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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성과 인디 음악사이 균형잡힌 앨범, 홍대의 노라존스 로지피피

꼬양 2011. 12. 18. 07:00

노라존스, 그녀를 상당히 좋아하는 나.
홍대의 노라존스라 불리는 가수가 있었다.
그녀가 로지피피란 이름으로 대중들에게 다가왔다.

 

인디밴드의 음악은 사실 대중성과는 조금은 거리가 멀어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그녀의 음악은 대중성을 갖고 있기도 하며, 인디 밴드의 색도 묻어나듯 조화를 이뤘다.

음악에 대해 아직 겉도는 지식만 갖고 오로지 감만으로 판단하는 나에게 조차 그녀의 음악은 친근하게 다가왔으니.

 

 

1. Hello

2. 고양이와의 대화

3. 어른아이

4. Falling in love

5. 튤립

6. 별과 당신

7. 꽃잎

8. Love Fixer

9. Subiaco

10. Goodbye

 

 

 

 

 

 

 

 

타이틀 곡 "고양이와의 대화"
소통, 대화가 참으로 중요한 세상. 하지만 마주보면서도 우리는 쉽게 대화를 하지 못한다. 오히려 스마트폰만 잡고 텍스트로 대화를 하고 있다. 소통의 부재, 대화가 단절된 세상에서 대체 누구와 대화를 할까. 고양이는 묻는다. "짧은 생을 어찌 보내는지?", "사는데 힘을 주는 것은 무엇인지".. 우리 생은 평생을 함께 할 사람을 찾는 외로운 탐험이라는 것과 그중에서도 제일 좋은 것은 사랑하는 사람도 나를 좋아하고 있다는 것. 너무 빠르지도 너무 느리지도 않는 템포속에서도 펑키함을 담아낸 이 곡은 듣다보면 왜 타이틀 곡이 되었는지 느끼게 된다. 가장 대중성이 짙고, 그리고 가장 그녀답게 부른 곡이라고 여겨진다. 나도 별명이 "고양이"인데... 그녀는 대체 어느 고양이와 대화를 한 걸까? 엉뚱한 질문까지 던져보는 이상황 -_-;

 

1. Hello

짧은 곡이지만, 곡이 주는 느낌은 상당히 강렬하다. 일렉트릭 사운드와 로지피피의 목소리가 몽롱한 느낌을 자아낸다. 첫 곡의 느낌이 몽롱하다고 해서 모든 곡이 이런 건 아니지만, 처음부터 충격을 준다랄까. 앨범 이름이 알로하오에, 안녕이란 말이니 첫 곡이 "Hello"라는 것도 왠지 무언가 의미가 있어보인다. 그러나 난 이런 몽롱한 느낌의 곡은 그다지 좋아하질 않아서...

 

3. 어른아이

이 제목은 거미의 "어른아이"노래를 떠올리게 하는데, 분위기도 다르고 보컬의 느낌도 다르다. 거미의 노래나 템포가 들어간 것은 맞는데, 거미의 노래는 빠른 비트로 들어가는 반면에 로지피피의 노래는 그에 비해는 느린 템포로 흘러간다. 그리고 내용도 전혀 다르다는 것. 로지피피의 어른아이는 몸은 자랐지만 인생에 있어서는 어린이인 모습에 고민하는 모습을 담은 가사라는 것이다. 84년생인 로지피피나 나나 인생에 있어선 어린이긴 마찬가지. 때문에 이 가사가 공감이 많이 간다.

