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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하지 않지만 감동으로 다가오는 OST-민들레가족

꼬양 2010. 10. 20. 07:30

 요즘 드라마나 영화나 좀 더 자극적이고, 강렬한 것으로 시청자, 관객을 사로잡으려고만 한다. 때문에 드라마는 제목앞에 "막장"이라는 수식어를 붙여야만 했다. 이렇게 막장 드라마를 막고자, 제작된, 나름대로 착한 드라마 돌풍을 일으켰던 드라마가 있었다. 바로 "민들레 가족"

 

겉으로 평범한 가족일지라도 그 가족 안을 자세히 살펴보면 어느 집이든지 크고 작은 비밀, 약간의 균열은 있기 마련이다. 서로에 대한, 미움과 원망, 경멸과 연민이 혼재된 모습이 어쩌면 진짜 우리네 가족의 모습일지도 모른다.

 

남에게 보여주기 싫은 비밀, 스스로도 인정하기 싫은 상처를 주는 것도, 받는 것도 모두 가족이라는 테두리안에서 이뤄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렇게 상처를 주지만서도 상처를 보듬어주는 것도 가족이라는 사실은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한다.

 

마치 우리네 진짜 가족이야기를 담은 드라마 "민들레 가족", 이 드라마는 막을 내렸지만, OST로 다시 한번 그 감동을 느껴볼 수 있었다.

 

01. 사랑이 시작되던 날 - 오소영

사랑이 시작되던 날을 떠올리며 헤어진 사람을 그리워하는 노래다. 달콤한 꿈처럼 행복하길 바란다고 하면서도 오래된 사진첩처럼 그리워하는 노래인데, 노래는 상당히 밝은 분위기다.


02. 나는 사랑한다 - 나윤권 (메인 타이틀 곡)

메인 타이틀곡이란 수식어처럼 드라마속에서 주요 러브 테마곡으로 자주 나온다. 캐릭터들의 숨어져 있는 사랑이라는 애틋한 감성을 어우르고 가사속에서 전해져 오는 진심이 느껴지는 곡이기도 하다. 나윤권의 깔끔하면서도 절제된 목소리가 정말 인상적이다.

가사도 마찬가지로 인상깊다. "기다리고 참아왔던 숨겨둔 얘기들 이제 고백해 본다. 그대 사랑한다 난 사랑한다"

 
03. Wave (accordion version)


04. Cimarosa
05. Broken Heart (지원 Theme)


06. 추억 1 - 고경현(기린섬)

누구에게나 추억은 아지랑이처럼 아른거리는 그런 모습이다. 조각나 흩어지는 꿈들을 붙잡고 싶지만 그렇지도 못하고 그 꿈들은 연기처럼 사라지고. 슬픈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노래다.


07. 떠오르는 모습
08. Grace

09. 녹턴 (Nocturn) - 이은미

맨발의 디바 이은미, 그녀가 부른 이 녹턴은 드라마를 대표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노래는 극 중 캐릭터들의 감정이 애절한 그리움을 갖게 하는 부분에서 자주 나오기도 했다. 이별을 하더라도 미안해하지 말라고, 그대가 잘못한 게 아니라면서 위로하는 가사는 애절하다못해 절절하다. 이은미 그녀의 호소력 짙고, 우수에 찬 목소리는 들어도 들어도 질리지가 않는다.


10. 아름다운 곳에서
11. Wave (orchestra version)

12. 추억 2 - 서범석 (엔딩 타이틀 곡)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가사로 듣다보면 정말 엄마가 생각났다. 평탄하게 흘러가는 멜로디는 오히려 가사 한구절 한구절에 집중하게 만들고, 가사 속에는 그리움이 진득하게 묻어난다. 뮤지컬 배우 ‘서범석’이 보컬에 참여하고 있는데, 노래의 애틋함이 차분하게 와 닿는다.

 

13. Coming Home

14. 아끼지 말아요 - 하울 & 천단비

사랑이라는 글자를 아끼지 말라는, 연인에게 당부, 부탁하는 노래다. 하울과 천단비의 듀엣곡이기도 한데, 이별이라는 글자는 남지기 말고, 사랑이라는 글자는 아끼지 말라는 노래로, 연인을 위한 노래다. 하울과 천단비의 감미로운 목소리가 어우러지는 화음은 가을과 잘 어울리는 느낌이다.


15. Tomorrow

16. 추억 ; Lullaby - 서범석

엔딩 타이틀 곡 "추억2"가 뮤지션 김의철의 기타 연주와 더불어 다시 태어났다. 기타 솔로 멜로디가 상당히 간결하면서도 감성을 한층 더 애잔하게 울리고 있다.

 

 
드라마 음반이라서 노래는 그렇게 많지가 않다. 각 감정 테마에 따른 음악들도 있어서 듣는데는 부담이 없다. 가을날에 들으면 좋을 잔잔한 곡들로 돼 있어서 조용한 분위기를 좋아한다면 이런 드라마 음반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나  ‘내 이름은 김삼순’, ‘케세라세라’, ‘어느 멋진 날’, 영화 ‘내사랑’, ‘텔레시네마 – 결혼식 후에’ 등의 OST 작업을 한 김상헌 음악감독이 주축이 되어 OST 음반은 제작되었다. 단지 드라마속의 음악을 튀게 하고자 하는 게 아니라, "민들레 가족" 드라마의 지향하는 바를 중심점으로 감정을 억지로 부추기거나 이끌어가는 것도 아니고 극중의 인물들의 감정선을 따라 자연스럽게 흐르는 음악을 담아내고자 노력이 돋보이기도 했다.

 

‘민들레’는 화려하고 아름답지 않지만 생명력이 강한 꽃이다. 화려하지도 아름답지도 않지만, 서로 아픔을 가지고 끈질기게 부대끼면서 소통해가는 가족을 그리기엔 ‘민들레 가족’이라는 제목이 제격인 듯 하다.

이들이 그려나가는 소소한 갈등이 너무 현실적이기 때문에 눈물이 나기도 했었고, 그 소소함이 모든 이들이 공감할 수 있었고, 드라마가 끝나도 그 드라마를 기억할 수 있는 건 그만큼 이 드라마가 가족처럼 다가온 것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