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탐구생활/제주

무인카페 다락방에서 즐기는 티타임 - 로렐라이

꼬양 2010. 11. 18. 07:30

제가 욕심이 많다는 것은 어딘가를 가면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차, 자동차가 아닌 마시는 차, 음료에 대한 요심은 어지간히 많은가 봅니다. 커피를 마셔도 좀 많이 마시고, 물은 또 어찌나 마시는지. 리필이 안되는 곳에 가면 왜 이리 아쉬운지!

 

주인 눈치 안 보고, 다양한 차를 마시면서 오랫동안 친구와 수다떨고 싶지 않은가요? 요즘 제주시 해안도로만 해도 무인카페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더군요. 아니, 이미 있죠. ^^;

 

이번에 다녀온 곳은 예전에는 레스토랑이었는데 무인카페로 새롭게 단장을 한 곳입니다. 때문에 많이 알려지지 않아서 한적하고, 부담없이 친구와 하고픈 얘기를 마음껏 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가게 입구입니다. 1층은 커피숍이고, 2층부터가 셀프카페입니다. 이곳에서 셀프카페 이용료만 계산하고 2층으로 올라가시면 되세요. 간식이 좀 필요하다 싶으면 편의점에서 과자나 먹을 거리를 사고 올라가면 됩니다. 저와 친구는 편의점에서 과자 하나를 사고 올라갔다지요.

 

 

2층에서는 다양한 차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여기는 커피 삼총사!

이날 커피를 너무 많이 마셔서 커피는 안마셨습니다. 커피 귀신 꼬양이 커피를 거부하다니. 이것도 하늘이 슬퍼할(?) 일이지요. 몸은 즐거웠을라나?

 

 

어떤 차를 마실까 고민하게 만드는 다양한 차들. 옥수수 수염에서 현미녹차, 메밀차, 민들레차, 둥굴레차까지. 저의 선택은 메밀차였습니다!

 

 

커피, 프림, 설탕의 비율 2:2:2, 이른바 잔치집커피를 좋아하신다면 직접 만드셔야 합니다. 요기 재료있구요~

 

 

냉장고에는 탄산음료에서 이온음료, 소화잘되는 매실까지 있습니다.

 

 

 

아래칸에는 과일주스가 자리를 하고 있네요^^

과일주스를 비롯해서 율무차, 대추차 등 다양한 차들도 있고, 우리가 사무실에서 흔히 마시는 믹스커피있죠? 그것들도 준비돼 있습니다. 냉동실에는 아이스크림도 있고, 얼음도 준비돼 있더군요^^

 

 

지루하지 않게 이렇게 읽을 책들도 있습니다.

 

 

단체손님들을 위한 자리입니다. 3인 이상일 경우요~

 

 

2층 무인카페 내부입니다. 한산하죠? 가운데 곡선 계단을 통해서 다락방으로 올라갈 수 있습니다.

 

 

양손에는 쟁반을 들고 이 구부러진 계단을 오르려니... 힘들더군요.  막상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니 아찔!

 

 

고생고생하며 3층 다락방까지 들고 온 메밀차예요! 쏟을까봐 어찌나 긴장했는지요... 물론, 친구의 구박이 더 심했지만 -_-;

 

 

널찍한 3층 다락방은 저와 제 친구의 수다장소가 되어버렸습니다. 은은한 클래식이 흐르고, 저와 친구는 고등학교때, 중학교때 일등을 말하면서 이야기 꽃을 피워갔죠. 3층 다락방도 분위기 있게 잘 꾸며져있습니다. 창밖으로는 제주도 바다가 내려다보이고, 해안도로를 산책하는 관광객들의 모습도 만날 수 있습니다.

 

연인이 이곳에 단 둘이 왔다면? 뭔 일이 일어날까요~? (상상에 맡깁니다)

 

 

다른분들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저에게는 다락방에 대한 꿈이 있었죠. 다락방에서 책을 읽기도 하고, 뒹굴면서 낮잠을 자기도 했고, 바다를 바라보기도 했었습니다. 이제 그 다락방을 만날 수 없기에 이곳이 좀 더 특별하게 느껴졌을지도 모르겠네요.

 

이 다락방의 경우에는 가게 주인은 아이들의 방으로 썼다고 하네요. 물론, 자녀들이 다 커서 이제는 이렇게 모든 사람의 다락방으로 쓰게 되었지만, 아이들의 꿈과 추억은 이곳에 고스란히 남아있다고 합니다.

 

안타깝게도 이 날이 바람도 좀 불고, 비가 내리다말다가를 반복하던 정말 안 좋은 날씨였기에 창 밖의 풍경을 찍을 수가 없었네요. 다음에 가면 찍어야겠어요.

과자를 먹으면서 차를 마시며 수다를 떨다보니 어느덧 세시간이 지나 있더군요. 관덕정에서 이곳까지 걸어온 두 여자는 다시 또 걸어가는 게 부담을 느껴 버스 시간 때를 맞춰서 일어납니다. 물론 버스 넘버는 7번입니다. 해안도로를 경유하는 제주시 유일의 공영버스!

 

 

가장 중요한 사실. 설거지는 셀프라는 것. 친절하게 고무장갑과 세제, 수세미까지 준비 돼 있습니다^^

설거지는 깨끗하게 하고 가는 센스를 이 무인카페에서 보여주세요~

 

설거지 담당은? 저였네요-_-;;; 간만에 제주도 갔다가 제대로 밖에서 설거지까지 합니다.

 

다락방이 있는 무인카페에서 도란도란 수다의 꽃을 피워보는 것도 가끔 괜찮겠어요~ 다양한 음료를 마시면서 말이죠.ㅎㅎ (그렇다고 너무 많이 마시면 탈 나니까 적당히, 마실 정도만 따라가는 센스도 보여주세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