 

4. Falling in love

사랑에 퐁당 빠져버린 연인을 노래하는 곡. 이 곡도 타이틀곡이라고 하는데, 재즈를 연상하게 한다. 그리고 그녀의 목소리가 상당히 매력적으로 들린다. 노라존스라는 별명은 그녀의 목소리때문에 붙은 게 아닐까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가사는 사랑이 듬뿍듬뿍 묻어나고, 마지막 부분의 가사가 계속 기억에 남는다. "하루가 지나면 더 사랑하나봐, 어제보다 오늘 더 사랑하나봐, 오늘보다 내일 더 사랑하나봐. 시간이 흐르면 더 사랑하나봐". 비록 사랑과 이별이 한 세트로 다닐지언정, 사랑은 좋은 것. 사랑에 빠질 때는~

 

5. 튤립

로지피피는 참으로 욕심도 많다. 이번에는 보사노바의 흥겨움까지 앨범에 담았다. 대체 몇 개의 장르를 담은건지... 어쨌든 그녀가 음악적으로도 풍성한 자질을 갖추고 있다는 방증이 되기도 하고, 듣는 사람 입장으로서는 다양한 음악을 들을 수 있으니 귀는 호강한다만, 만드느라 좀 힘들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어찌되었든 튤립 이 노래는 보사노바 장르를 연상하고, 조금은 몽환적인 느낌도 들게 한다. 사랑을 잃었던 사람에게서 사랑이 다시 튤립처럼 피어난다는 노래.

 

6. 별과 당신

감성이 상당히 녹아든 곡이다. 사랑 노래에서 별은 많이 등장한다. 이를테면 "내 마음 별과같이" 등등등. 별은 사랑과 뗄래야 뗄 수 없는 존재인가 싶다. 로지피피의 노래는 사랑하는 사람을 그리는 마음에서 별이 나온다. 장르를 굳이 따지자면, 발라드? 그렇다고 100% 발라드는 아니고... 좀 애매한 구석이 있다. 인디밴드와 대중음악의 딱 중간점이라고 할까.

 

7. 꽃잎

재즈느낌이 물씬나고 후렴 부분 "루루루~" 이 부분에서는 몽환적인 느낌도 난다. 그대가 거닐던 길 위에 꽃잎이고 싶다는... 마치 가시는 길에 진달래꽃 뿌리겠다는 "진달래꽃"을 연상시키는 노래이기도 하다. 가사만으로는 진달래꽃을 연상시키지만 노래는 다른 느낌이라는 것.

 

8. Love Fixer

떠나간 이에게 돌아오라고 말하는 노래. 이별을 했지만 아직도 두근거림을 갖고 있기에 사랑하고 있기에 돌아오라고 말하고 있다. 로지피피는 미드템포의 펑키함을 상당히 좋아하는 것 같다. 이 곡도 마찬가지로 그러한 경향을 띠고 있기 때문. 가사중에 흠칫하며 놀란 부분이 있다. "너는 뼈 중의 뼈, 나의 살 중의 살 나는 너로 인해 완전해져"... 이런 독창적인 가사는 그녀라서 쓸 수 있는 것이라 생각된다.

 

9. Subiaco

 

10. Goodbye

앨범의 마지막 노래는 Goodbye. 첫곡이 Hello 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앨범은 완벽한 수미상관이다. 처음과 끝이 일치하는 앨범. 감미로운 그녀의 목소리와 나긋나긋한 멜로디가 이별을 참으로 아쉽게 한다. 색연필로 아기자기하게 써내려간 가사까지, 귀엽다는 느낌도 물씬드는 곡. 다채로운 그녀의 모습을 볼 수 있던 앨범의 노래도 이렇게 마무리 된다.

 

펑키하게 가겠다는 그녀의 바람을 담아 이름도 로지피피.

인디음악과 대중성 사이에서 균형잡기란 어려울텐데 그녀는 무사히 해낸 거 같다.

싱글앨범 발표를 통해 경험을 했고,

이젠 정규앨범으로 팬들에게 다가서니 그녀의 기분도 참으로 묘하리라 생각된다.

이적, 루시드폴이 극찬했다는 말로는 그녀를 다 표현할 수 없으리라 본다.

그녀의 음악은 직접 들어봐야 판단할 수 있다.

 

동갑내기인데... 그녀가 앨범을 낼 때, 난 뭐했나 살짝 자괴감이 들지만.

그녀는 뮤지션이고, 난 나니까.

어쨌든, 로지피피 그녀의 앨범덕분에 모처럼 귀가 호강한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