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탐구생활/'10~16 국립중앙박물관

찬란한 문화의 꽃을 피웠던 백제, 그 숨결속으로의 여행

꼬양 2010. 12. 30. 08:00

 과거로의 여행을 떠나기에는 더할나위 없이 좋은 곳, 박물관. 선사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그리고 세계의 문화까지 엿볼 수 있기에 자주 찾는 곳이기도 합니다. 10월 말에 백제실이 재개관 했는데요, 가보신 분 혹시 있으신가요?

 

상설전보다 대부분 특별전을 찾는 편이라서, 혹시 박물관 가신다면 백제실로 한번 가보시는건 어떨까요? 머나먼 삼국시대로의 여행입니다.

 

백제금동대향로 

 

우주의 삼라만상을 모두 담고 있는 듯한 기운을 느끼게 하는 백제의 금동대향로. 국보 287호이기도 합니다. 74개의 산봉우리와 17명의 사람, 호랑이, 코끼리, 새 등 각종 동물, 나무, 바위 등이 마치 신기루 세계처럼 묘사돼 있습니다. 섬세한 백제인의 기술이 엿보이는, 백제인의 종교, 생각까지도 잠시 떠올리게 하는 유물이죠.

 

 

 

깔끔한 백제실. 백제실을 관람하는 사람들 몇명이 보입니다. 평일인지라 학생들이 간간히 보이고 꽤 한산한 모습이죠.

이번 전시는 한성기에서 웅진기를 거쳐 사비기로 이어지는 백제의 역사를 시간의 흐름에 따라 살펴보는 통사적 전시로 구성됐습니다. 또한 최근 발굴되어 보존처리를 마친 새로운 자료를 소개하여 아직도 많은 부분이 미완으로 남아있는 백제사의 일면을 살펴볼 수 있도록 했구요.

 

전시는 크게 한성기 · 웅진기 · 사비기 그리고 지방세력 및 대외교류로 구성된다.

 

 

 

백제가 가장 큰 영토를 차지했을 한성기의 지도입니다. 밑으로 탐라국도 보이고 백제는 중국과 일본 등, 많은 교류를 했음을 알 수 있죠. 이렇듯 대외교류를 통하여 국제적 입지도 확고히 할 수 있었습니다.

 

제사유물 

 

 칠지도

 

국사교과서에서 많이 봤죠? 백제 왕실에서 왜왕에게 선물한 것으로 전해지는 칠지도는 왜와의 교류관계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유물이기도 합니다. 근초고왕이 일본에 전해준 것으로 기록되어 있는 "일본서기"에 근거하여 이 칼은 372년을 제작시기로 보고 있습니다. 글자를 금실로 새겨넣다니... 기술도 참 대단하죠.

 

 

고리자루칼 

 

백제의 건국에 대해서는 다들 알 겁니다. 드라마의 영향도 꽤 컸구요. 고구려 주몽의 아들 온조왕에 의해 건국된 나라가 백제란 사실을~

 

 "대부"가 새겨진 항아리

 

백제는 어떻게 성장했을까요? 한강 유역으로 세력을 확장하려는 한나라 군현을 막아내고 마한으로 영역을 확장하면서 성장했습니다. 고이왕은 관제를 마련하고 관리의 복색과 법령을 제정하는 등 국가조직을 정비하여 고대 국가의 모습을 갖췄죠.

아까 칠지도때 언급하던 근초고왕. 이 왕에 이르러서는 북으로는 황해도 일대를, 남으로는 마한의 전 영토를 확보하는 등 전성기를 맞이합니다. (드라마 근초고왕도 있잖아요~)

 

 

 

금동관모 

 

그리고 사후세계를 엿볼 수 있는 금동관모. 신분을 상징하는 꾸미개죠. 우월한 지위를 가진 사람에게만 출토되는 유물입니다. 특히 금동관모는 금동신발, 중국 도자기등의 물품들과 부장되는 경우가 많죠. 이러한 물품들은 백제가 마한의 세력을 통합해가는 시기의 유적에서 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이제는 백제 문화 중흥기라 불리는 웅진기입니다. 웅진으로의 천도는 고구려의 침략때문이지만 빠른 시일에 왕도를 건설할 수 있던 이유는 그 이전부터 다져진 정치적 기반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고구려 남진에 대처하기 위해 백제는 신라와의 혼인을 통해 동맹을 강화하고 중국 왕조 및 왜와의 관계도 확고히 합니다.

 

 

 

즉 웅진기는 한성기의 문화를 계승하면서 중국의 문물을 수용하여 이를 다시 신라와 가야, 그리고 왜에 전하였으며 백제가 다시 국력을 회복하고 중흥의 초석을 다진 시기이기도 합니다.

 

합 

 

하지만 오래지 않아 웅진에서 사비로 천도합니다. 사비 천도이후에도 불교를 장려하고 중앙과 지방통치체제를정비하여 왕권 중심의 정치운영체제를 확립합니다. 이 시기에는 예술과 종교에서 불교문화가 화려하게 꽃을 피웁니다.

 

 나무널 꾸미개, 널 못, 꽃모양 꾸미개

 

 

 

사택지적비 

 

백제실에서 다양한 유물을 만나볼 수 있었는데, 또 한번 반가운 유물이 눈에 띄더군요. 사택지적비. 부여 부소산성에서 발견된 비석으로 백제 의자왕에 만들어진 것으로 파악되기도 합니다. 당시의 비문양식과 글씨체를 알 수 있는 좋은 자료죠^^

 

 

마치 미술작품 전시회에 온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무늬벽돌인데요. 돌에도 이렇게 하나하나 모양과 무늬를 넣은 백제인들의 손재주가 참으로 신기합니다. 부여 외리에서 출토된 여덟 종류의 무늬벽돌인데요.

이렇듯 백제의 무늬벽돌은 당시의 예술과 건축, 종교적인 사상까지 살펴볼 수 있어서 가치가 상당히 큽니다. ^^

 

 

백제의 벽돌과 더불어 기와도 살펴볼 수 있는데요. 백제하면 떠오르는 것이 연꽃무늬기도 합니다. 사비로 도읍을 옮긴 후에 도성 안팎에는 많은 사찰들이 세워짐에 따라 기와 제작도 활발해지고 모양도 다양해졌다고 하죠. 백제의 기와기술은 신라와 왜에도 전해졌는데, 왜에 파견된 와박사는 아스카 기와발전에 많은 영향을 줬습니다.

 

 

돌 하나, 철 하나에도 세심한 손길로 무늬를 넣었던 백제인들.

도읍을 옮겨서도 굴하지 않고 그곳에서 찬란한 문화를 꽃피웠던 백제의 문화와 역사를 살펴 볼 수 있었습니다. 과거로의 여행, 박물관 탐방은 조상들의 숨결을 느낄 수 있어서 참 좋은 것 같아요.

 

버스를 타고, 기차를 타고 다니며 만나는 유물들도 참으로 반갑지만 박물관 전시실을 관람하는 느낌은 더욱 색다릅니다.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전시를 보고 있노라면 세월을 차근차근 거슬러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여행한 듯한 느낌이 드니 말입니다.

 

 

 

ㅇ 전 시 명 : 선사·고대관 백제실 재개관 “백제, 문화의 꽃을 피우다”
ㅇ 전시기간 : 2010년 10월 28일부터
ㅇ 전시장소 : 선사·고대관 백제실
ㅇ 전시유물 : 무령왕릉 관 꾸미개 등 530여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