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아침 8시. 홀로 극장으로 나섰다. 이유인 즉슨 영화를 보기 위해. 한 여름날, 더위에 찌들어 잠도 못 이룬 나는 아침 일찍 극장을 갔다. 무료예매권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 돈들여 영화보는 단순한 행동을 하고, 나중에 후회를 했지만서도. 그리고 단순한 행동끝에 정말 단순한 영화를 택했다.
더위를 한방에 날려버릴수 있는 시원한 액션영화 어디 없을까 하던 차에 택한 것이 바로 익스펜더블이다.
<줄거리>
바니 로스(실베스타 스텔론)는 두려움도 모르고 찔러도 피 한 방울 나오지 않을 만큼 매정한 용병들의 리더로 그가 유일하게 애정을 갖고 있는 게 있다면 픽업트럭, 수상비행기, 그리고 우직한 용사들로 구성된 그의 팀이다. 전 영국특수부대 SAS 요원이자 칼날 달린 거라면 뭐든 잘 다루는 전문가인 리 크리스마스(제이슨 스태덤), 육탄전의 대가인 잉 양(이 연걸), 무기 전문가인 헤일 시저(테리 크루즈), 노련한 폭파전문가 톨 로드(랜디 커투어), 그리고 정밀 저격의 달인인 군나르 옌슨(돌프 룬드그렌) 등이다.
그러던 어느 날 미스터리 인물, 처치(브루스 윌리스)가 바니에게 아무도 수락하지 않을 만한 일을 권하고 바니와 그의 팀은 늘 해왔던 일처럼 새로운 임무에 착수한다. 바로 ‘빌레나’라는 작은 섬나라에서 살인을 일삼으며 독재자로 군림하고 있는 가자 장군(데이빗 자야스)을 축출하고 주민들을 죽음과 파괴로부터 구하는 것이다. 그러나 전직 CIA요원 제임스 몬로(에릭 로버츠)와 그의 수하 페인(스티브 오스틴)으로 인해 작전은 실패로 돌아가는데…
화려한 캐스팅, 영상도 정말 화려! 액션 역시 화려하다!
"람보", "록키"시리즈의 실베스타 스텔론과 "유니버셜 솔져" 시리즈의 돌프 룬드그렌, "황비홍" 시리즈의 이연걸. 왜 이리 시리즈물 주인공들만 등장시켰을까 할 때, 신선한 얼굴도 등장한다. 바로 "트랜스 포터" 시리즈로 스타로 떠오른 제이슨 스테덤! 이렇게 이 영화는 액션 배우들을 다 모아놨다. 참 화려한 캐스팅인데, 감독은 이 배우를 어떻게 캐스팅 했을 지가 더 궁금할 정도다. 그리고 주연들의 액션은 기대 이상으로 격렬하고, 시원한 쾌감까지 선사한다. CG가 아니라 배우들이 직접 치고, 때리고, 부수고, 받고, 붕붕 나르며 스턴트 없이 연기를 펼치는데, 참 사실적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2000년대에 CG처리가 거의 없는 이런 액션 영화를 보다니! 어쨌든, 환갑을 넘어선 실베스터 스탤론의 액션은 정말 찰나인데. 금방 스쳐가니 눈 부릅뜨고 잘 봐야 한다. 지나간 몇몇 영화에서 꿈으로만 생각했던 "람보"와 "코만도"의 만남도 볼거리 중 하나라고 생각된다.
참 단순한 영화,
한국관객에게는 좀 안 맞는 듯?
앞에서 말했듯 이 영화에서 등장한 배우들의 이름을 쭈욱 떠올리기만 하더라도 이 영화가 어떤 식으로 흘러갈지는 눈에 보듯 선하다. 배우들을 봐서도 90년대의 액션영화가 확 떠오를테니 말이다. 용병이 특수 임무를 맡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줄거리만 보더라도, 여타의 할리우드 액션 영화가 늘 그렇게 추구했듯이, 정말 쉽고 단순한, 생각없이 단순하게 보면 참 좋을 액션영화인 것이다. 하지만 2010년에 한국 영화계에서는 이 같은 장르는 더이상 자리를 잡을 곳이 없다. 미국과 한국 문화가 다르듯 마찬가지로 미국 관객과 한국 관객은 다르다. 미국에서 현재 이 익스펜더블 영화는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한국에선 여간 맥을 못추고 있는데, 이유는 무엇일까? 단순성에 있다고 본다. 높은 흥행성적을 보이고 있는 인셉션을 생각한다면, 우리나라 관객은 눈에 보이는 것보다도 좀 더 생각할 거리를 제공하는 영화를 더 선호하지 않나라는 생각이 든다. "한국 관객이 정말 똑똑한 걸거야"라고 생각 중인 나...
30대 이상에게는 추억을,
20대에게는 생소함을 주는 영화
80~90년대 액션 스타들을 아는 현재의 20대들이 과연 몇이나 있으랴... 이 영화의 약점은 바로 그것이다. 영화관을 찾는 주 연령층이 20대와 30대 초반인 것을 생각하면 이 영화의 배우들의 평균연령은 엄청 높다. 때문에 현재 20대에 큰 감흥으로 다가오지 않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람보"와 "코만도", "황비홍", "유니버셜 솔져"를 누가 기억하고 있을까... 물론, 난 초등학교때 영화들을 (비디오로) 봤던 기억을 더듬어가며 봤기에 그나마 영화를 볼 수 있었지만서도, 이 영화의 배우들은 20대보다도 30대를 넘어선 관객들에게 익숙하고, 추억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때문에 감독도 나름 고심을 해서 배우 캐스팅도 했지만... 즉, 젊은피에 해당하는 스태덤을 영입(?)했지만 그래도 우리는 "트랜스포터"보다도 "트랜스포머"를 더 잘 알고 있는 실정이기에 정말 생소할 수 밖에 없다.
시간은 흐르고 흘러 관객도 바뀌고, 스크린속에 등장하는 배우들도 많이 변했다. 나이는 못 속이는 법. 그때보다도 주름이 더 는 것 같아서 스타도 늙긴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드는데... 실제 스텔론은 극 중 액션 장면 촬영 중 목 부분을 크게 다쳐 철심을 박았다는데, 이젠 몸을 좀 생각할 나이가 되지 않았나 하는 안타까운 마음도 들고.
어쨌든, 정리를 하자면 이 영화는 정제되고, 세련되었다고 하기보다는 투박하고, 헐리우드 영화의 정석이라고 하는 표현이 어울릴 듯 하다. 영화 람보에서 람보가 전술없이 그냥 울퉁불퉁한 근육을 드러내고 총 메고 무식하게 적진을 향해 돌격하는 것처럼, 이 영화는 전략, 작전도 없이 참 단순하게 진행되기에 정말 투박하다. 때문에 생각없이 보기에는 참 편하다고 생각하면 될 영화다. 잠시, 두뇌에 휴식시간을 주고 싶다면, 시원한 액션을 통해 더위를 날려버리고 싶다면 봐도 될 영화라고 생각된다. CG영화를 싫어하거나, 복잡한 걸 싫어한다면 이 영화는 딱 일듯!
다만 그 정반대라면 이 영화는 독약으로 다가오니 주의하길! 그리고, 람보, 코만도, 유니버셜 솔져, 이런 영화를 아예 모른다면... 그냥 모른채로 들어가도 좋다. 액션에만 집중하면 된다! 주연들의 액션은 정말 기대이상으로 강렬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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