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탐구생활/'10~16 국립중앙박물관

꽃샘추위속 조선시대 화폭으로 떠나는 꽃놀이

꼬양 2011. 3. 23. 07:30

봄은 왔으나, 날씨는 봄이 아닙니다. 차가운 겨울 바람에 꽃송이도 움츠러드는 3월. 꽃놀이를 가고 싶어도 갈 수가 없는 게 현실이죠. 주변은 온통 앙상한 가지뿐이니까요. 이럴때.. 꽃놀이로 갈 수 있는 곳이 박물관이 아닌가 싶습니다. 꽃이 만발하게 핀 온실도 아니고, 꽃집도 아닌... 조선시대 화폭으로 꽃놀이를 떠나봅니다.

 

조희룡의 매화도

 

 

 

이곳은 국립중앙박물관 2층. 1층은 사람들로 북적북적이지만, 2, 3층의 경우에는 유달리 한가한 모습을 보이는 특징을 갖기도 합니다. 가끔은 이렇게 서화실을 들려서 그림을 감상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바야흐로 3월, 춘삼월이라고 하죠. 꽃피는 3월이지만 꽃이 피어나기에는 아직 날씨는 이른것 같죠. 적적한 마음 달랠길 없기에 무작정 나선 곳이 바로 국립중앙박물관이었습니다.

 

엉겁결에 끌려간 제 친구(아직 싱글이죠. 관심있다면 얘기해주세요, 친구한테 말해볼게요.ㅋㅋㅋ)

 

 

백합

 

수려한 자태를 자랑하는 백합. 정말 생생한 느낌입니다. 백합이 피어나는 듯한 모습이랄까요.

 

꽃과 나비, 남계우

 

꽃그림이 그렇게 많이 전시되어 있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전시된 작품들은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꽃과 나비, 남계우의 작품 역시 그러합니다. 그는 역대문헌에 나오는 나비의 이름과 생태를 연구하고 실제 나비들을 채집하여 종과 특징들을 분류하고 연구한 것을 토대로 그림을 그린 화가입니다. 섬세한 꽃과 나비가 어우러지게 그렸죠. 하단에는 자색모란과 백모란을 대칭적으로 배치했고 푸른색의 붓꽃이 눈에 띱니다. 나비를 효과적으로 배치, 다양하게 표현했구요. 남계우 호접도의 특징을 총체적으로보여주는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실제 나비가 꽃에 날아드는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조희룡의 매화도

 

매화, 난초, 국화, 대나무를 비유하여 사군자라고 하죠. 사군자가 우리나라에 전해진 시기는 9, 10세기 무렵이고 중국 송, 원나라에서 들어와 고려시대의 왕실과 사대부 사이에서 유행했습니다. 특히나 조선시대에는 전문 화원을 선발하는 시험에서 대나무 그림을 1등 과목으로 삼을만큼 중요하게 여겼다고 하는데요. 특히 이 작품 정말 멋지죠?  마치 가지에서 한송이 한송이 눈꽃이 피어나는 느낌을 받습니다. 매화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엿볼 수 있는 조희룡의 작품 매화도예요.


조희룡은 서예나 난초 그림인 추사 김정희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매화 그림은 자신만의 예술세계를 보여주고 있죠.
두 종류의 매화가 가로로 긴 화면에 펼쳐진 모습으로 매화나무는 용이 솟구치는 듯 구불거리며 올라가며 줄기들은 좌우로
뻗어내고 가지에 백매와 홍매가 가득 피어있습니다. 마치 봄이 온 것 같죠?

 

심사정의 파초도

 

"파초", 시를 떠올리게 하는 파초도. 조선후기의 화가 심사정은 산수, 인물, 화조 등 여러 분야에서 뛰어난 솜씨를 보인 화가였습니다.
시원하고 아름다운 잎을 지닌 파초는 일찍부터 관상수로 또한 화조화의 소재로 사랑받았다죠.
종이 대신 파초 잎에 시를 썼다는 중국 당나라 때의 서예가 회소의 이야기에서 비롯되어 파초는 문인의 상징으로 여겨지게 됩니다.
커다란 잎을 늘어뜨린 파초와 괴석을 한쪽에 배치하고 그 옆에 국화와 난초를 그려넣었습니다.

 

이정의 묵죽도


세종의 후손인 이정. 임진왜란 당시 왜적의 칼에 맞아 오른팔에 상처를 입었는데 그 다음부터 붓을 잡으면 신이 도와주는 것처럼 격조가 한층 높아졌다고 합니다. 이 작품은 81세의 작품이랍니다. 강건하고 꿋꿋한 선비의 기색이 돋보이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남계우의 수선화

수선화는 추운 겨울날씨에도 수려한 자태를 뽐낸다고 해서 설중화라 불립니다. 고결하고 고고한 모습에 어느 선비인들 좋아하지 않겠습니까. 생각해보니 겨울동안 꽃을 거의 보지 못한 것 같아요. 이리 화폭의 수선화라도 보니 기분이 참 좋네요.

 

 

정충엽의 노귤도

 

윤곽선 없이 그린 노란색 귤과 싱그런 초록 이파리, 과반에 엷게 베푼 분홍색 선염이 산뜻해보입니다. 마치 시큼한 귤을 한입 베어 먹은 듯한 기분의 노귤도. 색깔은 봄빛이죠?

 

박물관은 자주 가는 편이지만, 워낙 크고 넓기에 갈 때마다 전 공간을 둘러볼 수는 없었습니다. 때문에 이렇게 가끔씩 상설전시관을 둘러보기도 하죠. 특별전안내를 받고 온 것도 아니었고, 어느 시대를 보겠다고 결심하고 온 것도 아니었습니다.

특별전을 보는 것도 좋지만, 가끔은 2, 3층 전시실로 올라가 화폭속으로 여행을 각 나라 문물 속으로의 여행을 떠나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3층에서는 일본, 중국 등 동남아관도 있으니 독특한 유물을 만날 수가 있거든요^^

 

 

이제 3월 하순이니, 추위도 물러갈 때가 되었는데.. 이 추위는 언제쯤이면 북쪽으로 물러갈까요?

꽃샘추위 속 조선시대 화폭속으로의 꽃나들이.

옷차림은 찬바람부는 겨울이어도, 마음만큼은 햇살 환히 비추는 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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