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탐구생활/'10~16 국립중앙박물관

황금시대의 신라를 여행하는 것만 같은 전시회 - 황남대총

꼬양 2010. 10. 13. 07:30

역사의 도시 경주. 거리 곳곳마다 둥그스런 고분으로 가득차 있어, 이곳은 무덤의 도시인가라는 생각이 들정도였다.

이 경주에서 가장 큰 고분은 봉분이 두 개인 쌍릉, 황남대총이다. 이 황남대총이 발견되면서 신라가 황금의 나라였음을 우리는 확실히 알 수 있었는데.

 

황금의 나라 신라를 알고 싶다면, 이번달까지는 경주가 아닌 국립중앙박물관으로 가면 된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는 지금 황남대총 전시회가 열리고 있으니.

 

 

황금, 현재 우리시대에는 물질만능주의를 나타내는 것으로도 쓰이지만서도 황금은 신라문화를 일컫는 키워드다. 오늘날 우리가 만나는 신라의 황금제품은 대부분 4세기 후반에서 6세기 전반까지 약 150여년동안 만든 것이라고 한다.

 

그 이후의 신라의 무덤에는 더이상 황금유물이 나오지 않는다는 점, 하지만 견문록에는 통일신라 시대 이후에도 여전히 황금의 나라로 기록되고 있다. 이 차이는 어떻게 해석할까?

 

 

황남대총은 우리에게는 "황남빵"으로 더욱 잘 알려진 경주시 황남동에 있는 큰 무덤이라는 뜻으로 지은 이름이다. 무덤은 두 개의 봉분으로 부부가 묻혔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그리고 두 무덤 모두 돌무지덧널 무덤이다. 신라의 쌍무덤 가운데 가장 크고 주인공들은 화려한 장신구로 치장하고 있어서 5세기에 만들어진 왕릉임에는 분명하지만 누구인지는 분명치가 않다.

 

왕이 무덤은 맞으나 어느 왕인지 알 수가 없다는 사실이 참으로 기묘하다. 이 무덤에서 발견된 유물만 보더라도 그 위상과 권력이 엄청나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말이다.

 

 

▲금제관꾸미개 

 

거사금에서 차차웅, 이사금, 마립간, 왕이라 불리기 까지 이렇게 왕호는 많이 변했다. 특히나 마립간이라 불리는 이 시기 통치자는 황금에 주목했다. 무덤에서 발견된 유물들만 봐도 대부분이 금이다.

정말 전시실 내부는 금빛으로 반짝반짝 거린다. 전시실 분위기도 밝은 편에 속할 뿐더러...

 

 

 

▲ 호우명 청동합

 

국사시간에 자주 만났던 호우명그릇, 박물관을 다니면서 자주 보다보니 이제는 익숙함으로 다가오는데.

이 호우명 그릇을 황남대총 유물로도 만나게 되었다.

 

질 그릇을 제외한 모두가 고구려와의 관계속에서 들어오거나 만들어졌다. 마립간 시대를 생각해서 고구려와 신라의 관계를 생각해보면 무릎을 탁 치게 된다. 경주 호우총에서 발견된 청동합은 장수왕 때, 죽은 광개토왕을 기리며 고구려 왕실에서 만든 기념품인데.

 

즉, 이 시기, 고구려는 신라를 신하의 나라로 여겨 때때로 문물을 나누어 준 것이다. 그리고 그 영향이 황남대총에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이고.

 

 

왕의 위엄을 황금에서도 찾아볼 수 있지만서도 유물에서 느낄 수 있다. 고구려의 물건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나라의 제품들이 이 황남대총에서 발견되었다. 특히나 유리그릇과 은잔 등도 보였다. 이들은 실크로드를 따라서 신라까지 흘러들어온 것이고, 일본열도에서 온 곱은옥까지 만날 수 있었다.

 

 

 

금관을 비롯해서 금 귀고리, 목걸이 등 다양한 금제품을 만날 수 있다. 지금까지 내려올 수 있었던 것은 마치 산처럼 큰 봉분을 쌓아서 무덤을 만들었기에 도굴꾼들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무덤인지 작은 동산인지 그것을 구분할 방법은 예전에는 어려웠으니 말이다.

 

▲ 덧널

 

주검이 모셔진 덧널은 영원히 잠든 왕을 위한 침전이다. 생전에 왕이 잠이 들었던 침소와 비교해보면 너무나도 소박하고 허술해 보일 수 있으나 3중으로 감싼 덧널에 고이 주검을 모셨다. 주검은 살았을 때처럼 가장 성대한 의식을 위해 차려입은 모습으로 널에 누워있다.

 

 

이 시기의 신라사람들은 이승과 저승이 이어져있다고 여겼다. 때문에 왕이 죽으면 생전에 지녔던 권위를 상징하는 물건을 가득바쳤다. 그래서 이 황남대총에는 물건과 음식이 가득찼던 것이다.

이렇게 발견된 유물들은 우리에게 신라의 위상을 알 수 있게 해주고, 이 시대 사람들의 생각을, 삶을 유추해 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주고 있었다.

 

천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마치 신라시대 고분을 여행하는 것만 같았던 황남대총 전시회.

황금처럼 빛나는 문화를 이룩했던 신라는 이제 역사책의 한 페이지로, 박물관의 유물로 만나볼 수 밖에 없지만서도 이렇게 그 화려한 세계를 엿볼 수 있음이 신기할 뿐이다.

 

ㅇ전시명 : 황금의  나라,신라의 왕릉 황남대총
   Golden Splendors: The Royal Tomb of Silla "Hwangnamdaechong"
ㅇ전시기간 : 2010년 9월 7일(화) ~ 2010년 10월 31일(일)
ㅇ장소 :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 1층 특별전시실
ㅇ전시작품 : 황남대총 북분출토 금관 등 595건 1268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