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자연경관 문화에는 "경"이라는 단어가 들어갑니다. 어느 지역에 가면 몇 경을 봐라라는 등의 말을 자주 듣는데요. 자연경관문화에서 숫자가 유독 들어가는데, 특히 3, 8, 9, 10, 12의 숫자를 주목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아실지 모르겠지만서도 8경은 약 98처, 9곡은 6 곳이 있다고 있다고 합니다. 9곡의 경우에는 강원도 화천의 곡운구곡, 강원도 삼척의 무릉구곡, 충청도 괴산의 화양구곡, 선유구곡, 고산구곡, 황해도 해주의 고산구곡 등 6개로 알려지고 있는데요.
혹시 구곡도라는 말은 들어보셨나요? 우리나라에서의 구곡도의 연원은 선초 안평대군의 무이정사에서 찾고, 퇴계의 무이구곡도와 율곡의 고산구곡도에 이르러 정착되며, 곡운 김수증의 곡운구곡에 맥통 된다 합니다.
이 그림은 곡운구곡도에서 4곡 백운담의 모습입니다. 계류에 잠겨있는 층석 너럭바위들이 신비스럽고, 삼단으로 떨어지는 물줄기와 물방울이 생동하며, 자연스럽게 이루어진 담(潭)이 멋스럽죠.
곡운구곡도는 지금의 강원도 화천 용담리 일대에서 30년 가까이 은둔 생활을 한 곡운 김수증 선생이 빼어난 경치에 이름을 붙인 뒤 당대의 화가 조세걸에게 그리게 한 작품으로 이 작품은 조선시대의 실경산수화가 실제 경치와 유일하게 일치하는 작품으로 문화적 가치가 매우 큽니다. 지금 이 곡운구곡도는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돼 있구요.
실제 곡운구곡 중 4곡 백운담의 모습입니다. 10월의 마지막 날에 찾은 강원도 화천.
용담리에서 삼일리 가는 샛길의 어느 군부대 앞에 위치한 백운담.
백운담의 물줄기는 정말 장대하게 쏟아집니다. 콸콸콸 쏟아지는 물소리가 가을 하늘에 울려퍼집니다.
이 백운담의 매력이라 할 수 있는 건 둥근 곡선의 바위입니다. 흐르는 물결따라 이런 모양을 냈을 겁니다. 세월이 흐르고 흐를수록 이 곡선은 점점 부드러워지겠죠.
백운담의 모습을 잠시 감상해보시죠.
정자 뒤로는 하얀 자작나무들이 보입니다. 강원도의 자작나무들은 좀 색다른 느낌입니다. 순수한 강원도의 모습을 나타낸다고 할까요.
켜켜이 쌓인 듯한 느낌의 바위가 신비롭습니다. 그리고 투명한 물 속으로는 강바닥이 훤히 내려다보이는데, 아찔하기까지 합니다. 깊이가 어느 정도인지 모르니까요.
작은 폭포를 이루듯이 강물은 쏟아져내리구요. 튀어오르는 물안개, 흰구름 같은 담이라는 백운담의 이름을 떠올릴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따라, 아침, 저녁에 따라서 이곳의 모습은 다를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여름에는 시원한 물소리를 들으며 피서를 즐길 수 있고, 가을에는 주변 산들이 붉게 물들어가는 모습을 보며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곳이 아닐까 싶네요.
백운담 : 강원도 화천 용담리에서 삼일리 가는 샛길의 군부대 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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