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탐구생활/나 이거 읽었어-독서

무속인에 대한 편견을 벗다, 신이 선택한 여자 두번재 이야기

꼬양 2012. 7. 15. 07:00

[서평]

해를 품은 달 드라마를 통해 흑주술에 대해 대부분 들어보기는 했을 것이다.

근데 그게 대체 무엇일까?

 

드라마를 풀어가는 장치이기도 했지만 상당히 오싹한 것임은 분명하다. 흑주술은 무당들이 사용해오던 약 132가지 비방 중 하나라고 한다. 드라마에서도 무녀의 입을 통해 나왔지만 남을 해하고자 나쁜 비방을 할 때에는 그 일을 주도한 무당이나 그것을 강력히 원했던 사람에게 도리어 해가 돌아올 수도 있어 조심해야한다고 하는데,주술이란 들으면 들을 수록 신기할 뿐이다.

더 신기한 것은 백개가 넘는 비방 중에 불행보다는 행복을 바라는 마음이 더 많기 때문에 행복을 부르기위해 행하는 방술이 더 효과가 좋다라는 것. 귀신들도 좋은 일에 신명을 다한다고 하니...

 

어쨌든 주술의 행위는 선사시대로부터 시작되어 역사는 아주 오래되었는데, 그 오래된 세월이 있어서 우리 삶 속에 깊숙히 자리를 잡은 것 같다. 몸이 아플 때, 자꾸 안 좋은 일이 일어날 때 무속인을 찾는 것을 보면 우리 생활속에서 무교는 이미 삶의 일부가 되었다.

하지만 무속인, 무당에 대한 느낌은 썩 그리 좋지만은 않은 것은 사실이다.  드라마속에서나 여타의 주술을 말하는 매체에서는 흥미롭게 봤지만 일상에서 그들을 접할 때에는 부정적인 측면으로만 바라보았다. 왠지 그들의 말을 들으면 내 뒤에 귀신이 있을 것만 같아 두려웠고, 그들이 읊어대는 말들이 소름끼칠 정도로 무섭기도 했다. 그들이 심리적으로 접근했으며, 그냥 소 뒷걸음질로 쥐잡는 격이라고 생각을 했었다.

 

전 세계 이목을 집중시켰던 국사무당 심진송. 17년전에 한국을 떠들썩하게 했다던 그녀, 그녀가 두번째 책을 펴냈다.

무속인들에 대한 편견,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을까란 질문에 답을 줬던 이 책. 더불어 궁금했던 비방이라는 것에 대해 한발짝 다가갈 수 있었다.  

 

신을 접하는 사람이기전에 한 여자이고 싶었던 그녀

엄마들도 그렇지만, 가끔은 역할이라는 이름, 직업때문에 여자임을 잊고 사는 경우가 많다. 여자이기전에 "--엄마"라고 불리는 것처럼 그녀 역시 심진송이기전에 무속인, 무당으로 많이 불렸다. 때문에 사랑조차 생각하지 못했었다. 하지만 그녀도 일반 여자이고 싶었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녀가 사랑에 빠져들면들수록 신은 그녀를 멀리 했다. 신을 모시는 일까지 사랑해주는 남자이길 바랬지만 남자에게 그것을 기대하는 것은 이별을 말하는 것이었다. 신들이 말리는 사랑을 그녀는 선택했고, 신은 가차없이 그녀를 버렸다. 그리고 그녀가 다시 신에게 돌아갈 수 밖에 없음을 알고 자신의 잘못된 선택을 했다는 것을 알았을 때는 이미 늦었었다. 사실 신을 모시는 사람이 사기를 당한다는 것은 이해하기가 힘들었다. 하지만 무녀이기전에 한 여자이고 싶었던 그 당시 그녀의 마음을 미뤄보면 신이 아무리 말리더라도 고집을 꺾기는 힘들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쨌든 책에서는 그녀의 사적인 이야기가 시시콜콜 담겨있다. 그녀의 실패한 사랑이야기, 다시 일어설 때까지의 과정, 그리고 신들이 그녀에게 들려줬던 메시지, 그녀가 경험한 신비한 현상들까지...

 

하지만 그녀는 그녀 스스로 이제는 본인을 정의한다.

