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탐구생활/'10~16 국립중앙박물관

시인이 아닌 화가로서의 재발견, 타고르의 마지막 결실. 타고르의 회화

꼬양 2011. 10. 4. 07:00

[전시리뷰]

노벨문학상이라는 타이틀때문에 만능예술인이었던 그를 시인이라는 작은 틀 속에 갇아 둔 것은 아니었는지...

시인 타고르가 아닌 예술인 타고르를 발견해봅니다.

 

국립중앙박물관 아시아관에서 열리고 있는 "타고르의 회화" 전시회에 다녀왔습니다.

 

사실 미술관이 아닌 중앙박물관에서 미술전시회가 열린다는 자체가 쇼킹하기도 했습니다.

색다르게 중앙박물관에서 우리나라의 화가가 아닌, 인도 예술가 타고르의 그림을 만났답니다.

 

 

 

 

 

"동방의 등불"이라는 말을 어쩌다 듣게 되면 타고르를 떠올립니다.

라빈드라나트 타고르, 그는 시집 "기탄잘리"를 통해 동양인 최초의 노벨문학상을 수상하죠.

때문에 그를 늘 시인으로만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비단 문학뿐만 아니라 연극, 음악, 무용, 회화까지 예술분야에서는 다방면으로 활동했고,

많은 업적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비록 정규 미술교육을 받지 않았지만 세계 각지를 여행하면서 동양미술과 원시미술,

그리고 서구 현대 미술사조의 흐름을 접하면서 점차 화가로서의 재능을 발견합니다.

그가 갖고 있는 리듬의 감각과 운율을 시각적 형태인 그림으로 구현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는 그림을 통해

새로운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기 시작하죠.

 

그가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것은 60대 중반이었는데요, 지금 생각하면 참으로 늦은 나이죠.

희안하게도 그는 60대 중반부터 그림을 그리기 시작해서 총 2,500여점의 작품을 남겼다고 합니다.

 

예술에 대한 열정은 나이도 이기지 못하나 봅니다.

 

 

전시회를 보기 전에 먼저...

그의 일대기를 한번 살펴보는 센스도 필요하죠.

 

그림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

 

타고르, 그에 대한 기억도 희미해질 지금...

연표를 다시 보는 것만으로도 기억은 또렷하게 돌아옵니다.

 

 

동방의 밝은 빛이 되리라며 우리 민족에게 힘을 실어준 그 말.

 

타고르, 그에게 음악과 글은 누구를 위한 것일까...

우리가 1900년대 일제강점기 당시 독립을 간절히 열망했던 것처럼...

그에게 음악과 글은 뱅골과 인도를 위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그가 그림을 그리면서부터는 언어의 제약을 벗어나게 되고,

온 세계를 위한 것이 되기 시작합니다.

 

그의 그림을 자연에 다가서듯이 다가서는 걸 타고르도 원할 것 같습니다.

감성과 공감을 통해 이해하길 바라며, 때문에 그림에 제목이 붙지 않습니다.

어찌보면 제목 없는 그림이 더 어려운 듯 합니다. 

하지만 그는 그림을 그렇게 어렵게 보길 원하지는 않는 것 같아요.

자신에게 더 쉽게 다가서길 바라는 뜻에서 그림을 그렸을테니까요.

 

 

 

상상의 동물.

상상을 하면서 동물을 그려본 적은 어릴 때 밖에 없던 것 같습니다.

하나 둘 세상을 배워가면서 상상의 동물은 상상속에서도 밀려나갔죠.

 

타고르 그의 그림속에서 상상의 동물은 장난기가 잔뜩 어린 낙서입니다.

하지만 그 낙서들이 점점 원시미술속에서 만날 수 있는 그 당시 사람들의 상상속 동물처럼 형상화됩니다.

 

낙서와 같은 그림들 속에서 문자의 형상을 지우고 선과 면으로 그의 세계를 나타나게 하고자 했던

타고르의 고뇌가 엿보입니다.

 

 

 

 

 

 

 

 

 

 

 

 

 

타고르의 작품은 네단계로 변모합니다.

초기에는 단어와 선들을 시각적으로 바꾸려는 낙서에서 비롯되었고,

이 낙서들은 장난기가 어려있죠.

초기 회화는 무의식에 근거했지만, 그 이후 타고르는 자연의 다양한 형상에 관심을 갖게 됩니다.

풍경화들은 그러한 그의 생각을 반영하게 되고

후에 타고르는 인간의 몸을 단순한 형상이 아니라 이야기를 전달하는 연극의 씨앗을 품은 존재로 보게 됩니다.

 

하지만 작품들은 제목이 붙지 않은 상태로 있기 때문에 그가 전달하는 의미는 상당히 모호한 편이죠.

하지만 그의 작품세계의 끝에는 초상화가 있습니다.

 

고대 사제의 가면과 개별 초상화 사이를 넘나들며 구체적인 얼굴을 하나의 인물로 변모시키게 됩니다.

 

 

 

 

 

 

모든 예술은 무생물체를 살아있는 창조물로 바꿀 수 있는 리듬의 원리를 공통으로 지닌다.

나는 내가 가지고 있는 리듬감과 지금까지 받아 온 훈련을 통해 미술의 선과 색이 정보의 전달자가 아니라

그림 속에서 리듬을 구현하는 존재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결국 이들의 목표는 외부의 사실이나 내면을 그대로 베끼거나 도해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시각을 거쳐 상상력으로 스며들어 조화로운 전체를 발달시키는 것이다.

예술은 우리에게 의미를 묻지도 않고 무의미라는 점을 지우지도 않는다.

그 자체가 곧 의미기이 때문이다.

 

라빈드라나트 타고르

1930.7.2

 

 

자연에 대한 감성, 문화 교류에 대한 신념.

다른 사람에 대한 존중...

 

그의 작품에는 오늘날 우리에게도 가르침이 될 그의 철학이 담겨있습니다.

때문에, 그의 그림은 생애 "마지막 결실, The Last Harvest"였던 것입니다.

 

숙연한 마음으로 관람했던 그의 회화.

그 자체가 곧 의미라는 점에서 그의 예술이 더 뜻깊었습니다.

 

 

타고르의 회화

Paintings of Rabindranath Tagore, The Last Harvest

Asian Art Gallery, National Museum of Korea

2011. 9.20~ 11.27

국립중앙박물관 3층 아시아관

관람료 : 무료

* 사진촬영 불가

 

 

 

추천한방 부탁드립니다.

즐거운 하루 시작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