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탐구생활/러시아-블라디보스토크

크리스마스를 앞둔 블라디보스토크 풍경

꼬양 2010. 12. 28. 08:30

우리는 크리스마스가 이미 끝났죠. 하지만 러시아는 크리스마스가 아직입니다. 그럼 러시아의 크리스마스는 언제일까요? 우리보다 13일 늦은 1월 7일이 러시아의 크리스마스가 됩니다.

 

우리는 이미 트리 장식 끝내고, 조명 켜고, 온세상이 반짝반짝 거리고 있을때...

"크리스마스가 며칠 안 남았구나"

그렇게 두근거리며 기다리고 있다면...

 

러시아인들은 컴컴한 거리에, 트리도 좀 세우고... 

"크리스마스 아직도 멀었네, 이제 장식 좀 해볼까"

이러고 있다는 게 가장 큰 차이점이네요.

 

연방정부 청사 앞 거리의 루미나리에장식 

 

연해주 정부청사 앞은 차들로 꽉 차 있습니다. 이곳이 주차장이냐구요? 천만에요. 도로입니다.

도로 옆으로 수북히 쌓인 눈들...

 

 

혁명광장, 중앙광장이라고 하죠. 광장 한 가운데는 거대한 트리가 있습니다. 이제 장식 좀 해보려고 준비 중인거죠.

너무 커서 사진에 담기에도 힘들었네요. 대륙의 트리는 이런것인가? -_-;;

 

 

곳곳에 수북히 쌓인 눈들이 얼어있구요, 이미 길은 빙판. 내가 걷는 건지, 스케이트를 타는 건지도 모릅니다.

 

 

 

러시아의 크리스마스가 늦은 이유

다 이유가 있습니다. 기독교 종파의 하나였던 동방정교회는 옛 로마제국의 국교였죠. 1500년대 말까지는 동방정교회와 가톨릭 등 전 기독교계는 로마시절부터 내려오던 율리우스력을 따랐으나 가톨릭의 교황 그레고리우스 13세의 제정에 의해 1582년 이 동방정교회를 제외한 각 나라가 개정된 그레고리력을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율리우스력은 그레고리력보다 매년 11분이 늦어 현재는 총 13일로 차이가 벌어졌다죠. 이 때문에 율리우스력을 쓰고 있는 동방정교회권은 크리스마스 등 전통행사들을 서구보다 13일 늦게 맞고 있다합니다. 그 동방정교회권이 바로 러시아라는겁니다.

 

 

마찬가지로 퇴근길 교통체증이 계속 되고... 아직까지는 크리스마스 분위기는 없었어요.. ^^; 커다란 트리밖에는.. 하지만 백화점 내부나, 가게 같은 경우에는 크리스마스 선물로 가득차죠.

 

 

 

여기 선물광고 있네요. 그리고 더불어 왼편으로는 크레인으로 트리 공사하는 모습이 보이구요.

 

 

 

러시아에도 산타가 있을까?

있긴합니다. 러시아에서는 산타클로스보다 ‘데드 마로즈’ 할아버지가 훨씬 친숙합니다. 러시아판 산타클로스 데드 마로즈는 ‘서리의 신’이라는 별칭과 어울리게 두꺼운 가죽털옷에 관을 쓴다고 합니다. 또 날씨와 시간을 좌우하는 큰 지팡이로 성탄 여행 계획을 설명하기도 하죠. 러시아의 성탄절은 구력 전통에 따라 새해 초, 1월 7일인데 이날 데드 마로즈 할아버지는 아이들을 찾아와 선물을 주고 갑니다.

독특한 점은 러시아 모스크바에는 데드 마로즈 학교도 있어 학교 선생님이나 취미, 예능 클럽에서 선발된 사람들이 3주간의 교육 기간 동안 아이들을 즐겁게 할 동화 구연과 각종 묘기를 익힌다고 하죠.

러시아판 산타할아버지인 데드 마로즈는 산타클로스의 기원인 성 니콜라우스와 슬라브 민족 신화인 ‘겨울과 서리의 신’이 러시아 동화 속에서 합성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산타클로스와 달리 마로즈 할아버지에겐 독특한 게 있죠.

손녀딸 스네구르츠카와 비서가 있다는 거~~

 

 

 

하여튼, 블라디보스토크의 중앙광장의 저녁은 이렇게 저물어가네요. 크리스마스 준비 보다도.. 교통체증에 치여간다는...

 

 

혁명광장 기념비 

 

 

 

혁명광장 기념비 

 

 

정부청사 명패를 찍는데, 공무원(?), 암튼 러시아 분과 딱 마주쳤습니다. 길을 비켜야 하는데, 제가 왼쪽으로 가면, 이분도 왼쪽으로 가고, 제가 오른쪽으로 가면 이분도 오른쪽으로 가고... 서로가 양보하다보니.. 같은 방향이었다는..! 이것 참..

암튼, 가시면서 저한테 싱긋 웃어주시더라구요.....ㅎㅎㅎ 후덕한 인상과 그윽한 미소가 마치 산타할아버지 같았다는...

 

연해주 주정부 청사 

 

White House, 벨르이 돔이라 불리우는 흰색건물의 연해주 주정부 청사가 하얗게 빛을 내고 있네요.

새해가 되면 이 중앙광장에서는 여러 축제가 펼쳐지겠죠. 시민들이 함께 즐길수 있는 대형 야외공연장이 될 것입니다.

 

 

다른 나라보다 늦게 크리스마스를 맞이하고, 다른 나라보다 더 늦게 크리스마스를 즐기는 러시아. 물론, 대도시 모스크바의 경우에는 크리스마스를 맞아 불꽃놀이도 하고 여러 행사를 했다고 하죠. 그러면 행사를 내년에도 하는 걸까 라는 궁금증이 떠오르지만...

 

어쨌든. 다른 나라의 크리스마스는 좀 독특하게 다가오네요. 처음엔 러시아는 크리스마스가 정말 조용하구나라는 생각을 했는데, 그게 아니였다는 사실을~~

 

그나저나.. 러시아나 한국이나 차 막히는 건.. 방법이 없네요.. ^^;; 차 막히는 수준은 완전 크리스마스인걸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