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탐구생활/스크린 세상-영화보기

이 세상의 바쁜 아빠들에게 권하는 영화, 파퍼씨네 펭귄들

꼬양 2011. 9. 14. 07:00

[영화리뷰] 돈 버느라 엄마, 아빠도 바쁘고, 공부하느라 딸과 아들도 바쁘고...

세상이 바쁘게 돌아가기에 더더욱 바쁘다. 한가인(한가한 사람)이 오히려 민망해지는 이 세상. 한 집에 같이 살면서도 가족끼리도 얼굴보기가 힘들다. 그중에서도 유일하게 온 가족이 모이는 때, 명절인데....... 명절이 없었다면 친척들 얼굴보는 건 아마 미션 임파서블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엄마, 아빠가 바쁜 때도 있지만, 우리집은 내가 제일 바쁘다. 그건 모두가 인정한 사실! 모처럼 서울에서 제주로 내려간 김에 함께 영화를 보게 되었다. 여러 영화가 있지만서도 가족영화를 택한이유는? 진정한 가족의 의미에 대해 생각을 해보자는 뜻에서!  스토리는 뻔하게 예측이 가능했지만, 짐 캐리의 연기와 펭귄들의 애교가 아주 기대가 되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펭귄들때문에 영화는 확 살아난다는 것. 그리고 훈훈한 감동까지 얻어갈 수 있었다는 거다.

(아주 오랜만에 쓰는 영화리뷰네요. 아주 가볍게, 정말 가벼운 마음으로 리뷰를 써봅니다.)

 

 

[줄거리]

어느 날 갑자기 배달된 귀요미 펭귄들, 파퍼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꾸다!!

 성공한 사업가 파퍼는 가족을 등한시 한 탓에 전처와 자녀들에겐 ‘남’만도 못한 존재다. 그러던 어느 날, 돌아가신 아버지로부터 요상한 ‘유산’을 상속 받는데…. 그건 바로 남.극.펭.귄! 집안을 난장판으로 만든 이 애물단지를 버리기 위해 백방으로 알아보던 파퍼는 오히려 펭귄 다섯 마리를 추가로 배달 받게 되고, 심지어 파퍼의 아들은 펭귄들이 자신의 생일 선물이라 오해하고 만다. 간만에 제대로 아빠 노릇하게 생긴 파퍼는 요 민폐덩어리들을 갖다 버릴 수도 없는 상황, 결국 뒤뚱뒤뚱 남극신사들과 그는 기막힌 동거에 돌입하게 되는데… 과연 파퍼와 귀요미 펭귄 6인방의 좌충우돌 뉴욕 생활기의 결말은…?!

 

 

 

 

짐 캐리보다 더 웃긴, 영화를 빛내준 주연급 펭귄들

전체관람가인 이 영화. 사실, 파퍼씨네 펭귄들 영화를 본다고 했을 때 짐 캐리보다는 펭귄들의 연기가 너무 궁금했다. 어떻게 실제 펭귄을 영화에 담을 생각을 했는지, 배우와 펭귄들의 연기가 실제로 가능할 지 그게 의심스러웠기 때문이다. 이 의심병! CG로 표현하기에 좀 어색할 수도 있는 게 펭귄이니까. 완벽하게 CG를 구현한다면 정말 실제 펭귄인지 가짜 펭귄인지 알 길이 없겠지만, CG가 그걸 제대로 표현할 수 있을 것인가가 궁금했다.

 

가족영화이기에 스토리 예측도 뻔했고, 사람의 행동은 영화가 진행됨에 따라 예측할 수 있었지만, 예측불허의 등장인물은 펭귄밖에 없었다는 것. 왜냐, 펭귄들은 동물이니까~ 이들에게 이성은 없고 본능만이 존재하니까. 그들에게 사람의 사랑을, 정을 알아보길 믿지만... 번번히 그들은 물고기를 택하는 아쉬움을 안겨준다. 하지만 펭귄과 사람 사이에도 사랑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영화의 막바지에서 깨닫게 해준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펭귄을 통해 동물이나 사람이나 가족을 꾸리고 있고, 사랑을 통해 그 가정을 지키고자 한다는 것을 말한다.

 

또한, 펭귄들의 좌충우돌 해프닝은 관객들에게 미소를 선사한다. 제목에서 말하듯 "파퍼씨네 펭귄들". 펭귄들이 영화의 전반을 지배하기에 등장부터 예사롭지 않다. 펭귄 한 마리는 냉장고에 둥지를 틀고, 구겐하임미술관에서 슬라이딩을 하며, 센트럴파크에서 사람과 함께 축구를 하고, 맨해튼의 고급 아파트에 알을 낳기까지. 펭귄의 날개짓 하나에, 표정 하나에 사람들은 열광하게 될 정도로 관객들의 관심은 온통 펭귄이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꺄아, 귀여워!"를 연발하게 된다는 것.

