸이는 상대적으로 가벼웠겠죠? ^^

 

 

▲ 이마장식, 목걸이

 

 

에게 해를 중심으로 한 동지중해 연안에서는 북메소포타미아 지역과 달리 투명한 유리 구슬이 제작됩니다.

빛이 참으로 곱다라는 말 밖에 나오지 않는데,

아주 얇은 이 장식은 한면에는 문양이 새겨져 있습니다.

일상생활보다는 부장에 사용하는 것이었다고 추측한다고 하네요.

 

 

 

 

 

 

 

밝음을 품었지만, 안에는 숨김이 없네.

깨끗함을 담았으나, 밖에서 보면 비어있는 듯하구나.

왕유(699-759)

 

 

유리라고 하면, 투명한 색만 생각하기 쉽습니다.

이번 유리 전시회에서는 그런 편견을 깰 수가 있습니다.

유리는 무색이 아니라는 사실!

약간의 철분이 함유되어 있어, 별도의 처리를 하지 않으면 엷은 청록 빛이 돈다고 해요.

철분을 제거하는 기술이 없었던 고대에는 무색의 유리를 만들기 위해 철분의 녹색기를

상쇄시킬 수 잇는 안티몬이나 망간을 첨가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합니다.

유리색과 농도는 가마안의 상태에 따라 엄청나게 달라진다고 해요.

 

 

다양한 색을 자랑하는 이 그릇도 유리라는 사실에 놀라기만 합니다.

 

 

 

 

 

정교함이 엿보이는 이 유리.

마치 냄비가 떠오르기도 했는데요.

 

그리스에서 사용하는 금속기나 도기를 유리로 만든 또다른 예로,

주둥이 양쪽에 손잡이가 달린 잔인 스키포스의 형태입니다.

시리아의 팔미라와 흑해연안에서도 이와 비슷한 형태가 보이기에

매우 넓은 지역에서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답니다.

 

▲ 알록달록, 다양한 파텔라 대접

 

그릇가게에 온 것 같은 기분입니다.

형형색색 다양한 색상의 대접들이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우리집 주방에 놓는다면, 주방 분위기가 확 달라졌을 것 같은데,

고대 사람들도 이렇게 주방을 꾸미는 것을 좋아했을까요?

 

기벽 중간에 한번 오목하게 들어간 형태가 무릎뼈를 닮았다해서

파텔라 대접이라고 부른다고 하네요.

빨간색, 흰색, 하늘색, 청색, 녹색 등 다양한 색상의 대접이

같은 크기와 형태로 다량 생산되었다고 해요.

 

 

과일은 실제보다 유리그릇안에 떠 있을때가

훨씬 아름다운 것 같다.

루키우스 세네카 - 자연에 대한 탐구

 

딱 보는 순간 과일 화채를 담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학자들의 추측도 그렇습니다 ^^

입이 넓고 용량이 큰 형태의 용기에는 액체보다는 음식을 담았을 것이라고 하네요.

 

사실, 과일도 예쁜 그릇에 담으면 더 먹음직스럽죠.

고대 사람들이나 현대 사람들이나 역시 예쁜 그릇을 좋아했나봅니다^^;;

 

 

 

코어성형기법이 서쪽으로 전해지면서 그리스 본토에도 유리공방이 생겨났다고 해요.

그리고 유리에 그리스 도기 형태가 반영되기도 하죠.

폭이 좁고 양쪽에 손잡이가 달린 암포라와

한쪽에 손잡이가 달린 물병 오이노코에의 형태를 보면 알 수 있답니다~

 

 

 

 

▲ 틀에 불어 만든 유리

 

대롱불기 기법이 탄생하면서 용기 크기와 제한이 사라졌고,

대량생산의 길이 열리게 됩니다.

그리고 서민들의 식기나 저장용기로도 사용되었다죠.

 

색이 참 묘하게 어우러진 이 유리병은 틀에 불어 만든 유리랍니다.

색깔도 선명하고 정말 오묘하죠.

 

유리의 엄청난 매력들은 다른 유리병들속에서도 발견하게 됩니다.

유리의 변신은 무죄라고 할까요?

장인들의 손길에 의해 다양한 색과 재질로 수많은 용도로 태어나는 유리들.

 

 

▲ 포도모양 병

 

다양한 형태의 유리병을 만들 수 있게 된 장인들은

대추야자, 포도 등의 형태를 한 향수병도 제작합니다.

포도는 풍요와 재생의 상징, 대추야자는 성스러운 나무로 여겨졌기에,

아마 이런 향수병들은 불티나게 팔리지 않았을까요?

 

 

 

이런 램프, 제 침실에도 놓고 싶어요~

 

▲ 신기한 돌기장식의 유리병

 

 

▲ 지역적 특색을 반영한 다양한 유리병들

 

 

▲오목한 램프

 

 

3~7세기 현재 이란 지역에 기반을 둔 사산조 페르시아에서는 다양한 유리가 제작됩니다.

특히 그릇 표면에 균일한 원 문양을 커트하거나, 돌출시킨 장식 유리가 활발하게 제작되는데요,

사산조의 유리제품은 비잔틴뿐만 아니라 실크로드를 통한 원격지 교역에 의해

아시아 각지에도 전해졌으며, 고급물품으로 여겨졌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지역의 유리산업은 7세기 이후 이슬람화의 진행에 따라 생겨난

새로운 도시 생활의 수요에 부응하면서 한층 발전하고,

에나멜과 금박을 입혀 깊은 광채를 내는 유리 용기가 등장합니다.

이슬람 유리장식의 장식기술은 상당히 화려하고 호화로운데요,

근, 현대 실용기술의 기초가 됩니다.

 

△ 유리로 만든 인장

 

 

 

 

 

▲ 에나멜 장식병

 

 

옛 사람의 지식과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친 경험, 미의식까지 녹아있는 유리.

오늘날까지 유리 성분 배합이나 제작방법이 수천 년 전과 별로 다를 것 없이

유지되고 있는 것은 정말 놀라운 일입니다.

그 당시 사람들의 생활, 감각까지 담겨있는 유리,

오늘날에도 유리는 가까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깨지기 쉽고 흔히 볼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하기에는

놀라운 이야기와 역사가 담겨있는 유리.

유리를 통해 고대인들의 또다른 삶을, 유리의 매력을 다시금 들여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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