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한 작가는 말한다. 자신은 글을 쓰면서 딸을 잃은 슬픔을 극복할 수 있었노라고.
글은 치유의 기능이 있다. 자신의 영혼을 어루만져주는 역할을 한다.
각박한 삶, 늘 경쟁을 해야하는 이 시대에, 정작 자신을 어루만져주는 일을 해본적이 있는가를 스스로에게묻곤 한다. 지친 영혼을 위로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다. 자신이 제일 좋아하는 일을 해주는 것, 여행을 떠나는 것도 좋은 방법이긴 하나. 그럴 시간이 없다면 글쓰기를 통해 또다른 자신을 어루만져주는 것도 괜찮은 방법일 듯 싶다.
삶을 깊게 만드는 글쓰기
하루는 24시간. 이 24시간 중에서 우리는 어떤 것을 기억할까? 24시간 중에서 10시간은 일하고 6시간은 잠을 자고 3시간은 밥을 먹고... 하루하루가 똑같다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이럴때 글을 써보라고 권하고 싶다. 분명 쓰다보면 하루하루가 조금씩 다른 것을 느낄 것이다. 매일매일 쳇바퀴를 도는 듯한 일과가 펼쳐지지만, 만나는 사람도, 스쳐가는 사람도, 나에게 벌어지는 일들도 너무나 다르고 다양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글쓰기의 장점을 생각해보자. 누구나, 언제 어디서나 쉽게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메모장이 있으면 낙서하듯, 예쁜 노트에 적기도 하고, 컴퓨터로 할 수 있다.
그리고 항상 ‘나’로부터 출발하는 글쓰기는 자신을 돌아볼 여유 없이 바쁘게만 살아가는 우리에게 특별한 위로가 된다. 또한 발견하지 못한 자신의 내면세계를 들여다봄으로써 진정한 ‘나’를 찾을 수도 있기도 하다. 그래서 내가 더욱 글쓰기에 몰입하는 걸지도 모르겠다. 한때는 일기를 쓰는 것을 너무나 싫어했으나 이젠 일기는 나의 일상이 되었고, 그렇게 블로그도 일상이 되었다.
스위스에서 글쓰기를 지도하는 저자가 말하는 글쓰기 방법
저자는 제일 먼저 두려움을 극복해야 한다고 말한다. 흰 종이를 앞에 두었을 때의 막막함을 제일 먼저 이겨내야 한다. 나 역시, 한글프로그램의 커서가 깜빡이는 고통을 이겨내는데 너무나 힘들었다. 그 막막함이란, 얼굴에 한 줄기 눈물까지 비추게 만드는 막막함과 막연함은 고통 중에 고통이 아닐 수 없다.
그런 막연함들을 떠올리며 책을 읽다보니 느낀 것이 많다. 무엇을 써야 할지 모르는 사람들에게, 막막함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별 일없이 흐르는 듯한 하루하루가 실제로 얼마나 소중하게 반짝이고 있는지, 사소한 것들 속에 글로 풀어낼 소재가 얼마나 다양하고 많은지를 책은 느끼게 해주고 있다. 이 책은 글을 "잘" 쓰는 작법을 알려 주는 책이 아니다. 그런 점에서 독특했다. 다른 작법과 다른, 마음으로써 글을 쓰는, 진정한 나를 일깨우고, 그런 내가 펜을 잡고 글을 "쓰게" 만드는 책이다.
그리고 이 책은 총 3부로 나눠져있다. 1부에서는 글쓰기를 위해 무엇을 해야하는지를 자세히 설명해준다. 글쓰기를 통해 비로소 인생속의 자신을 찾은 저자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설명을 해준다. 2부에서는 즐겁게 글을 쓰기 위한 색다른 시도를 말해준다. 무엇을 쓰고는 싶은데 어떻게 출발해야 할지, 어떤 형식으로 쓰는 것이 어울릴 만한 주제인지, 등이 혼란스러울 때가 있게 된다. 그럴 때 이 책에 나온 여러 가지 방식 중 하나를 골라 차용해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다양한 글쓰기의 방식을 소개하고, 구체적으로 어떻게 글을 쓰는지 그 방법을 조목조목 설명하고 있다. 3부에서는 다시 돌아오지 않을 오늘의 나를 기록하라고 한다. 가지 못한 길을 아쉬워하며 돌아본 적이 있는지, 오늘 기뻤던 순간을 되새긴 적이 있는지 등 일상의 사소한 일들이 자신에게 얼마나 큰 기쁨을 주는지를 되새겨 보라 한다.
인생의 대부분의 날은 진부하다. 그러나 그 진부한 날들이 모여 인생이 된다.
일상을 기록하며 소소한 기쁨, 순간의 실수를 돌아보고 생각해 보며 산다면 인생은 한층 더 풍요로워질 것이다.
내 가방속의 필수품, 수첩, 펜, 노트북.
버스안이든, 지하철 안이든, 벤치든 간에 어디서나 난 글을 쓴다.
지친 내 영혼을 위로하기 위해, 또다른 나와 대화를 하기 위해.
아마, 인생이 끝날때까지도 난 글을 쓰고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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