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판 맛집]
커피, 커피...
난 죽을병에 걸려서도 이 커피는 못 끊을 것 같다.
여행을 가서도 커피를 꼭 마시는데, 드립커피를 주로 마시는 이 사이판에서
에스프레소 머신을 이용한 라떼를 만나기는 정말 하늘에 별따기였다.
어딜가도 만나는 건, 일반 드립커피였다는 것.
아침, 점심, 저녁을 먹고나서 마시는 커피.
카페인이 부족하면 왜 난 기운이 떨어지는지.
캔커피로도, 드립커피로도 부드럽고도 은은한 라떼의 빈자리를 채우지 못했다.
늦은 저녁시간 DFS 면세점 안을 돌아다니다가 찾아낸 카페.
카페 퍼시피카. Kafe Pacifica
온통 오렌지빛의 카페.
남자 직원이 커피를 만들고 있었다.
다양한 빵과 쿠키, 와플이 있었던 카페였는데...
외관상 아주 세련되고 멋진 빵들을 팔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와는 반대로 정감가는 빵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 바닐라라떼
△ 어라? 메뉴판에 한국어가!!
왠만해선 한국어를 만날 수 없는 게 사이판이다.
일본인 관광객이 주를 이루기에.
근데 여기는 한국어가 있었다.
커피 종류도 참 다양하다.
한국에 없는 커피들이 많다.
마카다미아 라떼, 스트라우밸리 라떼 등등. 들어는 보았는가~
메뉴판이 한국어가 있는 게 이상해서 물어봤더니...
사장이 한국인이랜다.
아, 그랬구나!
근데 커피가 좀 비싸다.
바닐라라떼 스몰 사이즈가 4.25$...
어딜가든 에스프레소 커피가 금값이로구나...
한국의 라떼가 그리워지는 이 순간.
바닐라라떼가 나왔다가 직원이 부르는데...
이 친구가 말하길
"시럽 필요하세요?"
에? 바닐라시럽을 넣었는데 또 넣는 사람이 있단건가? -_-;
이렇게 단 라떼에 또 시럽을?
필요없다고 말하고는 나는 모처럼 바닐라 향과 조우를 했다.
거품이 살짝 거칠긴 했지만 달달한 바닐라 향과 커피의 어울림은 괜찮았다.
△ 우리나라 치즈케이크와는 좀 다른 비주얼의 사이판표 치즈케이크
▲ 참으로 맛있어 보이는 바나나 스플릿, 근데 혼자 먹기에는 좀 애매해 보여서 패스
카메라를 내려놓고 커피를 마시고 있는 내가 이 직원 눈에는 분명 여행자로 보였겠지.
근데 혼자 여행다니는 게, 필리핀 직원눈에는 정말 신기했나보다.
갖가지 질문이 나에게 쏟아진다.(물론, 영어로...)
"일본인이예요?"
(내가 어딜 봐서 일본인이라는건가요~ )
"왜 혼자여행해요? 심심하진 않아요?"
(혼자 여행하는 게 얼마나 재미있는데. 여행을 해보삼~)
"며칠동안 여행하나요?"
(그을쎄... 걍 내키는대로 하죠)
"한국에는 이탈리아식 커피점이 많은가요?"
(음. 엄청 많죠. 요즘엔 드립커피점이 많이 생겨나는 편이구요)
"남자친구는 있어요?"
(있음 어쩔거고, 없음 어쩔라고 그러시는지?)
"당신 참 예쁘게 생겼어요"
(고맙네요~ 나도 그렇게 생각해요.)
등등등...
하나씩 물어보세요...
나도 참 심심했는지, 그 질문에 하나씩 다 대답을 해줬다.
그러면서 친구가 되었다.
이 친구 이름이 레이몬드였지...
근데 내 이름 무지 어려워하더라.
내가 생각해도 내 이름은 영어로 말하긴 어렵다.
때문에 영어 이름을 따로 쓰긴 하지만...
카페 안에는 갖가지 간식들이 있다.
핫도그 샌드위치를 비롯해서 한국에서도 많이 만나볼 수 있는 빵까지.
이 카페에 빵이 많은 이유는?
사장님이 빵집도 운영하기 때문이다.
딸이 27세인가 28세인데, 이 카페 운영을 맡았다고.
본격적으로 카페 퍼시피카 빵 구경 시작...
햄 페스트리와 소세지 크로와상.
이건 우리동네 빵집에서 자주 보던 것들...
근데 프랜차이즈 빵집에서는 볼 수 있는 빵들임은 분명!
응? 이것도?
이건 10년전에 빵집에서 볼 수 있었는데...
동네에 천원에 빵 3개 하는 빵집 한 두 군데는 있기는 마련.
그곳에서 파는 빵들을 사이판에 옮겨 온 줄 알았다.
한국에 파리크라상이 있지만 사이판에도 파리크라상이 있단다.
다만 프랜차이즈는 아니고, 이름만 같다는 사실~
아몬드로 온통 뒤덮은 마들렌...
빵 중에서는 이게 제일 탐났다.
오동통한 마들렌의 모습을 아몬드로 도배를 하다니!
어라...
사이판 카페가 아니라 마치 동네 빵집에 커피마시러 온 느낌이잖아 이건.
응? 영업시간이 10시까지인데... 카페에 있던 시간은 8시부터 9시까지.
근데앙꼬빵이 sold-out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에스프레소 커피를 취급하는 이탈리아식 커피점에서 가장 잘 팔리는 빵이 앙꼬빵이라니!
이 놀라운 사실 -_-;
앙꼬빵에 무슨 비밀이 있는 걸까...
사이판의 앙꼬빵은 대체 무슨 맛이길래! (특별한 팥을 쓰는걸까? 한국에서 공수해오는 팥? 동남아의 팥?)
일본, 중국인, 한국인 관광객들이 이 면세점을 많이 찾긴 하지만.. 앙꼬빵이 매진될줄은.
한국인이 사장이라서 한국인이 많이 오는걸까?
근데 없어서 사지도 못하고 맛도 보지 못하는 상황 -_-;
다음에는 꼭 먹어보리라 다짐만 하고 있는 꼬양.
나머지 빵들은 이렇게 있는데 말이지...
바닐라라떼가 그리워서 찾았던 카페.
그 카페에서 참으로 정겨운 빵들을 많이 만났다.
그리고 친구도 사귀고... ^^
이 친구 잘 지내고 있으려나 모르겠다.
스마트폰을 들고 있던 나에게 묻지도 않았던 와이파이 비번도 친절하게 가르쳐주던 그 친구.
다음에 갈 땐 노트북을 들고가서 느긋하게 웹서핑도 즐겨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스마트폰으로 끙끙대면서 작은 화면 보려니 힘들었다는...
근데 다음에 가면 나를 기억을 하려나 모르겠군...
사이판 DFS 면세점의 카페 퍼시피카에서 가장 잘 팔리는 빵은 앙꼬빵이라는 사실과
파리 크라상은 한국에만 있는 게 아니라 사이판에도 있다는 사실.
여행은 참으로 새로운 사실을 많이 알게 해준다.
매력덩어리, 여행! 계속 사랑해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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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한방 부탁드립니다.
춥지만 화창하고 즐거운 하루 시작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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