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탐구생활/강원도

소원을 빌면 이뤄진다는 설화를 가진 영월의 선돌

꼬양 2011. 1. 18. 07:30

[강원도 여행] 2011년 새해 첫날, 떠오르는 해를 보면서 또는 지는 해를 보며 소원을 비셨을 겁니다. 하지만, 이와는 상관없이 소원을 빌어야 할 때, 누군가가 내 소원을 들어줬으면 하는 때도 있습니다. 돌과 나무, 해, 달 등에 정령이 있다고 믿는 애미니즘이 순간 떠오르지만... 뭐 어떻습니까. 사람과의 소통을 뛰어넘어, 이젠 자연과도 소통을 하는거죠.

 

강원 영월 서강이 흐르는 층암절벽에 70m 높이의 두 갈래로 솟은 바위가 있습니다. 그 바위는 ‘영월 선돌’로 불립니다. 1820년 영월부사를 지낸 홍이간과 문장가인 오희상, 홍직필 등 세 사람은 구름에 둘러쌓인 선돌의 경관에 반하여 선돌의 암벽에 ‘운장벽’이라는 글자를 새겨 놓았다고 합니다.


 

 

매서운 추위에 찾아간 영월. 이 선돌을 가는데도 만만치 않았죠. 길치에 시간치인 제가 나름 버스 시간표를 보며 계산을 해서... 어쨌든 버스를 탑니다. 버스가 오는데도.. 버스인 줄 몰랐죠. 10인승 버스라고 해야할까요?

관광버스인 줄 알고 멍하니 있었다가, 버스번호판이 보이자 손을 번쩍!

 

 

아담한 버스를 타고 요금을 냅니다. 그러곤 기사님께 말씀드리죠.

"기사님, 선돌에서 내려주세요"

 

길을 모를 땐, 기사님께 먼저 부탁하는 게 최선!

그리하여 시내버스에서 내린 이 곳. 정말 아무 표시도 없는 곳에 덩그라니 친구와 저는 남겨졌죠.

 

 

문득 정신을 차리고 보니. 소나기재라는 표지판과 함께 선돌 표지판도 보입니다.

 

 

영월 10경의 하나인 선돌. "얼마나 멋진지 한번 봐 보자."하는 못된 심보로 가긴 했습니다.  나중엔 이 못된 마음을 다 버리고 아름다운 절경만 눈과 마음에 담고 돌아왔지만요^^

 

 

제천에서 영월로 들어오는 길목에 있는 큰 거대 바위. 바위와 서강이 만들어내는 그 절경이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더불어 이 선돌은 소원을 빌면 이뤄진다는 설화를 갖고 있기에 더더욱 특별합니다. 

 

‘선돌’은 문자 그대로 서 있는 돌을 뜻하죠. 선돌이 있는 곳은 대부분 마을 어귀나 논·밭 가운데, 구릉지대나 비탈 그리고 고인돌 옆입니다. 따라서 선돌의 기능은 다산·생산·장수를 바라는 풍요, 수호, 죽은 사람의 상징·보호·추모(무덤의 비석)로 해석되곤 합니다.

 

 

 

이 선돌이 서 있는 장소도 좀 특별하죠. 날골과 남애 마을 사이 북쪽, 짙푸른 서강 가에 서 있는데요. 마치 신선이 노니는 아름다운 모습이기도 합니다. 선돌 모습은 뭉툭한 막대 모양인데 오른쪽으로 경사진 면에는 어린소나무와 회양목 등 작은 관목들이 자라고 있어 풍광이 강과 어우러져 그 멋스러움을 더 합니다.

 

 

 

선돌을 더 가까이 관람할 수 있도록 전망대가 있습니다. 다만, 이 전망대에서 사진을 찍으면 아래 난간이 이렇게 사진에 잡힌다는 거.

 

 

영월의 겨울하늘은 참 푸릅니다. 가지는 잎이 떨어져서 앙상하고.

 

 

강물이 너무나도 맑죠. 너무 맑기에 고기들이 못 살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서강은 마을을 이렇게 휘감아 돕니다.

 

 

 

선돌에서 소원을 빌고, 내려가는 길. 저희와 비슷한 시간에 왔던 커플이 다정하게 손을 잡고 내려가네요.

뒷모습이 아름다워 찍어보네요.

 

 

이때는 눈이 내리지 않았으나, 지금은 눈이 소복히 쌓인 모습으로 선돌은 그대로 있겠죠.

오늘도 소원을 빌러 사람들은 올 것이고, 변함없이 서강은 마을을 휘감고 돌아나가고 있을 거예요. 바닥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강물은 꽁꽁 얼어 하얀 옷을 입고 있을테고요.

 

소원을 빌면 이뤄진다는 바위, 선돌. 종교가 있든 없든 여부를 떠나서 바위와 서강이 어우러져 절경을 자랑하는 이곳에서 소원을 빌어보세요. 바위가 소원을 들어줄지도 모르죠^^

 

"내 소원은 언제 이뤄지려나~" 이 생각하고 있는 꼬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