집에 크나큰 펭귄 인형 한 마리 데리고 사는 나로서는... 이 영화 덕분에 이젠 인형이 아닌 실제 펭귄을 갖고 싶다고 생각할 정도로... 펭귄 마니아가 되었다.

 

 

 

이 세상의 바쁜 아빠를 표상하는 짐 캐리, 그리고 가족의 소중함

나날이 오르는 물가때문이라도, 아이들을 공부시키기 위해 부모들은 정말 일 밖에 할 수 없다. 일반 평범한 가정이라면 어쩔 수 없이 엄마, 아빠 모두 맞벌이에 나서고, 워크홀릭이 되는 것이 현실인 것 같다. 짐 캐리가 맡은 톰 파퍼는 의자의 각이라도 틀어지면 질색하고, 명품 아파트에 수건 하나, 욕조까지 명품으로 치장하던, 결벽증에 명품환자다. 이점에서 평범한 우리네 부모들의 입장과는 약간은 다르지만, 일에 치여사는 바쁜 아빠, 외롭고 고독하다는 걸 내색할 수 없는 고독한 아빠라는 점은 같다. 격주로 만나는 아이들과 놀아주긴 하지만, 딸의 이야기를 잘 안들어주려고 하고, 오히려 아이들을 어려워하는 아빠다. 그런 그가 대장, 사랑이, 꽥꽥이, 깨물이, 띨띨이, 뿡뿡이 등 개성 만점 펭귄들에게 배변 훈련을 시키고, 서서 자는 습성을 가진 펭귄들과 함께 뒤엉켜 침대에서 잠도 잔다. 유쾌한 장면들은 뭉클함과 함께 자연스러운 웃음까지도 유발하는데, 남극에서 온 실제 펭귄들이 본능적으로 펼치는 의외의 애교라고 할까. 사람이나 동물이나 마음을 여는데 애교만큼한 것도 없는 것 같다.

 

관객도 즐겁지만 펭귄들로 인해 즐거워하는 영화속 아이들의 모습을 통해, 펭귄과 아이들과 하나되어 놀며 서로간에 정을 쌓게 되고, 처음에 펭귄의 P자만 들어도 질색하던 톰도 점점 달라진 모습을 보여준다. 한겨울에 창문을 죄다 열어 집 안을 눈밭으로 만드는가 하면, 부화가 늦은 알을 종일 햇볕에 쬐느라 출근도 않는, 진정으로 생명을 아끼고 사랑하는, 가족을 생각하는 펭귄아빠가 된 것이다.

 

짐 캐리... 늘 코믹한 캐릭터를 맡아왔고, 황당무계한 역을 소화하면서 안면근육을 자유자재로 이용했던 배우다. 하지만 세월이 흘렀다는 것을 이번 그의 연기에서 발견했다. ‘코미디의 제왕’이 어느 틈에 아빠의 역할을 통해 중년 남자의 고뇌와 세월을 연기하고 있다. 있는 건 말발, 화술뿐이라서 부동산 업계의 거물이 됐지만, 겉보기만 화려하고 실제로는 외롭고 고독한 톰 파퍼 역을 맡기에는 그만한 배우가 없다고 생각된다. 영화 트루먼 쇼와 이터널 선샤인에서 그의 연기력을 엿볼 수 있었지만, 이 파퍼씨네 펭귄들을 통해 코믹과 진지한 연기 모두 손색없는 배우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짐 캐리표 코미디"란 말보다 "훈훈한 가족영화"라는 표현이 적당할 거 같다. 펭귄 아빠 톰과 펭귄들이 어우러진 일상적인 장면들이 잔잔하게 기억에 남는다. 포복절도할 폭소보다도 잔잔한 미소가 어울리는 영화다.
워크홀릭에 고독남 톰 파퍼가 점차 펭귄들을 한 가족으로 받아들이며 소원했던 가족들과 천천히 녹아들며 하나되는 과정은 마치 엄마가 어릴 적에 읽어주던 동화처럼 따뜻한 감동을 준다.

 

 

"우리들한테도 신경 써주실 거죠?"

영화는 엄마, 아빠들에게 이런 말을 하고 있는 것만 같다. ^^

아이들에게 펭귄들이 선사하는 웃음이 상당히 유쾌한 영화, 하지만 바쁜 아빠, 엄마들의 마음을 살짝 아프게 할 영화이기도 하다.

 


파퍼씨네 펭귄들 (2011)

Mr. Popper's Penguins 
8.5
감독
마크 워터스
출연
짐 캐리, 칼라 구기노, 매들린 캐롤, 안젤라 랜스베리, 오펠리아 로비본드
정보
코미디 | 미국 | 94 분 | 2011-09-07
글쓴이 평점  

 

 

추천 한방 부탁드립니다.

좋은 하루 시작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