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탐구생활/일상속에서 이런 일도, 생각도

8개월만의 만남.

꼬양 2009. 12. 17. 02:27

제주도에서 올라오신 선배님 두 분.

너무나도 반가운 두 분.

몸이 아팠지만, 그래도 봬러 갔다. 나에게 너무나도 잘 해주셨고, 힘들때마다 이런저런 조언을 아낌없이 해주신 분들.

인생선배로서, 같은 직종의 선배로서 이런 저런 말씀을 해주시다.

대화 중 몇 개를 정리해보다. 잊어버릴까봐... 깊은 밤에 다시 블로그에 글을 남기다.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기에. 그리고 나 역시도 내 메모리는 휘발성이라는 걸 알기에.

 

 

1. 꼬맹아, 기다리는 것도 사랑이다.

(선배님 두 분은 나를 꼬맹이라고 부른다. 유독 이분들만...)

그렇죠. 기다리는 것도 사랑이예요.

근데 그 사랑은 피를 말리기도 하죠. 음...

저 역시 기다리기도 했지만... 결국 돌아오는 건 상처였어요.

제가 택한 방법은 그 사람이 나를 떠나기전에 나부터 떠나는 거였어요.

상처 받는 게 너무 싫어서, 그 아픔 견딜 수가 없어서 먼저 떠나고 말았죠. 뒤돌아서 눈물 흘렸지만 말이죠.

이젠 그런 사랑은 안 할래요. 모르겠어요. 상대방이 기다렸다면... 모르죠. 지금과 다른 상황일지도...

하지만 과거는 과거니까 생각하지 않을래요.

 

 

2. 30살 되기전에 하고픈 거 하거라~

그전까지 돈 안 모아도 된다. 뭐, 나도 32살 이후부터 돈 모았어..ㅎㅎㅎ

아. 네에... 사실... 서울살면서 돈을 모을 수가 없어요ㅠㅠ

일이 많이 터졌거든요. 병원비, 수술비 등등등. 선배님도 아시겠지만... 집 값도 얼마나 비싼데요-_-;

하고픈 거 하고싶지만 그 여건이 잘 안되네요 서울이란 곳은. 어떤 면에서는 상당히 좋죠. 하지만 너무 각박한 곳이기도 해요.

가끔  푸근한 제주도가 그리워요.ㅎㅎㅎ  그나저나.. 32 이후에 돈을 모았지만.. 선배님들은 사업도 하잖아요!! -_-

그래도.. 나름 전국을 돌면서 많이 보고 배운답니다.. 부럽죠? ㅎㅎ

 

선배님들 말씀 - 하나도 안 부러워 이녀석아!

 

3. 너도 이제 28, 아니 27이구나.

서른, 계란 한판이란 이상과 현실을 나누는 기준이란다.

아녜요! 아직 2009년 안 끝났으니 4년 후면 서른이예요.

그나저나... 정말 곧 서른이네요. 아. 슬퍼집니다. 생각해보니...

선배님도 3년후면 마흔인데요? 그나저나 장가는 언제 가시려고요?

축가는 제가 불러드릴거지만...

 그 32살 무개념녀는 좀 심하니 일단 패스하고요. 다른 참한 여인분을 어디서 모셔오든가 해야겠군요.

아, 인맥 좁은데 어쩌지-_-; 일단 제주도 처자분으로 찾으세요..ㅎㅎ 선배님들은 제주도에 다 계실거니까...ㅎㅎ

 

 

4. 난 니가 똑똑하고 야무지니까.. 힘든 길을 가지 않았으면 한다.

전공 살려서 공무원도 나쁘지 않을거란 생각도 한단다. 이건 지극히 현실적인 관점에서 하는 말이야

맞아요. 공무원도 나쁘지 않아요. 그리고 합격할 뻔도 했죠. 지금부터 4개월간 공무원  준비하라고 하면 합격할 자신도 있어요.

집에서 뒷바라지만 해준다면요. 근데 그럴 여건이 안되거든요.

집에서도 은근히 공무원 되길 바라지만, 물론 제가 다 알아서 공부하고 돈벌고 그렇게 하길 바라죠.

이때까지 혼자 알아서 잘 해왔으니 이것도 알아서 잘 하겠지하는 기대인거죠.

근데 아직은 모르겠어요. 가끔 흔들릴 때도 있어요. 제가 가는 길이 너무 캄캄해서 앞이 보이지도 않을 때가 많거든요.

작가라는 길을 가는 것보다 제 이름, 이 세 글자의 길을 간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서 말이죠.

가끔 홀로 눈물 쏟을 때도 있답니다. 그래도 다 제가 이겨내야 하는 거잖아요.

그래서 외롭고 쓸쓸하고 힘들어도 그냥 견디고 있답니다. 가끔 통제가 안 될때도 있지만 말이죠.

누구나 그럴 때가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더욱 더 바쁘게 살려고 바둥바둥 대기도 하죠. 

 

 

5. 몸 조심해라. 특히 건강조심.

안 그래도 아프니까 너무 서러워요. 지금도 약 먹고 있는 중이예요. 열감기로 고생중인데, 다행히 열이 내렸어요.

 

정색하는 선배님들. "꼬맹아, 너 신종플루 아냐?!!!!"

 

아닙니다-_-; 열이 없다규요!

 

이때 난.. 이마 들이대면서.. 열 없다구요, 만져보시라구요ㅋㅋㅋ!!! 

선배님, 감기 조심하세요.ㅎㅎㅎ

아무리 제주도에 계신다고 한들... 가족이 근처에 산다고 하지만서도... 아프면 서럽잖아요~

두 분 모두 혼자 산 지 10년이 넘었다고 하지만서도... 그래도 가족이 근처에 있으니 부럽습니다. 진정한 독립을 하고, 안정된 직장에...

암튼... 서울과 제주, 비행기로 한 시간 거리겠지만 그래도 멀긴 해요.

건강 조심하세요^^ 전 20대라 쳐도,.. 선배님들은 이제 곧 마흔이십니다.

 

이때 버럭하시는 선배님들. "너도 이제 곧 서른이야!! 같이 늙어가는 처지에 그러지 말자고!"

네. 알겠습니다. 그래도 아직 20대입니다-_-; 4년 남았어요. 만으로 하면 5년입니다..ㅎㅎㅎㅎ

 

 

6. 그래도 용기와 희망은 잃지 말렴.

혈연, 지연이 만연하는 이 사회에서도 너를 응원하는 사람은 우리처럼 있을거라고 본다.

너처럼 아까운.. 뭐랄까..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거다라는 말로 표현을 해야겠지?

언뜻 차가운 것처럼 보이지만 마음이 정말 따뜻한 아이, 소중한 아이라는 걸 사람들도 알거다.

감사합니다. 힘을 내야겠어요. 와... 눈물이 날 것 같아요.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정말 너무나도 오랜만인데... 8개월만에 뵈었는데... 반갑기도하고...

선배님들과 일 했던 기억들이 새록새록 떠오르기도 하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들이 밀려오네요.

선배님들 안 뵈었으면 서러울 뻔 했어요. 열심히 할게요. 정말 감사합니다.

 

 

마음이 뭉클. 머리속으로 기억하고 온 말들을 다시 정리해보는 순간에도... 쨘~~해온다.

선배님, 고맙습니다...