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탐구생활/일상속에서 이런 일도, 생각도

눈물, 설레임, 기쁨, 아픔이 녹아있는 4년전 다이어리

꼬양 2010. 2. 4. 17:15

봄이 오는 소리가 들리긴 커녕  겨울이 다시 뒷걸음질 하는 소리가 들리는 2월 4일 오후.

방안에 앉아 4년전 다이어리를 뒤적여보며 상념에 빠지다.

 

한때는 기록에 대해 별 관심이 없었다. 2005년 이전 다이어리는 모두 다 버렸던 것 같다.

그 당시 힘들었던 내 마음을 적은 모든 것들을 버리면 그 마음까지 버릴 수 있을거란 이상한 생각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버리면 버릴 수록, 버리고자 하면 할수록 마음은 힘들어지더라.

 

내가 기억하는 2003년은 가장 힘들었던 시기이고, 2005년 역시 마찬가지다.

힘든 시기를 겪으면서 난 서서히 성장했고, 너무 철이 들어버렸다는 말을 들어야했지.

지나간, 흘러간 시간들을 떠올리며 다이어리를 한장 한장 넘겨보기 시작했다.

 

 

 

 2006년을 시작하면서 제일 먼저 썼던 말 한마디.

달려나가자... 난 할 수 있다. 무서울 건 없어!

과연 나 다운 말이다. 정말 무서울 것 하나 없던, 당돌한 나였다.

사막에 버려둬도 살아나갈 아이라는, 선 후배 할 것없이 나보고 독한 애라면서 말했던. 그때 그시절.

이제는 말할 수 있다.

나도 무서운 게 많았는데... 그걸 사람들은 못 봤던 거야. 사실, 난 억울했어-_-;

 

 

 

악. 악필이야 악필! 악소리가 나게 만드는 글씨!

 

 왠지 모를 우울함에 빠져있던 날.

아... 마음이 외로웠었나보다. 이때... 일과 공부를 병행했던 때. 방학기간이었지만, 교수님 연구실로 출근하고, 일하고 있었지.

기억이 난다. spss 돌리면서, 설문지 분석하고... 암튼 이랬었는데. 웃음이 피식.

지금도 가장 듣고픈 말이 "사랑해"라는 말은 변함없지...ㅎㅎ

 

 

 

참, 할일도 없지. 새벽 4시에 일어나서 공부를 했다니...

나도 참 대단했다. 그리고... 문화생활 엄청 즐기긴 했네. 애들도 많이 만나러 다녔고. 수연이, 지영이 등등... -_-;;;

 

 

큭. 다이어리 곳곳을 보니 너무 웃겼다.

성적발표일. 성적을 대문짝만하게 다이어리에 써두다니. 4.3만점에 4.23이니. -_-; 일하면서도 성적 잘 받긴 했네.

이때 과 톱으로 등극했는데... -_-;;; 그립다. 그리워~ 등록금 전액면제.ㅋㅋㅋㅋㅋ

하지만... 과 활동을 전혀 안해서.... 내 얼굴을 아는 사람은 몇몇 되지 않았다. 교수님들은 날 대부분 아셨지만...

어쨌든 강의실에서도 난 맨 앞자리. 뒤통수가 따갑긴했는데... -_-;;;

쉬는 시간이면 난 늘 엎드려서 자곤했다. 피곤했거든~ 수업시간이면 다시 초롱초롱. +_+ 수업이 끝나면 부리나케 집으로 달려가고. 통금시간때문에ㅠㅠ

지금 이렇게 공부하라고 하면 못할 것 같다. 20대 초반이니까 가능했을지도 몰라~

 

그리고 이때의 설레임. 그 오빠.

이 분과의 에피소드는 참 많았지. 날 꼬신답시고, 서울에 있으면서 꼬박꼬박 전화하고...

복학하고서는 내가 아침일찍 도서관에서 공부하니까 졸린 눈 비벼가며 도서관 와서 옆자리에 앉아 공부하고.

쉬는 시간에 괜히 법대 매점에서 얼쩡거리고... 시험기간에는 도서관에 자리 없다는 핑계로 법대에 와서 공부하고...

어느 여름날, 일 끝나는 시간에 맞춰 건물앞에서 장미꽃 한송이 들고 서성거리다가... 내가 나타나자 고백했었지.

 

어쨌든... 사귄 후에는 술 먹고 연락두절 등등등. -_-; 끝이 좋지 않아 좋지 않아~ 잡은 물고기는 먹이를 안주는걸 그때 제대로 느꼈다!

난 그물 뜯고 도망간다규...ㅋㅋ -_-;;;

암튼... 한달에 이 분 몇 번 만났다 싶을 정도로.. 얼굴 보기 힘든 사람.

물론 나도 바빴지만 말이지. 그 바쁜 시간 쪼개서 어떻게 나에게 작업은 걸었는지 참 신기할 정도다.

그때의 느낌, 기분, 사랑도 다이어리속으로... 내 기억속으로... 꼬깃꼬깃 밀어두고...

 

 

 

 

방송국 들어가기전 면접을 봤던 때의 기분을 적은 글들.ㅎㅎ

이때.. 면접을 두 시간을 봤던 걸로 기억한다.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보니 두 시간이 훌쩍 넘어버렸다.

면접이 아니라 거의 수다 수준이었다. 참 어려웠던 분이었는데... 그때의 기억이 떠오른다.

내가 맡았던 프로그램의 피디님과 그 분과의 사이가 안 좋아서 난 참 난감했었다.

공부하러 서울로 간다고 하니 너무 서운하고 섭섭해하셨던...ㅎ

 

 

정말 어지러운 나의 기록들. 용돈 기입장 대신 다이어리에 마구 적었지. -_-;;;

지금은? 따로 적는다...ㅋㅋㅋㅋㅋ

돈은 돈대로, 일정은 일정대로...ㅎㅎㅎㅎㅎ -_-;;;

 

 

 

2006년의 마지막 12월달. 이때 나에게 찾아온 또 한번의 아픔이 있었다.

혼자만의 고독한 싸움. 슬픔, 외로움, 막막함 모든 걸 혼자 안고 가야했던 시기.

 

 

 

난 마음의 짐을 벗어나고 싶었던 거다. 지금도 그렇지만 말이지.

지금도 마음이 너무 무겁다. 내 어깨도 무겁고. 버겁고...

 

 

지금도 그렇지만...

세상사는 건 참 힘들다. 죽는 것보다 힘든 건 살아가는 거다. 죽을 용기가 있다면 차라리 그 용기로 세상을 살아가는 게 더 마땅하지.

힘든 일이 있으면 기쁜 일도 있을테고.

 

눈물을 흘리면서, 미소를 지으면서, 웃음을 터뜨리면서, 두근두근 설레는 마음으로 적었던 내 다이어리.

한장 한장 넘길수록...

그때의 기억들이 새록새록 떠올라 마치 내가 그 당시로 돌아간듯한 기분이 든다.

 

조금 더 시간이 지나 지금의 일을 떠올려보면...

지금처럼 미소를 짓게 되겠지.

 

내가 내 자신에게 하고픈 말.

"꼬양, 무엇보다도 화이팅이야!! 

우울한 생각은 접어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