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탐구생활/나 이거 읽었어-독서

시작은 연필하나, 그 끝은 무한한 즐거움과 재미

꼬양 2010. 8. 30. 22:11

다이어리, 노트북, 카메라와 더불어 나의 분신이기도 하다.

늘 내 다이어리는 볼펜과 연필, 그리고 색연필로 난도질 당하기 일쑤였다. 늘 빡빡하게 채워지는 일정들로 다이어리는 1년을 못 버티고, 망가지기 일쑤였다.

친구들이 다이어리를 아기자기하게 꾸미는 걸 보면 나 역시 다이어리에 예쁜 그림과 스티커로 꾸미고 싶지만, 마음만 앞설 뿐. 오히려 내 다이어리의 여백은 점점 빨간 볼펜과 검은 볼펜으로 꽉꽉 채워지는 일정들로 인해 몇몇 페이지는 싸구려  수첩보다도 너덜너덜해지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한다. 한때 다이어리를 만들기도 했고, 다이어리를 예쁘게 꾸미기도 했으나 그것도 한 때. 막상 나이가 들고 나니, 스티커 사러 가는 것도 귀찮고, 고르는 것도 힘들다. 모든 스티커가 다 예쁘기도 하거니와 꼭 내가 필요한 것을 고르려니 이상한 그림들까지 덤으로 끼워있어서 굳이 쓰지도 않고 짐만 되기 일쑤니...

 

그.래.서! 내가 직접 스티커를 만들어보면 어떨까란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것도 생각일 뿐. 막상 스티커를 만들려고 하니 호락호락 쉽지가 않았다. 머리에서는 생각 따로, 손 따로, 다이어리 따로 이렇게 삼자가 분리되어 놀고 있으니. 다이어리 꾸미는 방법을 알려주는 카페, 블로그 등도 많으나 스티커 만들어주는 방법은 들어보지 못한 찰나에 접한 것이 이 책이었다. (나중에 검색해보니 카페도 있었다는... -_-;)

 

다이어리는 쓰는 사람의 개성이 들어가기 마련.

그 안의 스티커도 내 개성을 살려서 내 손그림 솜씨 그대로 녹여내면 어떨까?

스티커 만드는 방법은 그렇게 어렵지 않다.

 

 

<스티커 만들기>

일단 펜부터. 스티커 그림을 그릴 때 써야 하는 펜이 따로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내 손에 잘 맞는 펜을 사용하는 거란다. 보통 스티커용 펜으로는 플러스 펜을 많이 이용하는데 이 플러스 펜은 그린 그림의 테두리를 정리할 때 특히 유용하다.

그리고 스티커 그림 그릴 때 필요한 재료 또 하나 종이. 제일 많이 쓰는 것은 A4지와 라벨지. 주로 싸고 무난한 A4지를 많이 쓴다고 한다. 라벨지가 부드럽고 좋지만서도 비싸기에 처음은 A4지에 바로 그려서 잘라서 붙이는 게 낫을 것 같다. 단점은 좀 뻣뻣하다는 것, 라벨지는 부드러워서 그림 그리기 좋다는 것. 그리고 마카를 칠하면 A4지가 잘 번지는 반면 라벨지는 덜하다는 것이다.

펜과 종이가 있으면 이제부터 그림 그리기 시작.

 

 

 

책에서는 테마별로 스티커 그리기로 구성돼 있다. 첫번째 테마는 개성만점 데코스티커인데 찢어붙인 느낌의 테이프 스티커를 비로해서 리본 스티커, 아이콘 스티커, 체크 스티커 등을 그리는 방법이 나와 있고, 두번째 테마에는 하루를 기록하는 데일리 스티커 그리는 방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특히나 중요한 날씨 스티커를 비롯해서 감성 스티커와 카페스티커, 커피 스티커, 빵, 화장품 스티커까지. 그리고 세번째 테마는 감성가득, 손글씨 스티커인데, 패턴 글자 스티커를 비롯해서 박스 글씨, 말풍선 글씨 스티커, 세상에 하나뿐인 캐릭터 스티커까지 다양한 스티커를 그리고 만드는 법에 대해 알려주고 있다. 그리고 각 테마별 레슨마다 그것들을 응용해서 책을 읽는 사람도 직접 따라 그려볼 수 있도록 페이지가 마련돼 있다. 읽으면서 그림 연습도 할 수 있어서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특히나 요즘에는 이렇게 손글씨로 예쁘게 인쇄된 스티커들과 다이어리가 나오기에 내 다이어리도 이들처럼 예뻐질 것만 같은 생각에 마음이 부풀었다. 실제 책에는 신나게 낙서를 해놓고 정작 내 다이어리에는 양면 테이프가 없어서 붙이질 못했지만 조만간 마카까지 장만해서 다이어리를 예쁘게 꾸며보고자 벼르고 있다.

 

개성있는 다이어리를 꾸미고 싶다면, 다이어리를 비롯해서 손글씨, 스티커를 직접 만들고 싶다면 이 책을 참고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제일 마음에 들었던 것은 세번째 테마 손글씨였다. 손글씨는 다이어리뿐만 아니라 일상 어느 곳에서도 유용하게 쓰일 수 있으니.. ^^

저자의 손글씨가 나와 비슷했다.!!! (내심 뿌듯했다는....)

 

 

어쨌든, 전화로 "뭐해"라고 묻는 동생에게 "스티커 칼질하고 있어"라고 하니, 동생은 다 커서 무슨 꼬맹이처럼 스티커 만들고 노냐면서 구박했지만서도...

뭐 어떤가. 종이 위에 펜 하나로 시작해서 무한한 즐거움과 재미를 주는 스티커 만들기인걸.

스티커 사지 말고 만들어보는 것도 괜찮다는 것을 제대로 느낀 책!

정말 딴 건 필요없다. 펜, 종이, 양면테이프, 색연필만 있으면 된다는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