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탐구생활/인천

영화속 한 장면을 찾아 실미도를 가다.

꼬양 2008. 12. 20. 00:25

인천 앞바다에는 41개의 유인도와 114개의 무인도 등 총 155개의 섬이 있다.

 

그 중 사람이 살지 않는 섬, 무인도인 실미도를 찾아갔다.

 

실미도를 가게 된 이윤, 한때 마음 아프게 봤던 영화속 장면들을 머리속이 아닌 직접 눈으로 보고싶었기 때문이다.

 

물 때가 있어서 실미도는 그때만 갈 수 있다.

 

바로 저 돌다리를 콩콩콩 넘어가면 실미도다.

 

겨울이라서 그런가....

 

왜 이리 실미도가 슬퍼보이지?

 

 

실미도라 부르게 된 유래는 이렇다.

 

용유도의 용마교에서 냇물이 흐르는데 그 물줄기가 이 섬으로 향하여 흐르면 열매가 잘 열리고

 

풍년이 드는데 다른 곳으로 흐르면 흉년이 든다고 해서 실미도라 불렀다고 한다.

 

 

 왼쪽이 무의도. 오른쪽이 실미도다.

 

 실미도를 가기 위해서는 실미유원지를 통해야 한다.

 

입장료와 주차료 모두 내야한다.

 

아... 무의도 올때도 돈이 많이 들었는데 여기에서 이리 또 내는구나.

 

 

 암튼...

 

바닷물이 빠져나간 자리에 올라오는 이 돌다리를 건너 실미도로 향했다.

 

겨울이라 바람이 찼지만 기분은 굿~

 

 

돌다리를 건너자 나를 반기는 나무.

 

아... 쓸쓸하도다.

 

 

1968년 북한에 대한 보복으로 중앙정보부는 북파부대를 창설했다.

 

 그 북파부대원 31명이 3년 4개월 동안 지옥훈련을 했던 뼈아픈 장소가 실미도다.

 

 그러나 이 북파부대원들이 1971년 8월 23일 실미도를 탈출해 버스를 빼앗은 뒤

 

서울로 진입했다가 자폭한 실미도사건 이후에도 이 섬은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소설과 영화를 통해서 실미도의 존재가 알려지자 사람들이 점점 이 곳을 찾기 시작했다.

 

나 역시 그들 중 일부다.

 

 

 실미도 촬영지를 가보자꾸나.

 

발길을 재촉했다.

 

그런데 뉴스에서 들은 바가 있어서 그리 기대는 안했다.

 

실미도 촬영장을 철거했다는 소식을 예전에 들었기에...

 

분명 장소표시만 해놓고 황량할 거란 예상은 했다.

 

그치만...

 

그 예상이 들어맞자... 너무도 허무했다.

 

 

 역시나.. 그랬다.

 

 실미도 촬영지 가는 길은 이런 좁은 오솔길이다.

 

경사가 좀 있어서 조심해야한다.

 

운동화 혹은 등산화 신을 것을 추천~

 

난 쿠션 빵빵한 운동화를 신고갔다. 다행이었다. 스니커즈 신었었다면... 발이... 아마도.. -_-;;;

 여기가 실미도 촬영현장.

 

 

 촬영현장이라고 써진 표지판 근처에 이렇게 쓰레기가 무단투기 되어있다.

 

이건 아니지 않는가....

 해안가로 걸어나오니 큰 바위와 돌들이 나를 반긴다.

 

역시...

 

바다는 좋다.

 

제주든 어디든 바다는.

 

바다의 짭쪼롬한 내음은 나를 바다의 일부분인 것처럼 느끼게 해준다.

 

 바위에 더덕더덕 붙어있는 굴들.

 

캐어서 먹어볼까 생각도 했다.

 

그런데 호미가 없었다-_-;

 

왠지... 입구에서 호미 대여한다고 했을때...

 

그때 알아야했었는데.. 쩝-_-;

 

 모래는 바닷물을 약간 머금어서 촉촉히 빛나고 있었다.

 

 잔잔한 파도가 간간히 밀려들고....

 

 어느덧 시간은 흘러 실미도 돌다리는 물에 잠겼다.

 

참. 이 곳이 실미해수욕장.

 

 물때가 되자 돌다리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자연이란 참 신기하다.

 

아니다. 바다가 신기한거겠지.

 

 바닷물은 서서히 들어오고....

 

 

 하얀 거품을 내며 물이 밀려오고 있었다.

 

그리고 실미해수욕장 바닥에 덩그러니 놓여있는 조개 하나.

 

조개는 아마 바닷물을 기다리고 있었을게다.

 

오후 4시가 되어 들어오는 바닷물을 조개는 간절히 기다리고 있었을거야.

 

 

뼈아픈 역사속 장소 실미도를 뒤로 하고 발걸음을 옮겼다.

 

비록 세트장은 철거되었지만....

 

실미도는 실미도는 그 자체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다.

 

역사속 현장으로서 말이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사유지인 것 같다는 점?

 

그래서 관리가 소홀한건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좀 더 세심하게 신경을 좀 써줬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