심진송, 그녀는 신이 선택한 여자이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말이다. 죽은 자와 산 자 사이에서 그들의 행복을 위해 따뜻한 손을 내밀어 위로하고 뜨거운 가슴으로 함께 울어주는 사람일 뿐이라고...

 

상상만으로도 오싹, 그녀가 전하는 신의 이야기

 2012년은 정말 뒤숭숭 그 자체였다. 왜 이리 사회가 불안하고 혼란스러운지, 위태로이 외나무 다리를 건너는 기분이다. 혼란스럽고 불안할수록 무언가에 의지하고 대비하려는 심리는 더 커진다. 때문에 역술인들과 무녀들은 더 바빠질 수 밖에 없다. 그녀는 책의 한 부분을 빌려 신이 그녀에게 말한 것들을 전한다. 박근혜와 안철수 이야기도 언급하고 우리나라 대기업 삼성과 현대를 말한다. 하지만 이번 대선에서 누가 이기리라는 것은 책에 나오지 않는다. 그게 궁금해서 이 책의 책장을 넘겨본다면 실망할 것이다. 또한 흥미로운 것은 일본에 대한 예언이다. 물도 무섭고 지진도 무섭지만 일본 화산들이 용트림 준비를 하고 있다는 사실. 지진대, 화산대에 위치하고 있어서 늘 위태로운 나라가 일본이지만 뭔가 큰 일이 일어나려나 싶기도 했다. 그녀가 모시는 신인 할아버지에게 그 모습을 보여달라고 했으나 신은 말이 없었다. 도울 방법을 말해달라고 했으나 신은 침묵을 지켰다고 한다. 신조차 침묵하게 만드는 일본...  

 

그녀가 전하는 그녀만의 비방들

이 사회 전반에 대한 예언을 하는 게 이 책의 중심은 아니다. 신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무교에 대한 편견을 깨고 싶었던 그녀의 소망이 책의 핵심이라고 말하고 싶다. 더불어 그녀는 이 책을 통해 그녀가 신당에서 처방하는 비방들을 나누고 싶었던 것이다. 누구나 삶은 힘들고 어렵다. 그녀가 만나는 사람들마다 "힘들어 죽겠다", "어떻게 살아야할지 모르겠다"라며 삶의 고충을 털어놨고 그녀는 그 힘든 삶에 도움을 주고자 여러 처방을 내렸었다. 비록 그들의 삶을 완전히 바꿔놓지는 않을지라도 숨쉬기 힘든 삶에 작게나마 숨통을 틔워주는 역할을 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인간 구설을 피하는 방법, 천생연분을 부르는 탄생석반지, 집나간 남편 불러오기, 일년 신수를 좋게 하는 방법 등등. 이러한 비방들을 한정된 신도들뿐만 아니라 더 많은 이들과 나누고 싶었다고 한다. 무속인의 비방이라서 이걸 하면 정말 이리 되나 싶을 정도로 의심이 들긴 하지만 이 책에 수록된 비방들은 중국 연변이나 북한에서 많이 사용되던 것들이라고 한다. 그 유래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오래되었고 이 비방에는 한가지 규칙이 있다고 한다. 반드시 이루고자 하는 것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스스로의 믿음이다. 믿음을 얼마나 갖느냐에따라 비방의 효과가 결정된다는 것.

 

어떤 종교를 가졌느냐를 뛰어넘어 현재 삶이 버거운 서민들에게 행복과 행운을 가져다주는 책으로 남고 싶다는 그녀의 소망을 담은 책. 신이 선택한 여자 첫번째 책 이후 교만했던 그녀의 삶에 대한 통한의 기록을 담았지만, 절반을 많은 이들에게 행복을 줄 수 있는 비방으로 담으려고 애를 쓴 그녀의 흔적이 역력하다.

 

앞으로 묵묵히 그녀에게 주어진 삶을 견디며 많은 이들에게 작은 빛이 되고 도움이 되는 삶이 되고자 노력하겠다는 심진송. 그녀의 순수한 소망이 곡해되지 않고 그대로 널리 서민들에게 전해졌으면 좋겠다. 적어도 믿음이 있다면 그녀의 비방은 사람들에게 행운으로 다가갈터이니.

 

 

 


신이 선택한 여자: 두 번째 이야기

저자
심진송 지음
출판사
느낌이있는책 | 2012-06-15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죽은 자와 산 자 사이에서 그들의 행복을 위해 가슴으로 함께 울...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