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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용계 최고별들이 한자리에 모인 공연. 감동도 반짝반짝~

꼬양 2011. 4. 13. 07:30

[공연리뷰] Etoile. 에투왈이라 읽고 우린 별이라 부릅니다. 무용전문가들은 한결같이 우리 무용수들의 체격 조건이나 기량이 세계적으로도 뒤지지 않는 정상급이라고 평가합니다. 해외에 나가지 않아도 볼쇼이발레단 등의 내한 공연이 아니더라도 국내에서 얼마든지 아름답고 수준높은 춤을 볼 수 있다는 겁니다. 근데, 이런 기회가 그리 많지는 않았던 것 같군요. 

 

이번은 좀 다릅니다. 한 무대에서 무용뿐만 아니라 다양한 장르의 에투왈, 별들을 만나볼 수 있었어요. 이런 기회를 다시 또 접할 수 있을까요? 우연한 기회로 국립극장에서 9, 10일 이틀간 펼쳐졌던 [The NTOK Choice-이정윤&에투왈]을 관람했습니다. 10일, 일요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로비에서는 독설가로 유명한 방시혁의 얼굴도 보였고 농구선수 서장훈의 부인이자 KBS 아나운서 오정연씨의 얼굴도 보였습니다. VIP석에 앉아서 관람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기에 아마 가능한 일이겠죠? ^^;;;

과장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려야겠군요.

 

 

어쨌든... 객석은 꽉꽉 들어차기 시작했고, 공연은 5시에 시작되었습니다. 국립무용단의 수석무용수 이정윤과 국내외 무대에서 맹활약하는 김주원(국립발레단), 엄재용·황혜민(유니버설발레단), 신창호(LDP무용단) 그리고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활동하는 남궁연, 다양한 예술 활동을 펼치는 가수 이상은까지 스타급 무용수와 아티스트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특별한 무대였어요. 정말 별들의 모임이 맞죠?

 

 

무대는 갈라 형식으로 펼쳐졌는데요. 오프닝 무대는 남궁연의 연주로 시작되었습니다. 남궁연의 신나는 드럼연주로 멋지게 스타트!

이후 무용수 이정윤의 절도 있고 힘찬 동작으로 가득찬 "Soul, 해바라기" 중 "진도아리랑 solo"가 이어졌습니다.

 

공연은 1부와 2부로 나뉘어서 진행됩니다. 1부의 하이라이트는 어떤 부분이었을까 찬찬히 공연을 떠올려봅니다. 제 생각으론 이정윤과 김주원이 한 무대에 선 "The one" 장면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듣기로는 2007년 정동극장에서 펼쳐진 공연을 짧게 다시 펼친 것이라고 했는데... 그 공연을 보든 보지 않았든 그들의 몸짓, 손짓 하나하나는 감동 그 자체로 다가왔습니다.

김주원의 애절한 표정과 그 감정을 실은 팔 동작, 이정윤의 감각적인 손끝에 관객들의 시선은  집중했죠. 상대를 이해하지 못하고 겉돌기만 했던 두 남녀가 상대의 몸 위에서 서서히 내려오는 장면,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고 깨닫게 되는 장면은 아마 클라이막스였죠.

 

 

 

15분 간의 인터미션 이후 감동은 다시 2부로 이어졌습니다. 2부의 막을 알리는 것은 플루트 콰르텟의 캐논 변주곡이었요. 상큼한 봄날을 담은 것 마냥 플루트로 연주되는 캐논 변주곡은 관객들에게 산뜻하게 다가왔죠. 

플루트 콰르텟 이후, 어떤 공연이 펼쳐질까 상당히 기대가 되었는데... 이정윤의 익살스러움을 엿볼 수 있는 'Love fool' 공연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정윤, 그는 참 다재다능한 배우였다는 걸 절로 느꼈습니다. 안동하회 별신굿놀이를 바탕으로 새롭게 태어난 이 작품은 세 무용수의 풍자 연기가 일품이었죠. 관객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하고 집중도를 한층 끌어 올리는데 큰 역할을 했던 공연이었습니다. 정말 보는 내내 어찌나 많이 웃었는지 몰라요.

