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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를 통해 전하는 진심어린 위로와 치유, 타마스 웰스 4집

꼬양 2011. 5. 26. 07:30

[음반리뷰] Thirty People Away. 30명 사망이라는 타이틀을 건 타마스 웰스의 4집 앨범. 위로와 치유의 음악을 해온 그의 앨범중에서는 가장 쇼킹한 앨범 타이틀이 아닌가 싶다. 왜 30명 사망일까? 그가 이번 4집 앨범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
노래를 통해 전하는 그의 진심어린 위로와 치유, 그리고 듣는 이의 마음마저 떨리게 만드는 그의 음악.


타마스 웰스, 우리에게는 약간은 생소한 뮤지션이다. 가수지만서도 너무나도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는 네 장의 앨범을 발표한 프로 뮤지션이며 미얀마에 거주하며 수년째 일하고 있는 NGO의 헬스워커이기도 하다. 그의 독특한 이력은 그의 음악세계에 고스란히 녹아있다. 그의 고향은 호주이지만 미얀마에서 헬스워커로 일하며 겪었던 일들, 그리고 그가 돌봤던 사람들의 모습을 앨범에는 담고 있다. 기존 그의 세 장의 앨범에서는 고향을 떠나 미얀마에 거주하면서 느꼈던 불안감, 지인들에 대한 그리움을 담고 있어서 어두웠다면, 이 앨범은 제목이나 가사는 파격적이나 노래를 하는 그의 어조나 곡의 분위기는 의외로 그렇게 어둡지는 않다. 다만, 다 영어로 되어 있기에 가사를 한땀한땀 음미하며 집중하며 들어야 한다는 사실? 앨범에는 총 11곡이 수록돼 있다.


 

 

 

1. The Crime At Edmond Lake

에드몬드 호수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을까? 타마스 웰스의 목소리는 감미롭게도 슬픈 이야기를 하고 있다. 몸서리치도록 무서운 일이란? 이 앨범의 첫곡이기도 하지만 사실 이 곡은 타마스 웰스의 첫 싱글 앨범 발표곡이기도 하다. 하지만 첫 싱글앨범 당시와는 다른 분위기로 이 앨범에서는 느낄 수 있다. 타마스 웰스의 심경 변화를 담고 있다고나 할까. 첫 싱글당시와는 달리 지금은 많이 안정되어 있는 듯한 느낌이다. 


2. Fire Balloons

매년 10~11월에 미얀마에서 열리는 Tazaungdaing 축제에는 갖가지 모양의 전등대회 및 불꽃놀이가 펼쳐진다. 가장 규모가 큰 대회는 양곤에 있는 스웨다콘빠야에서 열린다. 불꽃놀이를 바라보며 남녀가 사랑에 대해 다시 결심을 하게 된다는 노래다. 물론 그는 지극히 멀리서 바라보는 입장에서 그들을 바라보고 있다.

 

3. England Had A Queen

영국에는 전쟁에서 만나 머리가 이상하게 된 몽상가와 결혼한 여왕이 있다고, 숨겨진 42 페이지의 릴은 가죽으로 만들어졌고 그 안에 총이 있을거라고 믿는 사람들을 노래 가사에서 말하고 있다. 전장은 공허하고 필요에 의해 소나 말이 교환되었고. 이들의 말 역시 전쟁 속 흉흉한 사람들의 마음을 노래는 꼬집고 있다. 이 노래도 싱글로 발표된 곡이고 이번 앨범에서 다른 분위기로 바뀌어서 수록되었다. 이렇게 앨범은 지난 곡과 비교해서 듣는 재미가 있다.

 

4. The Chemicals Took Their Toll I Believe

이 곡은 타마스 웰스가 미얀마의 양곤에서 약물치료를 받는 환자들에게서 영감을 받아 만든 곡이다. 고통이 찾아와서 참기 힘들고 약물이 그들을 그렇게 만들고 고열에 시달리면서도 스스로 싸우고 있는 이들의 아픔을 담고 있다. 들으면서도 아픔이 느껴지는 곡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들은 아프면서도 희망을 잃지 않기에 그런 모습에서 다시 용기를 얻고 치유의 힘을 얻는다.

 

5. An Organisation For Occasions Of Joy And Sorrow

 

6. An Extraordinary Adventure (Of Vladimir Mayakovsky In A Summer Cottage)
여름. 덥지만서도 실망할 수 없는 계절이다. 이 곡은 블라디미르 마야코프스키라는 36세의 나이로 요절한 미래파 러시아 극작가의 시인의 작품을 인용한 곡이다. 아치 모양의 광산, 바로 태양일 것이고 그 태양이 스탠드글라스위에 떠오르면 마치 모든 것이 헤드라이트처럼 보였으리라. 그의 마음에도 저 태양을 떠오르게끔 하고 싶었을 것 같다. 그런 타마스 웰스의 마음을 담은 노래.

