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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덕궁의 숨은 속살 살펴보기, 창덕궁 특별전

꼬양 2011. 8. 3. 07:30

[전시리뷰] 조금은 특별한 전시회, 아니 아주 특별한 전시회가 고궁박물관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고궁을 돌아다니다보면, 고궁을 어떻게 관람하나 어려움을 느끼신 적이 있으셨죠? 우리 고궁의 속살탐구, 왕들이 좋아했던, 총애를 받았던 궁궐. 그리고 이제는 전 세계인들의 유산으로 자리잡은 창덕궁을 자세히 알 수 있는 전시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창덕궁에서 열리는 게 아니라 고궁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답니다.

 

 

국정 운영의 중심공간이자 왕실 가족들의 생활공간으로 가장 오랫동안 사랑받았던 궁궐

경복궁의 동쪽 응봉자락에 자리잡아 창경궁과 함께 동궐이라 불렸습니다. 이쪽 땅이 워낙에 평탄치 않고 지세가 좁아서 자연 형태에 따라 전각이 배치된 점이 특징입니다. 뒤로는 자연 경관을 살린 아름다운 후원이 조성되었구요.

 

조선 전기에 왕과 가족들은 법궁인 경복궁에서 국가의 중요한 행사를 치르면서도 자주 창덕궁으로 거처를 옮겨 지냈는데, 임진왜란 이후 모든 궁궐이 소실되자 창덕궁을 가장 먼저 재건해서 고종대에 경복궁이 다시 재건되기 전까지 창덕궁이 실질적인 법궁역할을 했습니다.

 

조선은 유교를 이념으로 삼았죠. 효와 예를 근간으로 한 유교적 이상국가를 구현하고자 했던 조선의 철학을 창덕궁은 고스란히 안고 있답니다. 효를 행하기 위한 공간들도 있구요, 국왕은 왕도정치를 행하기 위해 아침저녁으로 신하들과 국정을 논하고, 백성의 마음을 헤아리고자 농사와 양잠을 행하기 위한 공간까지 있습니다.

 

자연과 아름다운 조화를 이룬 공간구조로 1997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창덕궁은 조선 600여년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긴 가장 조선적이면서도 가장 아름다운 궁궐입니다.

 

창덕궁과 창경궁의 모습을 그린 동궐도 (국보 249호)

 

왕의 이동식 용변기

 

궁궐 내 생활도구를 살펴볼 수 있는 기회

창덕궁에서의 생활도 참으로 궁금하죠. 저는 이 전시회에 유의 깊게 봤던 것이 궁궐 내 생활도구였습니다. 고궁의 아름다운 모습은 언제든 방문해서 볼 수 있지만, 왕과 왕실 가족들이 어떻게 생활했는지는 알 수가 없는 일이니까요~

아무래도 창덕궁은 조선 왕실의 생활공간으로 가장 오랫동안 사용되었기에 많은 종류들의 생활용품들이 남아있습니다. 일반 민가에서는 사용을 금지할 정도로 귀하게 여겨진 주칠 가구를 비롯하여 은기등을 제작하여 사용했습니다. 왕실에서 사용되는 생활도구는 주로 십장생이나 보배문, 왕을 상징하는 용무늬 등으로 장식되었네요

 

가장 독특했던 점은... 왕의 이동식 용변기!!! 매화틀이라고 하지요~ 이런 건 어디에서도 볼 수가 없었을 겁니다. 왕의 용변을 어떻게 보는지도 참으로 궁금했는데, 궁금증 단박에 해결! 왕의 용변을 매화라고 하는군요 흠흠.

 

 

 

방학이라 그런지 엄마와 함께 온 아이들의 모습이 많이 보였습니다.

 

창덕궁 수리도감 의궤

 

창덕궁 만수전 수리도감의궤

 

국립중앙박물관에서도 의궤를 만났는데, 여기에서도 의궤를 보게됩니다. 창덕궁수리도감의궤를 만나게 되거든요~

 

순종즉위 30년 기념 잔치

 

창덕궁 인정전에서 열린 잔치 장면을 그린 그림을 만나게 되는데요. 임진왜란 이후 100여년만에 열린 외연이었죠. 그림에서도 성대함이 묻어납니다.

 

인정전은 창덕궁의 정전으로 가장 상징적이며 중심적인 위치를 차지하죠. 인정은 말 그대로 어진 정치를 뜻하며 덕치를 바탕으로 하는 왕도정치를 가리킵니다. 사진에서 봤듯이 인정전에서는 신하들이 임금에게 드리는 새해 인사, 외국 사신 접견 등 큰 국가 행사가 이뤄집니다.

 

순원왕후 육순과 신정왕후 망오 기념잔치

 

7폭 병풍인데요, 대왕대비 육순과 왕대비인 신정왕후의 망오(41세)를 기념하여 열린 잔치를 그린 그림입니다. 조선시대에는 왕이나 왕비뿐만 아니라 대비에게도 생신등을 기념하여 존호를 올렸습니다.

망오가 41세라는 것은... 다들 아셨을까요? ^^;;

 

 

 

왕이 학문을 닦는 곳이라는 의미의 희정당. 조선후기에는 선정전이 주로 의례 시행장소로 이용된 반면, 희정당은 편전으로서의 역할이 강조되었습니다. 아침, 점심, 저녁, 밤까지 경연을 열고 신하들을 만나 학문과 국정을 논하며 실질적인 국정운영의 공간으로 사용되었습니다.

 

 

그리고 궁궐 내 왕실가족들이 생활하는 공간인 내전이야기도 흥미롭습니다. 내전은 왕과 가족이 일상적으로 생활하는 사적인 공간이었으나 왕실의 경조사 등 각종 국가 행사가 열리기도 합니다. 정전, 편전에서 왕을 중심으로 한 의식이 치뤄졌다면 내전에서는 왕비가 왕세자와 내외명부로부터 하례를 받는 등 왕실 웃전 여성을 중심으로 한 의식이 주로 행해졌습니다.

 

 

 

그외에 세자와 세자빈의 공간인 동궁이야기도 흥미롭습니다.

 

 

시와 학문이 어우러진 후원은 이루말할 것도 없구요. 왕과 가족들이 휴식을 취하고 독서를 하며 학문을 연마하는 공간인 동시에 왕이 아름다운 산수를 감상하며 신하들과 시를 나누어 지으며 문예활동을 펼치는 공간이기도 하죠. 속종, 정조, 순조 등 여러 대에 걸쳐 필요에 따라 전각과 연못이 조성되었는데요. 현재까지도 화재로 인한 소실이나 지세의 변형이 거의 없이 잘 보존되어 있습니다. 후원 전각에 남아있는 현판과 주련에는 건물 명칭이나 시구가 적혀 있어 당대 왕실의 여가 문화와 가치관이 고스란히 담겨있습니다.

 

이밖에도 창덕궁 석조물에 새겨진 각종 문양 탁본과 사진을 전시하여 궁궐의 아름다움을 느껴볼 수도 있답니다.

 

창덕궁의 숨은 속살 살펴보기! 이런 특별전으로 통해서라면 쉽게 알 수 있겠죠? 저도 고궁에 대해 많이 아는 편은 아니지만 이번 전시회 관람을 통해서 많이 공부도 했고, 많이 배울 수 있었습니다.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창덕궁, 이제는 우리가 더 많이 알고 더 많이 사랑해야하지 않을까 합니다.

 

 

창덕궁, 아름다운 덕을 펼치다

- 기간 : 2011. 6.28 ~ 2011.8.28

- 장소 : 국립고궁박물관 2층 기획전시실

- 관람료 :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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