 

 

또한, 이정윤이 새롭게 창작한 ‘Eternal Dance’도 인상깊었습니다. 이 작품은 오래전부터 그가 구상해왔던 작품으로 여성들만의 춤인 ‘강강수월래’를 모티브로 만들어졌다고 하죠. 남자 무용수라고 하면 여성과 다른 강인함과 곧고 굳은 율동과 선을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이 공연에서는 남성들만의 새로운 섬세함을 느낄 수 있었죠. 남성들의 강렬하고도 세밀한 표현은 독특하고도 여운이 남았습니다.

 

 

그리고 가수 이상은과 무용수 송지영의 무대는 상당한 울림을 주었습니다. 아름다운 꽃을 표현하는 ‘해어화(解語花)’라는 작품이었는데요. 일단 무엇보다도 가수 이상은이 함께 한다는 점에서 제일 먼저 주목했음은 물론입니다. 이상은의 라이브곡 ‘이어도’에 맞춰 무용수 송지영의 솔로 무용이 가미됩니다.

해어화... "말을 알아듣는 꽃"이란 제목의 뜻처럼 한때는 듣지 못했던 작은 속삭임, 그리고 볼 수도, 이해할 수도 없었던 작은 기다림을 아름다운 춤으로 무대 위에 표현했습니다.

 

 

국립무용단 창단 이래 처음으로 한 무용수의 이름을 타이틀로 내걸었다는 점이 이 공연의 가장 큰 특징이 되겠죠. 그리고 함께 출연하는 무용수들이 각각 발레계와 현대무용계를 대표하는 춤꾼들이었습니다. 때문에 "별"이라는 말을 썼을 것입니다.

특히나 이정윤씨 같은 경우에는 올해는 그가 국립무용단에 입단한 지 10년이 되는 해여서 공연의 의미가 남다를 것입니다. 공연을 마치고 그의 상기된 얼굴, 숨이 벅차하면서도 관객과 함께 그 감동을 느끼고자 하는 모습이 잊혀지지가 않았습니다.

 

무용을 시작한 지는 20년 됐고, 국립무용단 단원으로 활동한 지는 10년이 됐다고 하죠. 삶의 대부분을 춤과 함께한 그의 인생이 이 작품에 묻어난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남자라는 이유로 어쩌면 그가 춤을 시작했을 당시에는 어려움이 많았을지도 모릅니다. 남자들이 무대에 서서 무언의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 어찌보면 참 매력적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몸짓을 통해 관객과 소통하고, 손짓과 얼굴 표정 등에서 묻어나는 연기로 관객을 끌어당기는 점에서 춤은 참 자연스럽게 빠져들게 하는 무언가가 있다고 느낍니다.

 

두 시간 가까이 펼쳐진 공연.

발레계와 현대무용계를 대표하는 별들로 꾸며진 무대. 보는 내내 감동이 느껴졌습니다. 클로징 무대는 오프닝을 담당했던 남궁연씨의 연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이런 별들의 공연을 언제 또 볼 수 있을까요? 흔치 않은 공연을 볼 수 있어서 정말 뿌듯했습니다. 그리고 춤에 대한 열정, 사랑은 앞으로 10년이 흘러도 그대로일 거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아마, 열정, 사랑은 더 커지지 않을까요?

이정윤씨, 그의 작품에, 그의 손짓, 율동에 녹아들어 우린 그의 새로운 공연을 보고 있을 것 같습니다.

 

 

하나 안타까운 거.. 이 공연을 보러 온 스타들에게서 싸인 좀 받았어야 했는데.. 그냥 보고만 있었다는 거 ㅡㅜ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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