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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덥다 느끼시는 분들께 권하는 스산하고 음산한 인디음악

꼬양 2011. 8. 17. 07:00

[음반리뷰] 스산하고 음산한 인디 음악.

여름이라 납량특집이라 하기에도 이미 말복도 지났고, 입추도 지난 마당에, 그런 음악 리뷰를 써본다.

그래도 낮엔 좀 더우니까~

더위를 이길겸 스산한 음악을 하는 뮤지션도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어서.

 

양지가 있으면 음지가 있고, 더위가 있으면 추위가 있듯 정과 반의 관계는 노래에서도 이뤄진다.

밝고 따뜻한 노래가 있으면 어둡고 습한 노래도 있으며,

논리정연한 노래가 있으면 그와 반대인 황망한 노래도 있다.

전혀 트렌드가 반영이 안된, 듣는 사람조차 이런 음악이 있구나라는 충격을 주는 음악!

 

마음이 몹시 급하여 당황하고 허둥지둥하는 면이 있는 노래, 

말 그대로 황망한 노래를 들으면 어떤 느낌일까? 마음도 황망해질까?

아니면 부르는 사람마저 황망해질까?

그러나, 나에게는 크나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세상엔 이런 음악도 있구나?!

 

 

 

황망한 사내 정차식, 그는 15년차 록밴드 레이니썬의 보컬 멤버였다. 레이니썬 역시 마치 호러음악을 연상시키는 록음악을 했었고. 그 록밴드의 음악적 색깔때문인지 이번 그의 음악도 좀 괴기스럽다. 노래 제목들도 정말 개성이 뚜렷하다. 정말 그가 아니면 하지 못할 가사들과 제목들이다. 그리고 곡들의 분위기는 극과 극을 달린다. 천국과 지옥을 달린다고 할까? 아주 미워하다가도 아주 사랑하는... 그런 반전까지 곁들인 앨범이다.

 

01. 용서

가사는 참으로 섬찟하다. 진리, 후회, 용서 모두 떠나라고 말을 하고 있다. 목을 내어주면 될 것이고 이 어둠속에 피는 그대가 자신에게는 진리라고 하면서 용서를 구하고 있는 노래다. 간단한 연주에 정차식의 굵은 목소리가 스산함을 더한다.


02. 오해요

그녀가 오해를 하고 있다는 걸까, 아니면 "oh, 해요"라고 말을 하는걸까.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그녀를 생각하는 마음은 하늘처럼 높지만 가슴을 저미는 끝이 없는 아픔은 어찌하려는지... 이 곡은 달이 밝게 떠 있는 밤하늘아래 사랑에 빠진 남자가 아파서 절규하는 듯한 느낌이다.

 

03. 촛불
슬픈 사랑의 끝남을 촛불에 비유하는 곡이다. 무거운 기타연주가 금방이라도 꺼져버릴 것 같은 촛불을 떠올리고, 까마귀 울음소리가 들리는 듯도 하다. 마지막 가사에서 빌어 먹을 게, 닳고 닳은 내 마음이, 앓고 앓은 내 흔적, 꺼져가는 촛불이 내 사랑이라는 말에서 왈칵 눈물도 날 뻔했다.

 

04. 머리춤

05. 내게 오라

참으로 발칙한 노래다. 자신감도 노래에서는 엿볼 수 있었다. 남자니까 최대한 장렬하게 그 대가를 치르겠다는데, 듣다보면 트로트 멜로디가 떠오른다. 정차식만의 트로트라고 하면 되려나. 스산하고 호러 영화같은 그의 음악중에서 그.나.마 밝은 분위기다.

 

06. 음탕한 계집

제목으로 봐서는 왠지 음악의 퀄리티는 3류같지만, 음악 선율이나 시도에 있어서는 상당히 신선하다. 노래는 스페인 탱고풍이며 리듬은 탭댄스다. 정차식 목소리 사이사이에 들리는 탭 리듬은 색다른 매력으로 다가온다.

 

07. 유령
08. 습관적 회의

리듬은 왈츠나 멜로디는 상당히 슬프며 가사 역시 가슴이 아릴 정도로 아픔만 가득하다. 그런 반면 기존의 곡들과 달리 이 노래에서는 정차식의 목소리가 상당히 곱다. 이런 미성의 소유자였나 싶을 정도로 충격적인데... 사랑을 알지만 시로 쓰고 마음만 있는, 자신을 제대로 알고 좋아할 사람 하나 없다는 좌절의 마음, 그리고 괜찮다며 자신을 타이르는 이런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고운 목소리로 노래를 불렀어야 하지 않았을까.


 

09. 마중

화가 이중섭을 떠올리며 정차식이 만든 곡으로 그의,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노래했다고 한다. 가족에 대한 그리움과 더불어 사랑, 추억, 소망 모든 것이 담겨 있는 노래다. 절제하면서 부르는 그의 목소리에서 엄숙함까지도 느낄 수 있었다.


 

10. 구원하소서

11. 붉은 꽃

12. 완벽한 당신

정차식의 애교가 아주 담뿍 담긴 노래. 레이니썬 팬들이 들으면 기절하고 곡할 노래이기도 하다. 스산하고 음산한 록 음악을 하던 보컬이 왜 이젠 이런 노래를 부르냐면서 민원을 제기할 지도 모른다. "사랑하오, 사랑을 하오"라는 말로 달달하게 시작을 하는데, 이 앨범의 반전 중에 최고의 반전이라 평할 수 있는 노래다.


 

13. 불면의 노래

14. 괴물

다시 또 나온 괴기스럽고 음산한 분위기. 노래제목조차 괴물이다.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음악인데, 하이톤의 목소리가 정말 괴물이 절규하는 것만 같은 느낌으로 다가온다.

 

15. 그 사내

정차식, 그를 칭하는, 그를 말하는 노래가 아닐까? 황망한 사내의 이야기를 주저리 주저리 슬픈 선율에 풀어놓고 있는 노래다. 다 지난 바람이어라를 반복하며 노래는 마무리를 짓는데, 아마도 그는 황망한 마음으로 앨범 작업을 하면서 그때의 심정을 이 노래로 풀어놓고 앨범의 마무리까지 그 기분을 그대로 담아두고 싶었던 것 같다.

 

 

한 여름, 고온의 어지러움속에 태어난 그의 앨범.

때문에 그 더위까지 스산하게 식히고 싶었던 것 같다.

마지막 한 올 한 올까지 황망하여도 그는 살아가고 있다.

그래도 그는 황망한 그가 좋다고 말한다.

하지만 듣는 이들은 부디 황망하지 말아달라고 한다.

그저 긍정이든 부정이든 질색이든 고개 한번 끄덕여달라고 한다.

그럼 다음에도 그는 다시 태어난 사람처럼 우리의 귀에서 주절주절 세월을 얘기하고 싶다고 한다.

 

내뱉는 대로 불리어지는대로 만든 앨범이라 하지만서도

노래를 부를 때만큼은 그의 진심이 느껴졌다. 

나름 음악적 시도라든가 변신을 많이 시도한 흔적이 보이는 앨범이다.

 

근데, 여름이 시작되기전에 나왔으면, 미리 들으면서 더위라도 이겨봤을텐데... >.<

 

 

추천 한방 부탁드립니다.

더 좋은 음반 리뷰로 보답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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