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탐구생활/강원도

물안개와 단풍의 어울림, 수채화 같은 파로호의 가을

꼬양 2010. 11. 15. 07:30

 강원도하면 떠오르는 것은 산, 나무입니다. 나무가 많아서 강원도의 공기는 어느 곳보다도 청량하고 깨끗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습니다. 산이 많기에 강원도의 단풍 역시 구경거리가 되는데요.

 

단풍구경하러 산으로 가야하는 것도 맞지만서도, 호반에서 가을 정취를 느끼는 것도 좋더라구요.

(오늘도 가벼운 마음으로 부담없이 글을 씁니다~ 여러분도 부담없이 읽어주세요~ 좀 무거운 글을 원하신다면 댓글 달아주세요!  다음엔 조신하게 쓸게요..^^;)

 

 

 

파로호의 가을 모습입니다. 붉게 물든 단풍잎이 호수와 어울려 한폭의 그림이 되었습니다. 이 사진을 트윗에 올렸더니 3일동안 리트윗이 되더라구요^^;

어쨌든, 3일 내내 3천명이 넘는 제 팔로워들에게 "달력사진"이라는 별명까지 얻어가면서 리트윗 될정도로 인기가 많았던 사진입니다. 보는 지금도 뿌듯합니다.

제대로 파로호의 가을을 담은 것 같나요? 이 사진은 한 폭의 유화같은 느낌입니다.

 

 

▲ 파로호

 

화천에서 하룻밤을 묵고 다음 날 아침까지 상당히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물 안개를 찍으러 갈 것인가 말 것인가... 원래 제 성격으로는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물 안개를 찍으러 가는 것이 맞습니다.

이때까지 어느 곳을 취재하러 가더라도 그랬습니다. 그러나 이때만큼은 상황이 좀 달랐어요. 취재전 며칠부터 지독한 감기몸살을 앓았기에 이 물 좋고 공기좋은 화천에서까지 감기약을 달고 살아야 했었으니까요.

식사하고 마치니 어느덧 시간은 8시가 넘었고.. 물안개를 찍을 수 있을까 고민을 하면서 파로호를 갔습니다.

 

 ▲ 물 안개가 피어난 파로호

 

다행히도 물 안개는 저를 기다려줬어요! 없었다면 울었을지도 몰라요..ㅠㅠ 카메라도 주인 닮아 좀 아팠기에 상태도 별로 였는데, 파로호의 빼어난 경치가 제 아픔과 카메라의 핸디캡을 가려줬네요.

 

이 사진이야 말로 정말 수채화 같은, 투명한 느낌이라고 생각되네요.

 

수면 위를 주목하면, 스멀스멀 뭔가가 올라오는 게 보이죠? 겨울이 되면 물 안개는 더욱 더 짙고 깊어지겠죠^^ 한 겨울 바람이 불때면 파로호의 물 안개는 마치 온천에서 뿜어져나오는 김처럼 그렇게 보이기도 해요.  

 

 

 

파로호 곳곳을 둘러봐도 참으로 장관입니다. 험한 산세, 그리고 산을 올라타듯 넘어가는 구름. 제주도의 부드러운 오름의 곡선과는 차원과 다른 느낌이예요.

 

 

사실 이 파로호는 우리나라 호수 중에서 가장 나이가 많습니다. 1938년 일제가 대륙 침략을 목적으로 북한강 협곡에 구만리 발전소(현재 화천댐)를 세우면서 만들어진 인공호수이기 때문입니다.

건설 당시 댐 모양이 하루에 구만리를 날아간다는 상상의 새 대붕(大鵬)을 닮았다고 해서 대붕호로 지어졌는데, 6.25 전쟁때 국군이 중공군을 무찌른 것을 기념해서 이승만 대통령이 "파로호"라는 친필 휘호를 내리면서 그 이름이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던 거예요.

 

1951년 5월28일 국군과 유엔군이 이 일대에서 중공군을 거세게 몰아붙여 그날 하루에만 3만8,000여명의 중공군 포로를 잡는 등 중공군 6만2,000명을 사살 혹은 포로로 잡았고 이로 인해 호수는 피로 물들었습니다.

이곳에 수장당한 군인만 해도 수만명이니... 갑자기 오싹!

 

 

 

호수 위에 둥실 떠 있는 오두막 보이실거예요. 이른 아침부터 강태공들은 정신이 없습니다.

이 파로호는 전국 제1의 낚시터거든요. 잉어, 붕어, 메기, 쏘가리 등 각종 담수어가 풍부하기로 이름났습니다. 파로호 이름을 지어준 이승만 대통령 역시 이 파로호 근처에 별장을 짓고 이곳을 찾아 종종 휴식을 즐겼다고 합니다.

 

 

호수에 구름이 떠 있습니다. 양의 털을 하나 둘 떼어논 듯이, 아니 호수에 하늘이 들어가 있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아요.

 

파로호의 정경을 감상해보시겠습니다. 이른 아침부터 오전의 파로호의 모습이예요^^

 

 

 

 

 

 

가을 단풍과 어우러져서 파로호는 정말 수채화같은 경치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이제 곧 겨울이 시작될텐데요. 대한민국의 어느 곳보다도 강원도는 겨울이 먼저 찾아옵니다.

이 가을 풍경도 달력사진처럼 보내야할 때가 서서히 다가오네요.

가을이 가기 전, 이 파로호의 멋진 모습을 여러분들도 보셨으면 좋겠네요~

못 보신다면 부족한 제 사진으로나마... 한발짝 한발짝 발걸음을 옮기는 가을의 정취를 느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