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 땅위에서 살아있음을, 걷고 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여행.
그것은 나의 마음을 뛰게 만들고, 내가 이 지구에서 숨쉬고 살아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준다. 우리나라 곳곳을 여행하는 것만으로도 가슴벅찬데, 뜨거운 사막의 열기가 느껴지는 아프리카를 여행한다라?
아프리카. 아프리카는 나에게 있어서도 꿈의 땅이기도 하다. 뜨거운 사막의 열기처럼, 내 가슴의 열정도 타오를 것만 같은, 그곳에 가면 나의 모든 갈증이 해소될 것만 같은 느낌이 드는 곳. 언젠간 꼭 가보리라 마음을 먹었던 곳.
그런 곳을 한 커플이 다녀왔다. 프랑스인 니콜라와 한국인 여진, 이 둘이 아프리카 여행기, "그와 우연히, 아프리카". 이 책은 둘의 사랑으로 가득찬 아프리카 생활 이야기인데, 모로코 탕헤르에서 시작된 이 여행은 약 100일 동안 모리타니아, 말리, 부르키나파소를 거쳐 가나의 아크라에 이른다. 책 속 간간히 나오는 사진들은 니콜라가 직접 찍은 사진들이다. 책 속 중간중간의 아프리카의 모습은 뜨거운 사막의 열기와 아프리카 사람들의 일상의 모습을 잘 담아내고 있다. 서사하라 사막의 숨 막힐 듯한 아름다움을 직접 보진 못했지만, 그녀의 글 속에서는 그 아름다움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여행기? No, 삶에 대해 끊임없이 사유하는 에세이
연인에게 있어, 아무리 힘든 역경이 올지라도, 둘이 함께라면 그 어디든 파라다이스일 것이다. 둘만의 파라다이스를 찾아 떠난 곳은 바로 아프리카다. 프랑스와 한국에서 이메일과 편지로 사랑을 키워오던 연인이 파라다이스를 찾아 떠났다. 이 책을 무엇이라 결론내릴 것인가에 대해 참 많이 고민했다. 둘의 사랑이야기라고 해야할까, 둘만의 여행기라고 해야할까... 결국 내가 내린 결론은, 여행기이긴 하지만 삶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한 흔적이 보이는 책이란 것이다.
저자도 그렇지만 나 역시 20대다. 청춘, 그 찬란히 빛나는, 뜨거운 열정을 품고 사는 20대. 어떤 어른들은 왜 그렇게 생각없이 사냐며 우리를 보고 욕하지만, 우리는 우리들 나름대로 마음에 뜨거운 무언가를 품고 치열하게 살아보고자 고민하며 삶에 대해 늘 고민을 한다. 저자 역시 마찬가지다. 지금 우리 나이대에 있을 걱정거리들, 취업이라든가 미래에 대한 생각 등이 책에 담겨있다.
그들의 사랑, 그리고 파라다이스
사랑이란 감정은 참으로 신기하다. 그리고 사랑은 신비한 힘을 갖고 있다. 평범한 것을 아름다움으로 만들어내는 힘이 바로 그것이다. 시계바늘처럼, 태엽처럼 똑같이 반복되는 일상을 오히려 감사하게 만들었고.
그래도 인생이 지루하다면 모든 것을 과감히 떨쳐버리고, 서로 마주 잡은 두 손에 의지한 채 아프리카로, 더 멀리까지 훨훨 날아갈 수 있도록 하는 힘이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여행이 계속되면 될수록, 여행의 끄트머리를 향해 갈수록 저자는 한 가지를 깨닫는다.
동화 "파랑새"를 떠올리듯, 치르치르 미치르가 찾던 파랑새가 바로 곁에 있었던 것처럼, 자신이 찾던 파라다이스는 보통 사람들이 익숙한 리듬으로 살아내고 있는 일상의 한 조각에 지나지 않았다는 걸 말이다. 니콜라와 여진, 이 둘이 찾고자 했던 파라다이스란 어느 한 장소를 매우 특별하게 여기게 되는 것, 그 안에서 행복을 느끼는 것이었다.
그들의 마지막 도착지인 가나의 아크라에서 평범한 일상에 익숙해져 가자 저자는 다시 꿈을 꾼다. 언젠가는 가나에서 에티오피아까지, 또 에티오피아에서 인도까지 가로질러가는 꿈. 그래서 가능하다면 그 해가 끝나기 전에 중국과 북한 사이에 놓인 국경선까지 다다르는 꿈. 그의 손을 잡고 세상의 모든 지붕 위를 달리는 꿈을 말이다.
나 역시 꿈을 꿔본다.
언젠가는 나 역시 미래의 그의 손을 잡고 아프리카로, 인도로 떠나보리라 꿈꾼다.
사랑과 함께, 더 멀리, 더 높이 지구를 여행해보겠노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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