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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10년차 중고신인의 파워풀한 가창력, 니모 - 통보

꼬양 2011. 4. 29. 07:30

[음반리뷰] 남친을 군대로 떠나보내는 아픔을 갖지 않은 여친이 어디 있겠는가. 사귈 때의 위기, 바로 군대라는 나라의 부름. 2년의 시간은 사랑도, 정도 무색하게 할 정도로 많은 변화를 갖고 온다. 이런 변화, 아픔을 녹여낸 노래가 있으니 바로 “통보”라는 곡이다. 물론 노래를 듣기도 전에, 인터넷에는 가사 때문에 막장가사, 군인들이 제일 싫어하는 곡이라는 수식어가 붙어 버렸으니 이 곡을 부른 가수 니모는 정말 억울할 법도 하다.

 

 

이 노래 그렇게 막장인가?

‘통보’는 ‘남자 친구가 입대 한 날 저녁 그의 가장 친한 친구와 술을 마시다 생각을 잊게 되고 남자친구가 군대에 가 있는 동안 그 친구에게 흔들린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정확히 가사를 살펴보면, '남자 친구가 군대 가던 날 저녁 남자 친구의 친구들과 술을 마셨다. 또 남자 친구의 가장 친한 친구와 둘이 남아 술을 마시다 그 다음날 생각이 안 난다. 남자친구가 군대 가 있던 이년 동안 남자친구의 친구에게 흔들렸다' 이렇다. 읽고보면 정말 선정적이란 반응을 불러일으킬 법도 하다는 생각도 든다.


소속사는 하루에 일어난 일이 아니라 2년 동안의 이야기가 응축되어 있는 가사라고 설명하고 있다. 가사를 찬찬히 살펴보면 소속사의 말이 맞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어느 한 부분만 갖고 그렇게 노래를 막장으로 매도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가사 논란 때문에 니모의 가창력이 제대로 평가 받지 못하는 것은 상당히 아쉽다. 가사 하나만으로도 엄청난 폭풍을 몰고 왔으니 그것도 대단하지만, 가사보다도 가창력이 평가를 받아야 진짜 가수인데, 인터넷의 여론몰이(?)가 좀 아쉬울 뿐이다.

 

10년차 중고신인, 니모. 그녀의 노래는 사실 많이 유명했다.
솔직히 가수를 볼 때, 외모보다도 가창력을 많이 본다. 니모의 노래를 처음 접했을 때 SM엔터테인먼트의 그룹 ‘신비’라는 생각은 전혀하지 못했다. 그 가늘고 여린 목소리의 주인공이 니모였다니 정말 놀라웠다. 연예계에 데뷔한 지 벌써 10년, 신인이라고 하기에는 데뷔나이가 정말 많은 가수.

하지만 그녀는 데뷔 이후 1년도 되지 않아 팀이 해체되는 아픔을 겪었다. (사실 '신비' 노래는 노래방에서 정말 많이 불렀다. 아직도 부르고 있다는 점...) 이후 소속사를 옮겨 솔로 활동을 시작했지만 회사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그 역시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미스에스의 객원 보컬, 드라마 ‘부자의 탄생 OST’, 뮤지컬 ‘마법사들’ 등을 통해 쉬지 않고 활동을 이어갔다.
하지만 우리가 모르는 사실. 니모는 가수 지망생들에게는 꽤 알려진 가수라는 거다. 지난해 Mnet ‘슈퍼스타K2’에서 박보람과 김은비는 니모의 솔로 데뷔곡 ‘독설’로 오디션을 치렀고, MBC ‘스타 오디션 위대한 탄생’에서 참가자 김혜리가 심사위원인 가수 이은미로부터 ‘마산1급수’라는 칭찬을 들었던 노래가 바로 니모의 ‘독설’이었다. 테이는 2009년 ‘독설’을 리메이크해 5.5집을 발표하기도 했다.


노래 두 곡이 들어간 디지털싱글앨범인데 바이브 류재현이 프로듀서로 참여한  점이 눈에 띈다. 애쉬그레이의 멤버 심태현과 한호철이 공동 작곡하고, 빅마마 이영현의 ‘미안해, 사랑해서…’의 작사를 쓴 박경진의 ‘괜찮아요’가 이번 싱글에 수록됐다. '괜찮아요’는 사랑하는 사람이 있는 남자를 사랑한 여자의 마음을 담은 파격적인 가사를 심플한 멜로디와 절제된 창법으로 풀어내고 있다. 두 곡 모두 마음에 드는데, 개인적으로는 “괜찮아요”가 더 좋았다. (순전히 제 취향입니다. 사람에 따라 차이가 있으니 너무 깊게 생각하진 마시길)


파워 넘치면서도 한이 서린 목소리가 인상적인 그녀. 특히 슬픈 감정에 대한 호소력이 참 좋다. “신비” 멤버로 활동할  당시만 해도 가늘고 예쁜 목소리의 소유자였는데 어떻게 이렇게 허스키하고 호소력짙은 목소리를 갖게 되었을까. 지금의 허스키한 목소리는 매일 10시간 이상 노래연습을 한 결과라고 하는데 놀라울 뿐이다. 앨범이 나올 때마다 안 좋은 일이 겹쳐서 제대로 빛을 보지 못한 그녀가 이번에는 그 모든 노력들이 인정받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화려한 무대 조명을 받는 가수지만, 단순히 무대에만 선다고 해서 가수는 아닐 것이다. 감동을 주고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진짜 가수가 되는 길은 상당히 어렵다. 데뷔 10년차에 신인이라는 이름붙이고 다시 무대에 올라서는 니모. 가사로는 이미 공감을 많이 받았으니 이제 그녀는 그녀가 가진 가창력을 모두 발휘해 진실되고 감동을 주는 노래만 하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