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탐구생활/러시아-블라디보스토크

러시아행 크루즈에서 본 무한감동의 선상일출

꼬양 2011. 3. 9. 07:30

[러시아여행] 배를 타고 떠났던 러시아여행. 잊지 못할 여행이기도 했습니다. 러시아라는 나라를 접하는 것보다도 4m의 높은 파도와 심한 멀미에 종일 고생을 했어야 했으니까요.

우리나라 해상을 벗어나서 공해로 들어서도 높은 파도는 좀처럼 멈추질 않았습니다. 울렁울렁이는 속은 멀미약을 먹어도 가라앉지 않아서 이때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잠을 자는 것 밖에 없었죠. 믿을 수 없으시겠지만 저녁 8시부터 잠에 빠져듭니다. 자도자도 바다밖에 안 보입니다. 

 

일출은... 설명이 아닌 사진으로 봐야 더 정확하겠죠? 오늘 포스팅은 지극히 주관적인 느낌으로 계속됩니다~

(언제는 객관적이었나? -_-;;;)

어쨌든! 러시아행 크루즈에서 본 잊지 못할 선상일출이야기를 술술 풀어볼게요!

 

황홀한 선상일출

 

 

일출을 찍기 위해 나가려던 찰나 찍은 창문

 

아침식사를 먹어야하나, 속이 울렁대고 배도 울렁거려서 좀처럼 먹기도 힘들더군요. 그래도 꿋꿋하게 먹고 카메라를 챙깁니다. 일출시간도 확인하구요.

 

 

 

파도가 3m라고 했지만.. 그건 예보일뿐이었고.. 실제 파도 높이는 4m였습니다. 객실이 3층이었는데 창문까지 파도가 솟아오르는 걸 봤으니 말 다한거죠-_-;;;  어쨌든, 일출시간은 7시 24분! 기억완료!

 

 

주섬주섬 카메라를 들고 간신히 밖으로 나가봅니다. 3층 실외는 개방되지 않고 2층만 개방되었습니다. 이유는? 위험했기때문입니다~

난간을 잡고 있어도 거센 바람에 날려나갈것 같았고, 걷는 것도 좀 힘들었어요.

왠만해선 날아갈 것 같다는 표현을 안 쓰는데... 망망대해의 바닷바람은 상당히 거세어서... 성인 한 명은 훅 날려버릴 것 같은 그런 느낌이예요.

 

 

아직 동트기전이라 거친바다만이 반겨주고 있습니다. 눈이 내릴때는 언제고 하늘은 맑게 개고 있었구요.

시퍼런 파도! 불현듯 제주도의 시퍼런 바다가 떠오릅니다. 바다아가씨, 러시아의 바다에서도 제주도를 떠올립니다.

바다는 성을 내고 있었던 것 같았어요. 바다가 왜 이리 화를 내고 있을까.... 내가 여행가는 게 그리 싫으니?

별의별 생각도 다 해보고요... 사실... 배가 어떻게 되는 건 아닌지 하는 생각도 잠깐 했었습니다. 워낙 파도가 높아서 그 무서움은 극에 달했지만... 일출을 보면서 그 걱정은 싹 잊었네요.ㅋ

 

 

 

배의 오른쪽, 왼쪽으로 다가가서 아무리 사진을 찍어보지만 뭍은 코빼기도 보이지 않습니다.

 

"러시아 언제 도착하는거야!!!"

 

이리 외쳐보지만.. 듣는 사람 아무도 없다는 거~

이런 게 바로 망망대해!

 

근데 지금 제가 있는 바다가 어딘가 하면.. 동해라는 겁니다.. ^^

우리나라는 동해로 부르고 북한에서는 조선동해로 부릅니다. 조선동해라? 같은 민족이니 통일해도 좋으련만.

그리고 국제적으로는... 성질이 좀 많이 나는군요.... 일본해(日本海), 러시아어로는 Японское море, 영어로는 Sea of Japan으로 통용됩니다. -_-;;;

 

어쨌든, 이 바다는 한국의 동해가 아니라 러시아 영해의 동해입니다. 일본해는 없다. 훗~

 

 

 

까만 구름 사이로 해가 솟아오르는 듯이 보입니다. 바다는 푸르다못해 검은색을 띠고 있구요. 해가 떠오르면 이 검은색 바다도 푸른색을 띠겠죠.

 

 

 

 

해가 떠오르려 하자 끝이 어딘지도 모르는 수평선에서도 붉은색 기운이 감돕니다. 아직 밤의 기운이 남아있는 검은 구름도 붉은 기운을 머금고 있어요.

 

 

구름 색도 참 멋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어떤 물감으로 칠한다고 해도 저렇게 오묘한 색을 낼 수는 없을 거예요. 회색 구름에 살짝 붉은 테두리가 둘러쳐진 느낌. 자연의 섬세한 붓터치라고 할까요.

 

 

구름의 붉은 기운은 점점 더해가고, 검은 구름 사이로 둥근 해가 보이기 시작했어요. 하늘은 온통 사과빛으로 물들었구요.

 

 

 

 

쨘! 해가 얼굴을 내밀었군요!

바다바람을 온몸으로 맞아가며 흔들리는 배 위에서 일출 찍겠다고 고생한 보람을 느끼는 찰나입니다.

멀미때문에 일출을 찍을 것이냐 말것이냐도 엄청나게 고민을 했는데 그 고민을 말끔히 씻어준, 나오길 잘했다고 생각을 한 순간이었어요. 일출도 봤으니 러시아 여행도 술술 풀릴 것이라는 좋은 예감도 들었답니다.

 

한동안 해만 바라보고 있었네요.. ^^ 그 오묘하고 황홀한 모습에 빠져서...ㅎ

 

 

근데 해가 떠도.. 바다는 여전히 거칩니다. 파도는 언제 잠잠해질지... 참 궁금해지더군요.

 

 

그래도 4m의 파도는 한 2m로 잠잠해진 것 같군요. 처음 눈보라를 맞으면서 출발할 당시를 떠올리면.. 이건 아주 평온한거죠.

 

 

그리고 한시간이 지난 후 선상의 모습입니다. 파도는 엄청 잔잔해졌죠? 러시아와 가까이 오면 올수록 파도는 점점 잔잔해졌습니다. 언제 그랬냐는 듯.. 자연이란 참 오묘...

 

 

 

 

두둥! 또 한번 놀라죠. 검었던 바다가 푸른색으로 돌아왔다는 거!

 

 

 

황홀했던 선상일출. 황홀함보다도 놀랐던 자연의 오묘함.

햇빛이 만들어내는 따스한 기운의 빛깔과 파도와 바람이 만들어내는 거친 물결.

 

날실과 씨실이 엮여 촘촘한 질감의 천을 만들어 내듯 

바다와 바람도 한데 얽혀 촘촘한 겨울 날씨의 촉감을 만들어내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도착한 러시아.

추운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활기찬 일정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아마도 그 덕분은 이 일출때문이 아니었을까 싶어요.  ^^

 

 

 

 

 

다음블로그 메인에 떴네요^^

후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