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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세계로 떠나는 이들의 수호자, 꼭두의 모든 것

꼬양 2011. 4. 26. 07:30

[전시리뷰]  꼭두각시라는 말은 익숙하나 꼭두라는 말은 왠지 낯설게만 느껴집니다. 어릴 적에 상여를 본 적이 있었죠. 그 상여에 달려있는 자그마한 인형들을 봤습니다. 인형을 좋아했던 저는 떼어내려고 했는데, 어르신들께 엄청 혼이 났습니다. 왜 혼나야했는지 이유도 몰랐지만, 이제는 알 수 있습니다.

꼭두는  낯익은 곳을 떠나 새로운 이와 동행하면서 그를 지켜주고 따뜻하게 위로해주는 존재였기 때문입니다. 상여를 장식하고 있는 상여꼭두를 떼어낸다는 것은? 아... 그땐 왜 몰랐을까요. 아마 어려서였기 때문이겠죠.

 

어릴 적 기억을 새록새록 떠올리게 해 준, 꼭두인형의 새로운 모습까지 발견하게 되었던 꼭두 박물관입니다.  

 

 

왜 꼭두라고 부르게 되었을까요? 꼭두의 어원에 대해서는 외국어 유래설, 토착어설 등 여러가지 말이 있지만 분명치 않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 말이 비일상적인 존재 혹은 초월적인 존재를 가리키고 있다는 점은 공통적입니다. 꼭두는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의 전통에서 나타나는 천사처럼 우리와 초월적 세계를 연결하는 존재입니다.

꼭두의 종류는 매우 다양하다고 합니다. 그 중에서도 꼭두의 세계를 대표하는 것이 상여꼭두입니다. 상여꼭두가 지닌 다양성은 다른 어떤 꼭두보다도 꼭두의 본질을 분명하게 보여줍니다.

 

 

 

상여꼭두는 옛날부터 근대 초기에 이르는 나무 조각상 가운데 하나로서 상여를 장식하고 있던 다양한 인물상과 동식물의 형상입니다.

 

이제부터 꼭두의 세계속으로 출발해보아요~

 

 봉황

 

이건 닭일까?라고 생각하신다면 오산. 불꽃의 새, 봉황입니다. 신비롭고 초월적인 새로 이 세상의 모든 제약으로부터 자유로운 존재입니다. 봉황의 볏과 날개는 불꽃처럼 하늘로 날아오르고, 낯선 곳의 여행자는 그 불꽃을 신호등삼아 지친 몸을 이끕니다.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다고 해서 꼭두가 우리가 같은 인간은 아닙니다. 꼭두는 인간의 이미지를 지니고 있지만 초월적 세계와 연관되어 있죠. 꼭두는 인간의 일상적 생활과 저 너머의 초월적 세상을 연결시키는 존재입니다.

 

그렇다면 꼭두가 하는 일은? 힘든 길을 가고 있는 이와 동행하는 존재이자 그와 함께 즐거움과 고통을 나누는 존재입니다. 캄캄한 길을 안내하기도 하고 주위의 나쁜 기운을 물리치며 거추장스런 허드렛한 일도 도맡아합니다. 그리고 갈피를 못 잡는 이의 마음을 가라앉히고 달래주는 일도 합니다. 

 

 

 

다양한 동물을 탄 꼭두는 길을 안내하는 역할을 의미합니다. 칠흑의 어둠속에서 등불을 밝혀 길을 안내하죠.

 

 

 

그리고 이렇게 무기를 든 이유는?

사후세계로 향하는 여행자는 "이미"와 "아직"의 경계 지역에 머물러있습니다. 구별이 안되는 영역, 혹은 미분화된 영역에서는 갖가지 삿된 것과 나쁜 기운이 출몰한다고 하죠. 꼭두는 초월적인 힘을 지니고 이런 존재를 물리칩니다. 이처럼 전사의 역할을 하는 꼭두는 대개 표정과 동작이 무섭거나 무기를 들고 있죠.

든든해보이죠?

 

 

 

왠지 다소곳하게 서 있는 꼭두. 이들은 어떤 역할을 하는 꼭두들일까요?

동작이 다소곳하고 조용한 분위기의 꼭두가 하는 일은 시중을 드는 일이라고 합니다. 꼭 필요하지만 거추장스러운 일을 묵묵히 하면서 자신을 내세우지 않습니다. 허드레 일을 꺼리는 것은 그 일의 가치를 알지 못하기 때문이죠. 꼭두는 허드레 일의 가치를 알고 있습니다. 얼굴이 해맑고 즐거워보이는 이유가 그렇기 때문이죠. 

 

 

 

경쾌한 풍악을 울리는 꼭두들. 이들의 역할은? 기쁨조라고 보시면 됩니다.

슬프고 허전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투입된 꼭두들이죠. 악기를 연주할 수 있고, 웃을 수 있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하는거죠.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이면서도 즐거움의 영역을 놓지 않는 자세는 저절로 한계를 극복하게 만들죠.

 

 

 수호신의 상징, 용수판

 

상여의 앞과 뒤에 위치하는 용수판은 마찬가지로 여행자를 지켜주는 의미와 함께 그의 여행길이 생명희 순환회로에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체험학습 코너

 

기념품 가게

 

 

 

살이 있는 모든 존재는 움직이죠. 생명을 가졌다면, 어딘가로 향해 매일같이 길을 떠납니다.

이렇게 길을 떠나는 이를 위해, 마지막 배웅을 하기 위해 우리의 옛 선조들은 정성을 다해 상여를 만들었고, 그들의 바람, 소망을 넣어 다른 세계로 여행을 떠나는 자들을 위해 꼭두까지 의미를 부여하며 상여에 달아놓았습니다.

혼자 가는 그 먼길에 혹여 탈이라도 날까봐 세상에서 가장 안전하고 편한 탈 것을 만들어 사랑하는 사람을 태워보내고 싶은 마음이 상여와 꼭두를 낳았습니다.

 

삶과 죽음을 바라보는 우리 선조들의 따뜻한 배려와 시각을 꼭두박물관에서 느껴봅니다.

 

 

 

차분하게 시작했지만, 그래도 활기찬 하루 되시길^^

추천 꾹! 잊지 마세용^^

 

클릭하시면 한국관광공사 홈페이지로 이동합니다.

(http://korean.visitkorea.or.kr)

 

 

 

 

꼭두박물관

02-766-3315

종로구 동숭동 1-5

입장료 : 성인 5,000

관람시간 : 10:00 ~ 18:00

휴관일 : 매주 월요일, 신정, 구정, 추석당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