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탐구생활/나 이거 읽었어-독서

지금은 자력이 아닌 타력, 그 힘에 집중을 할 때. 타력

꼬양 2012. 8. 6. 21:32

[서평]

살다보면 알아도 불가능 할 때가 있다. 노력하겠다고 몇 번씩 마음먹어도 사흘을 못 넘길 때가 있다.

근데 나는 못할 것 같은데, 과감한 결단, 용기, 노력, 지속하는 힘 등

스스로도 감탄할 정도로 120%의 힘이 발휘되는 순간도 있는데

요즘들어 그러한 힘에 대해 생각을 종종 해본다

 

이 책을 읽기전부터 그러한 묘한 힘에 대해 생각을 했었다.

나의 힘이 아닌 다른 무엇인가의 힘,

그 힘이 무엇일까란 생각은 했지만 해답은 얻지 못했었다.

해답을 얻었다면 난 이미 해탈(?)의 경지에 올랐을 것이다.

 

이 의문에 대한 답을 명쾌하게 내려준 책이 있었다.

삼성 이건희 회장이 추천한 책이라는 이츠키 히로유키의 타력.

자력에 상반되는 의미의 타력, 과연 타력이란 무엇일까.

 

 

타력, 과연 타력이란 무엇인가

타력이란 눈에 보이지 않는 나 이외의 뭔가 커다란 힘이 내 삶의 방식을 떠받치고 있다는 사고방식을 말한다. 나 이외의 타자가 나라는 존재를 떠받치고 있다고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바꿔 말하면 타력이란 눈에 보이지 않는 우주의 커다란 힘이라고 해도 좋다. 커다란 에너지가 보이지 않는 바람처럼 흐르고 있다고 느끼는 것이 타력이란 것이다.

여기서 의문이 떠오른다. 모든 것을 타력으로 볼 수 있느냐 하는 것인데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는 "타인의존"도 타력이 될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해서도 지은이는 명쾌하게 답을 내놓는다. 타인의존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국가, 헌번, 정부, 병원, 학교, 기업, 양식, 매스컴, 은행, 그 밖의 모든 것에 의지하는 마음을 버릴 때 생겨나는 진정한 자력의 확언이야말로 타력 본원의 모습이라고 저자는 정의한다.

 

타력이라고 해서 ‘네가 하는 대로 내맡김’, ‘무책임’이 아니라는 사실도 기억해야하는 것중에 하나다. 이 책에서는 일본 스님들의 말이 자주 등장한다. 읽다보면 이게 불교의 책인가, 자기계발서인가 애매할때가 느껴지기도 하는데, 저자는 스님들의 말을 종종 언급한다. 우리나라 스님들은 많이 알고 있지만 일본의 스님들은 아무래도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스님들의 이름만 들어도 고개를 갸웃, 너무 생소하기 때문에.... 하지만 누가 얘기를 했는가는 떠나서, 타력의 의미만을 생각해보면 책이 한결 쉽게 느껴진다. 덧붙여 이 책을 너무 종교적인 의미로만 접근해서는 안된다고 말하고 싶다.  

 

 

