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탐구생활/인천

차이나타운 구석 골목 작은 카페, 중앙동 커피집

꼬양 2010. 3. 12. 08:00

추운 날, 꽁꽁 언 몸은 녹여주는 커피야 말로 어떤 난로보다도, 핫팩보다도, 목도리보다도, 장갑보다도 따스하기만 하다.

 

어느 겨울날, 카메라를 들고 인천 차이나 골목골목을 누비던 내 눈에 나타난 커피집.

바로 중앙동 커피집이다.

 

 

 시리도록 파란 하늘, 바람조차 날카로웠던 겨울날이었다. 하늘 날씨는 맑았지만 내 피부에 닿는 온도는 정말 악 소리가 날만큼 쌀쌀했던 날.

 

 차이나 타운을 이리저리 누비면서 사진 찍느라 바빴던 나. 작정하고 찾은 인천이었다. 바다를 보려고 가긴 했으나 무엇보다도 말로만 듣던 차이나타운을 확인하고, 꼼꼼히 살펴보던 난...

마음은 그랬으나 너무나도 추웠다. 장갑을 껴도 손이 시렸고, 내 볼을 스치는 차가운 바람에 자연히 내 볼은 빨갛게 자연 볼터치가 되고...

어디 커피점 없나 두리번두리번 살피기 시작했다.

 

 

일제시대 건물틈바구니에서 찾아낸 작은 커피집.

간판도 너무 작아서 제대로 안보면 못 찾을법한 커피집이다.

 

테이블은 딱 4개. 다방커피를 파는 분위기가 언뜻언뜻 풍기지만, 실제 이곳에서 파는 커피는 에스프레소, 아메리카노, 카페라떼 등등 요즘 젊은 사람들이 찾는 커피들이다. 물론~ 생과일 주스도 있다.

 

사진으로 봐서도 정말 작은 커피집. 작은 커피집이기에 오히려 더 따스했던 것 같다.

 

 카페모카 한잔을 시켜놓고 커피집을 두리번거리기 시작했다. 카메라를 가지고 있었으니, 이러저리 찍어대기 바빴다.

이런 작은 커피집을 너무 좋아하기에.

 

 

 벽에 붙여진 사진과 지폐들. 진짜일까 라는 생각과 함께.. 만져보고 싶었지만 만지지는 않고 눈으로만 잘 감상했다. 가게 주인의 나름 인테리어 센스일테니...

 

 

 

 

 그리고 잠시 후 나온 카페모카. 나의 추위를, 언 몸을 사르르 풀어준 커피한잔.

생크림의 달콤함과 커피의 부드러움에 빠지다.

원래 제일 좋아하는 커피는 카페라떼인데, 이날만큼은 달달한 카페모카가 먹고 싶었다. 스트레스를 너무 받았던 날이었나?

 

 

 이 중앙동에서는 나름 유명한 커피집인 것 같다. 테이크 아웃하는 손님들도 많았다. 특히나 가족단위로 오는 손님들이 유달이 많았는데, 아마도 나처럼 차이나타운을 구경하다가 꽁꽁 언 몸을 녹이러 들어온 경우인 듯 했다.

 

 

 

 

 한잔의 커피. 그리고 커피와 함께 마시는 과거, 현재, 미래.

벽에는 작은 시가 붙어있고. 커피 마시는 나는 행복한 사치를 부리는 중?

 

 

어쨌든, 추운 날 꽁꽁 얼어붙은 마음까지 녹여줬던 작은 커피집.

커피집을 나섰는데, 사장님께서 나를 막 부르셨다. 왜지? 의아해하며 뒤를 돌아봤는데...

사장님 손에는 내 카메라 렌즈캡이 있었다.

아차! 내가 자리에 렌즈캡을 두고 나왔던 거였다. 사장님이 아니었다면 난 또 렌즈캡을 사야했을텐데....

허둥꼬양이었다. 이래서 사고뭉치지-_-;

 

그나저나.. 내가 사진을 찍자, 사진 찍을 것도 없는데 뭘 그리 찍느냐며 신기해하셨다.

다만 당부하셨던 건... 사장님 얼굴만은 찍지 말아달라고.. -_-;;;

 

 

추운 날, 차이나타운의 시퍼런 하늘도 기억이 나고, 매서웠던 겨울바람도 생각이 나지만 가장 기억에 남았던 건 중앙동 커피집의 카페모카였다.

 

지금도 달달한 카페모카가 그립다.

 

언제든 만들어 먹을 수 있긴 하지만, 뭐랄까.. 그 분위기를, 그때의 느낌을 다시 느껴보고 싶다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