 

7. Her Eyes Were only Scars

예복을 전깃줄에 매단 채 내버려두는 건 쉽게 마를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고 다만 그날의 화재는 그녀의 두 눈에 상처만을 남겼다. 그는 그녀에게 이별을 고하고 떠난다, 그녀는 선반 위로 올라갔고… 바깥의 도로에서 들리는 울음소리에 깨어난다는 가사. 노래만으로 상상해보자면 이 장면도 슬퍼진다. 어찌보면 미얀마에서의 생활을 바라볼 수 있는 노래이기도 한데, 왜 그가 치유와 위로를 음악에 담고자 하는 지 알 수 있을 것도 같다. 비록 내가 겪지는 않았지만 그가 간접적으로 들었던, 직접 경험했던 상황을 앨범에서는 가사로 풀어냈기에 마음에 더 와 닿지 않나 싶다.

 

8. Before Elizabeth Arrived At The Club

 

9. Thirty People Away

제목은 섬찟하나 노래 분위기는 정반대다. 실제 그가 겪은 상황으로 만들어진 노래다. 어느 날 타마스 웰스의 친구가 전화를 걸어 이야기를 해주었는데 폭격으로 30명이 죽었다는 것이다. 다행히 친구는 부상을 입지 않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다치거나 죽은 것 같다고 했다. 어떤 의미로는 그 사건의 고통을 타마스 웰스가 느끼는 것이기도 하며, 다른 의미로는 우리도 쉽게 겪을 수 있는 감정들을 담고 있기에 이 노래는 고통을 안고 있다. 우리가 엄청나게 가까운 곳에서 화재 사건 등으로 인해 사람들의 생명을 잃는 것처럼말이다. 슬픔과 아픔도 겪어본 사람이 알고 위로를 해줄 수 있다고 말을 하지만, 노래를 듣다보면 아픔, 고통을 느꼈던 사람들에게 위로를 건네고 싶은 생각이 든다.

 

10. True Believers

이 곡은 미얀마의 종교, 불교 의식을 치르는 듯한 엄숙함이 엿보인다. 그는 노래가사에서도 알 수 있듯이 세세하게 그들의 종교의식을 바라보고 있다. 모든 것들, 모든 빛, 정의를 내릴 수는 없는 자유. 자유에 대한 믿음을 비난하지 말라고도 하고 있다. 종교가 다르더라도 같은 마음으로 마치 염주와 묵주를 세듯 말이다.

 

11. Your Hands Into Mine 

타마스가 2009년에 태어난 첫 딸에게 바치는 곡이다. 딸 아이를 손에 안은 기쁨, 아름다움을 헤아려보지만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큰 감동과 아름다움이라는 것. 그의 벅차오르는 감동을 이 곡에 담았다.

 

 

 

사실 많은 음반 리뷰를 적어봤지면서도 이 앨범처럼 어렵고 힘든 것은 처음이었다. 물론, 영어라서 한글로 직역, 의역해서 뜻을 받아들이는 것이 애매했었던 점이 없지 않았고. 가장 큰 이유는 위로와 치유, 마음에서 우러나는 것이고, 그 마음을 제대로 내가 글로 표현하고 있는지, 노래에 대해 느끼는 바가 정말 옳은 건지 확신을 내리기 어려웠던 것이다. 하지만, 내가 느끼는 대로 솔직하게 이 앨범의 리뷰를 적어 내려갔다. 가식이 아님을 밝혀둔다.

 

그리고, 또 하나 맞다고 확신할 수 있는 것은 이 앨범에 위로와 치유라는 서브타이틀을 붙일 수 있다는 점이다. 앨범의 곡들을 듣다보면 고통을 겪는 이들에게는 위로를 전하고 싶고, 마음의 상처를 받아 아파하는 이들에게는 잔잔한 그의 목소리가 크나큰 위로가 되며 치유가 되기 때문이다.

 

미얀마의 양곤은 "전쟁의 끝" 이라는 의미이지만, 이름과는 다르게 그곳의 현실은 군부에 의해 정권이 지속되어 국민들의 입과 귀를 막은 상태이고, 또한 HIV/AIDS 감염률이 가장 심각한 국가 중 하나로 꼽힌다. 보이지 않는 전쟁 속 가난과 병으로 시들어 가는 사람들 곁에서 눈코 뜰 새 없이 헬스 워커로 일하는 타마스 웰스. 그가 바쁜 틈을 쪼개 만든 이 앨범 한 장에 수록된 곡들은 지구 반대편, 지구 어느 곳이든지 총과 칼이 없지만서도 매일 보이지 않는 마음의 전쟁을 겪고 아파하는 우리에게 위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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