종파를 초월한, 격렬하고 큰 힘. 타력

타력본원은 위기에 직면한 인간에게 가장 의지가 되는 힘으로 종파를 초월하여 모든 현대인의 마음에 작용하는 격렬하고 큰 힘이라고 저자는 정의를 내린다. 하지만 정작 이 타력을 현대인들은 잘 생각하는다는 것이다. 보이지 않는 힘에 대한 이야기는 경제에서 많이 배웠지만 실제 우리 생활에서도 보이지 않는 어떤 힘, 내가 아닌 무언가의 힘이 나의 일을 이끌어간다는 게 사실 납득이 안 될 경우도 많다. 나는 성격이 좀 독특한 편이라고 해야할까. 안되는 일은 그냥 붙잡고 있지 않는다. "시간이 흐르면 해결이 될거다", "흐름대로 맡겨두자"라는 생각을 자주 하는 편인데, 누군가와 다투더라도, 어떤 일을 맡고 있는데 잘 안풀린다면 잠시 힘을 풀고 기다리는 버릇이 있다.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이것은 본연의 흐름대로 흘러갈텐데 억지로 내가 그 흐름에 끼어들어서 망치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에, 잠시 그 보이지 않는 힘, 흐름에 맡기는 경우가 종종 있다. 흐름에 맡기고자 한다라고 말을 할 때면 지인들은 말한다. 꼭 나이 여든 먹은 노인네같다고 말이다. 하지만 나는 내 나름대로 나 이외의 타자가 나라는 존재를 떠받치고 있다고 믿고 있고, 나도 모르는 무언가의 흐름이 있다고 느낄때가 가끔씩 있다. 누군가는 그것을 포기라고 생각할수도 있지만 난 포기가 아닌 타력에 힘에 맡겼다고 생각한다. 타력을 너무 믿고 사는 것만이 아닌가 싶겠지만 꼭 그렇지도 않다. 타력의 힘에 의지를 하는 것은 일부분일뿐, 일상생활은 내 힘에 믿고 의지하면서 살고 있다는 것이다.

 

타력에 대해 설명할 때 저자는 나룻배를 예로 든다. 엔진이 달려 있지 않은 나룻배는 바람이 전혀 불지 않는 상태에서는 달릴 수 없다. 조금이라도 바람이 불면 어떻게든 되겠지만, 산들바람조차 불지 않는다면 포기할 수밖에 없다. 나룻배 위에서 아무리 애써봤자 헛수고라는 사실이다. 타력의 바람이 불지 않으면 사실 우리의 일상도 생각대로 풀리지 않는 법이다. 그러나 바람이 불어왔을 때 나룻배의 돛을 내리고 앉아서 졸고 있다면 달릴 기회도 놓치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바람이 불지 않는 상태가 아무리 계속돼도 꾹 참으며 주의 깊게 바람이 불 낌새를 기다리고, 하늘을 살피고, 또 바람을 기다리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타력이 아무리 자신을 떠받치고 있다한들 그 타력을 깨닫지 못하고 기다리지 못한다면 아무 소용없다는 의미도 된다는 것이다.

 

난세에서 살아남으려면?

저자인 이츠키는 타력을 이야기하면서 이렇게 험한 세상에서 살아남으려면 타력을 한 줄기 빛으로 삼을 수 밖에 없다고 말한다. 타력을 빛으로 삼거나 안 삼거나는 본인의 의지이기도 하지만, 저자의 생각은 확고한 듯 보인다. 인생을 향한 어리광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가족을 다 잃고 겨우 살아남아 한국에서 일본으로 가게 된 저자의 험한 인생 속에서 고민하고, 탄식하고 분노하고, 웃고, 실수하고, 울어본 사람의 내면의 빛으로 그는 타력을 말하고 있었다. 이 책은 100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난세를 살아남기 위한 100가지 힌트를 말하고 있지만 모든 장은 결국 타력으로 수렴된다. 암담한 현실에서 탈출하기 위한 출구의 열쇠는 하나라고 저자는 보기 때문이다.

 

 

 

이츠키 히로유키의 글이 큰 울림으로 와 닿는 이유는 그가 살아온 인생을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지금 그러하듯, 그 또한 ‘왜 나만 이럴까’ 하는 생각에 자신의 불운과 불우함을 한탄하면서 20대를 보냈다. 그러나 그런 와중에도 일단은 살아왔고 바로 그 불가사의한 힘을 곰곰이 생각하면서 ‘타력’이라는 감각을 인식하게 되었다고 한다. 녹록지 않은 인생을 살아오면서 자신이 겪은 위기와 고민들이 고승들이 전하는 삶의 지혜에 고스란히 녹아들어 있기에, 과장되거나 현실감 없는 뻔한 조언에 그치는 것이 아닌 진정성 있는 외침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고승들의 삶의 지혜와 이츠키 히로유키의 인생에 대한 통찰이 녹아든 문장 속에서 결코 삶을 포기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타력

저자
이츠키 히로유키 지음
출판사
지식여행 | 2012-07-10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깊이 절망하는 자만이 붙잡을 수 있는 희망의 이름!청춘의 문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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